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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오래된 거울

오래된 거울

 

 

 

오래된 거울을 보며

아집我執으로 사람들 상하게 하지

않았는지

오래된 주름은 누구의 책임일까

얼굴과 이별할 때 되지 않았는지

 

꿈속에서 나비였다가

고추잠자리로 변하고

호랑이였다가

산과 물도 되었으니

이만하면 잘 살았을까

 

내 얼굴처럼 익숙하게

미망迷妄의 자괴로 거울 닦으면

세상의 중심에 내가 없었듯

삶을 간섭했던 거울의 티끌과

마음속 묵은 때까지 닦여질까

 

한 번도 본 적 없는

망상妄想의 그림자가

아니었을까

반성하는 새벽

 

첫 번째 시집<바람의 그림자>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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