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 道峰 김정남
여태 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언젠가는 우리들의 시대가 온다던 시절은
남대문시장과 대전과 광주로 나눴다
나의 기대는 남대문에 묻히고 아파트와 돈 욕망에 멈췄다
욕망을 식히라고
나비물을 뿌리는 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각성
뒤늦은 기준은 누가 세우나
판자의 틈 사이로 비치는 빛기둥. 좁은 틈 사이로 뻗치는 빛살
한때 셀 수 없이 많은 학원들과 철거민이 쫓겨 온 10번 종점의 난민들이 혼재한 은행사거리는 강북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와 가장 낮은 집들이 혼재하여 오히려 아파트에 사는 애들이 역차별을 당했다면 믿어질 일은 아니나 큰딸의 말은 항상 정직하다
그래도 배꽃의 밤은 무심한 듯 거짓말을 닮아 황홀했다
한글고비古碑는 양반상놈의 차별 냄새를 풍겨 기분이 언짢았지만
두 겹의 단풍은 기분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늦가을 길 쪽의 은행이 지면
뒤쪽의 느티나무 단풍은 15분 거리인 지하철까지 걷게 만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도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인가?
궁금해지는 가을날 오후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