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선운산 도솔암 가는 길 / 도봉별곡
하늘은 맑고 구름은 무심한데
짧은 새벽꿈에
산길은 좁고 가파르다
무심한 된 비알길
가뿐 숨결에
보름달보다 투명한 물병 가득
목마름은
무겁게 가는 숨결
천천히 가자
물결무늬 명주바람에 맞춰
모두의 입이 되고
키스의 아쉬운 즐거움이야
한갓 유희에 지나지 않는 것을
침묵을 이루는 두 개의 입술
그대 입술이여
작은 목에 홀가분한 쾌락 즐기며
짧지만 행복했다
가쁜 숨 덜어주고
갈증 풀어준다면
백팔 배가 어려우랴
물병이 무거워도
골안개 낀 선운산 도솔암
늦은 동백꽃 안으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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