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2 / 道峰 김정남
광주로 유학 온 소년의 하숙집은 하필 경양방죽 쪽이어서
무등산을 등지며 서 있는 학교를 오고 갈 때
산을 보며 당신을 닮으며 살겠노라
다짐하기 삼 년
소년은 서울로 올라와서도
맹세를 잃지 않고 실천하려 노력했어도 이루지 못해
돈이라도 많이 벌어
서울 남산타워보다 높은 518미터의 탑을 세울 것을 다짐했다
그러나 이루지 못한 아쉬움은 부끄러움으로 살아있다
판단은 나의 몫이 아니라
당신의 몫
병든 몸이나마 살아난 건
당신 덕분이라며 스스로 위로하며
당신이 시킬 일이 있어 살려놓아
그래서
무등산에 오를 때마다 미안해지는 마음은
어디에 둘 데가 없더라도
당신은 위한 찬가라도 올린다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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