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홍주紅酒를 마시며 / 도봉별곡
해오름의 격정을 간직한
홍주 한 잔을 마시며,
아라리*여
끊어지지 않는 금실처럼
머릿속에 낀 안개, 한 잔에 없어지려나
세상을 바꿔보겠다던 항몽抗蒙의 기개는
홍주로 남았으나
지초*를 덮고 잔 긴 밤에도
자유는 잠들지 못했고
바다로 떨어지는 세방의 해넘이 닮은 홍주여
삼별초의 피는 홍주로 물들고
긴 밤 지새우는 용장성*에서
자유는 항상 피를 부르는 것임을
알면서 잠 못 이루는 밤
홍주는
씻김굿의 한으로 남아
제 몸 내어주고
울돌목*이 불같이 일어나면
삼별초의 자유여
진도의 아들 홍주여
한 서린 씻김굿 한마당이여
이순신의 바다여, 장엄함이여!
아라리여
*아라리 : 진도아리랑의 후렴구. 진도 홍주의 상표.
*지초 : 홍주의 재료, 붉은 색이 나오게 함.
*세방 : 해넘이가 절경
*용장성 : 대몽항쟁유적지
*울돌목 : 이순신의 명량鳴梁대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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