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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장모님의 숨은 그림 찾기

장모님의 숨은 그림 찾기

 

 

 

70살을 한참 남긴 어느 날

세상이 보기 싫다며

자기 발로 치매로 뛰어 들어가 버린 그미

 

그토록 찾아 헤맨 것은 동해의 고래였을까

샛노란 은행나무잎, 어릴 적 뻐꾸기, 하얀 찔레꽃, 비 오는 날의 장화와 우산

혹은 사랑, 재물, 행복이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먼 옛날 상실한 자존심을 찾았을 것이다

 

잊고 싶은 기억들 속에서

그미의 기억 속에 새파랗게 남은 것은

빨간 참돔회와

푸짐한 양념갈비와

봄날은 간다

사위에 대한 믿음이었다

 

비 그치면

양평 산소 가는 길에 영산홍 꺾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