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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자연으로 돌아가자 / 도봉별곡

자연으로 돌아가자 / 도봉별곡

 

 

 

아침마다 해는 떠서 따뜻하게 혹은 뜨겁게

햇살은 가리지 않고 내린다

봄날 오후는 꼭 바람이 불어온다

 

운명은 슬프다고 하는 순간 슬퍼지는 거야

하여 매일 슬프다고는 하지 마

 

비는 슬퍼서 뿌리고

안개는 괴로워서 피어나지만

천둥번개는 악한 것에만 치는 것 아니거늘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세상의 중심은 자연이야

원인과 결과의 안개 속에서 만나는

한 구석일 뿐

세상이 저지른 행위의 그림자 따라

더 살아봐

사는 것은 꿈꾸는 일이고

꿈속에서 사는 게 삶이어야 해

 

운명은 앞에서 오고 숙명은 뒤에서 온다고 생각해봐

조금은 위로가 될 거야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자연 속에서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작은 그림자

 

네가 자연이야

 

*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