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의 유품, 흔들의자 / 도봉별곡
작은딸과 같은 나이 흔들의자
의자로 남은 그미와
한 몸이 되면 찾아오는 안락함
변함없이
집 한복판에 장모님으로 버티고
소파는 차라리 의붓자식
치매는 세상 보기 싫어 걸릴 뿐
오래된 누룩 같았던 그미는
홀연히 꽃나비 되어 7월의 하늘로 날았다
마지막 눈 맞춤의 미소는
내 죽을 때까지 화두로 남겨두리
믿고 간다는 당부 속의 미소
그 미소 연꽃 속의 보석이다
‘옴 마니 반메 흄’
“자네가 내 큰아들이네”
어길 수 없는 유언으로 남아
가슴 속에 숨 쉰다
가장 사랑했던 손녀 결혼하는 날
꽃나비로 찾아와
“오매 우리 유미 참 곱다”는 말씀 해주소서
*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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