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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바퀴의 운명 – 동그라미의 미학 / 道峰 김정남

바퀴의 운명 – 동그라미의 미학 / 道峰 김정남

 

 

 

자꾸 구부러지다보면

 

동그라미는

 

점 혹은 직선의 마술

 

 

 

생각은 구른다

 

생각 속 내 몸은 불편한 세상의 바퀴 되어

 

길을 등에 이고 함께 구르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범벅 되어 함께 굴러

 

달이 되었다가 해도 되면서

 

길과 하나가 되는 순간에

 

별이 되었다

 

 

 

동그라미가 되어버린 생각과

 

무겁거나 가벼웠던 내 육신도 돌고 돌았다

 

큰 바퀴가 많이 실어 나른다는다는 생각은 번거롭고

 

우주가 어지러워서

 

마침내 동그라미 속에서 나를 끄집어 내본다

 

 

 

동그라미는 끊어짐이 없으니

 

마땅히 끝도 시작도 없었으나

 

바퀴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다만 주저앉을 뿐

 

4월의 꽃답게 진다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