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를 끝내면서 시집에 쓴 나의 말이다. 현재 4집까지 냈으며, 지금은 5집을 내려고 준비 중이다. 외손녀를 키우다보니 집필하는 시간이 쪼개져 집중하는 게 조금 어렵지만 '꽃이 진다고 바람을 탓하랴'. 4집은 대중적 소통과 완성도에서는 실패작이다. 한편으로는 실패도 거름이 된다. 다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는 법우들이 있어 실패의 아쉬움을 메우고도 남는다. 앞으로도 그침없이 자작시를 올린다. 2집의 이름은 <시인의 농담>이다.
시인의 말
바람의 그림자는 비실재적 허구다. 시는 상상력의 비실재적 시 · 공간이며,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실재적이다. 실재와 비실재적 시 · 공간에서 잠시 놀았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고정해야 하는 탈고는 늘 아쉬움으로 끝맺는다.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시산회詩山會 발기인 중 한 사람으로 300회 산행에 맞춰서 발간하니 기막힌 타이밍이다. 시를 외우며 산에 오르면 가슴에 담겨지는 아름다움으로 힘듦은 반이 되고 즐거움은 배가 된다. 산의 꼭대기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시를 읊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