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의 첫사랑 / 도봉별곡
먼 나라
나무에 물오르고
첫사랑 꽃이 피었다가
봄꽃 떨어지며
한때 불우했던 노시인의 사랑은 가고
우리는 첫사랑의 불우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네
봄비는 울면서 내리고
벚나무는 꽃을 내린다
첫사랑의 기억은 사라지고
나의 잎은 파랗게 빛난다
사랑은 빛나는 것
그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
첫사랑에
미안한 까닭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담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꽃이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인가
봄이 와서 꽃이 필까
궁금해지는 봄날의 첫사랑 꿈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뭣이 중헌디? / 도봉별곡 (0) | 2020.11.13 |
---|---|
작은 선문답 / 도봉별곡 (0) | 2020.11.12 |
봄바람이 전하는 말 / 도봉별곡 (0) | 2020.11.04 |
흐르는 것들 - ‘아인슈타인 혹은 그 광기에 대한 묵상’을 읽고 / 도봉별곡 (0) | 2020.11.03 |
못 자국 / 도봉별곡 (0) | 2020.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