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靜庵 조광조의 귀양길
군자와 소인배가 다툰 끝
도道와 예禮는 한낱 공염불에 그치고
진보를 꿈꾸었다
보수에 꺾인 귀양길, 남도 천리 화순길
엄동에
짚신에 깔 신갈나무 잎 떨어져 없어도
명분은 무거웠으나 발걸음은 가벼웠다
운주사 와불臥佛 앞에 선 기개 적벽까지 울렸으나
기묘명현己卯名賢 지켜주지 못한
혼군昏君 향한 분노 하늘을 뚫는다
마침내
까마귀떼
하늬바람 타고 서쪽으로 날아가는 저녁 어스름
부자 끓인 약사발 들이켜고
뜨거운 방안으로 들어가며
남긴
미투리 한 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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