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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배추흰나비 바위 / 道峰 김정남

배추흰나비 바위 / 道峰 김정남

 

 

 

자운봉 북쪽 옆에 달라붙어 사철바람을 받아야 사는 저 바위

끝끝내 바람을 이길 방법을 궁리하나

이미 붙박이 운명은 별 수 없는데 허황한 짓이다

오직 한 자리에 박힌 북극성이

지구를 샅샅이 알더라도

바람의 수명을 알 수 없듯

나이로도 안 되고

아메리카 인디언 이름을 지어 주먹 들고 하늘을 찔러봐도 먹히지 않아

그저 비와 불과 바람과 친하게 지내다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순리를 알아차렸다면 무슨 근심이 있었으랴

그래도 절대 참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배추흰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다 자유로 산화하여라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