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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물병, 선운산 도솔암 가는 길 / 도봉별곡

물병, 선운산 도솔암 가는 길 / 도봉별곡

 

 

 

하늘은 맑고 구름은 무심한데

짧은 새벽꿈에

산길은 좁고 가파르다

무심한 된 비알길

가뿐 숨결에

보름달보다 투명한 물병 가득

 

목마름은

무겁게 가는 숨결

천천히 가자

물결무늬 명주바람에 맞춰

 

모두의 입이 되고

키스의 아쉬운 즐거움이야

한갓 유희에 지나지 않는 것을

침묵을 이루는 두 개의 입술

 

그대 입술이여

작은 목에 홀가분한 쾌락 즐기며

짧지만 행복했다

 

가쁜 숨 덜어주고

갈증 풀어준다면

백팔 배가 어려우랴

 

물병이 무거워도

골안개 낀 선운산 도솔암

늦은 동백꽃 안으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