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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내 그림자 / 道峰 김정남

내 그림자 / 道峰 김정남

 

 

한 번도 본 적 없어도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다 붉은 피 삭아 꽃 필 때

미움 가시고

기다림만 속절없이 남았습니다

기다림에 대한 인내 부족으로

오랜 불우가

열매 맺을 때

눈 멀고 귀 먹어

이윽고 주변이 고요해졌을 때

나의 님이 왔습니다

님을 만지고서야

그 님이 내 그림자였음을 알았습니다,

빛 없고 소리 없는

내 몸과 같이 움직이던 그는 한 몸이었습니다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