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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정암靜庵 조광조의 귀양길

정암靜庵 조광조의 귀양길

 

 

 

군자와 소인배가 다툰 끝

와 예는 한낱 공염불에 그치고

진보를 꿈꾸었다

보수에 꺾인 귀양길, 남도 천리 화순길

 

엄동에

짚신에 깔 신갈나무 잎 떨어져 없어도

명분은 무거웠으나 발걸음은 가벼웠다

운주사 와불臥佛 앞에 선 기개 적벽까지 울렸으나

기묘명현己卯名賢 지켜주지 못한

혼군昏君 향한 분노 하늘을 뚫는다

 

마침내

까마귀떼

하늬바람 타고 서쪽으로 날아가는 저녁 어스름

부자 끓인 약사발 들이켜고

뜨거운 방안으로 들어가며

남긴

미투리 한 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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