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거울
오래된 거울을 보며
아집我執으로 사람들 상하게 하지
않았는지
오래된 주름은 누구의 책임일까
얼굴과 이별할 때 되지 않았는지
꿈속에서 나비였다가
고추잠자리로 변하고
호랑이였다가
산과 물도 되었으니
이만하면 잘 살았을까
내 얼굴처럼 익숙하게
미망迷妄의 자괴로 거울 닦으면
세상의 중심에 내가 없었듯
삶을 간섭했던 거울의 티끌과
마음속 묵은 때까지 닦여질까
한 번도 본 적 없는
망상妄想의 그림자가
아니었을까
반성하는 새벽
첫 번째 시집<바람의 그림자>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