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이유
혼돈의 이기적인 시대에
간혹
시를 쓰는 이유는
숨 막히는 한여름 시원한 소낙비를 뿌리는 일이다
매일 시를 읽는 이유는
욕심으로 채워져 무거워진 삶 버리는 일이다
매주 산에 오르며 시를 외우는 이유는
간절한 삶 채우는 일이다
새벽에 시를 고르고
아침에 시를 내어놓는 이유는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일이다
우리가 시를 자유 희망 사랑 위로라고 부르고 안타까움이라는 황사와 더불어 내리는 비를 갈등이라고 이름 짓고 안개비 앞을 가려 갈 길 분간 어려울 때 하늘에게 시를 바치는 것은 해 뜨면 사라지는 안개를 닮는 일이다
그것들 모두
오뉴월 긴 가뭄에
가슴을 채워주는 단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