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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연산의 독백

연산의 독백
역사는 승자의 반어법이다 내가 설마ㅡ차마 내 큰아버지의 부인 너의 누이를 욕보였겠느냐 아무리 권력에 눈이 멀어도 그런 명분이 꼭 필요해드냐 너 또한 잘해처먹어 그것이 병이 되어 고통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지 않느냐 나이는 구름을 결코 넘 ㅡ걷지 못하고 바람을 넘지 못하느니 너의 더러운 유산을 물려받은 자식들을 보라 자유라는 건 말이다 겸손하지 못하고 검소하지 못한 것과는 결코 친구가 되지 않는단다 너가 아무리 그래도 왕의 밑이다 왕은 국민이다 나는 잠시 복수에 눈이 어두워 실수는 했다만 역사에 죄를 짓는 거짓말은 하지 말아라 사관들도 말이 추관이지 한낱 권력의 노예 앞으로도 수정실록이 자주 나올 것이다 나는 비록 독약을 당했지만 비겁한 짓이다 당당하게 떳떳하게 죽였어야 한다 교동도가 어디냐 가시울타리만으로 부족했더냐 너가 떳떳했다면 겁을 낼 일이 아니지 않더냐 겁쟁이 원종아 내 할머니가 숨겨놓은금상 한 조각에 잠시 눈 멀었지만 내가 너를 임명한 군왕인데 차마 나늘 죽였느냐 너가 떳뗫 하고 바르게 살았다면 뭐가 겁이나서 나늘 두 번 죽이느냐 세상은 무상하다 맹자를 그렇게 따랐다면 행동도맹자늘 따라야지 후세 사람들아 세상은 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