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

진공묘유의 비밀 / 道峰 김정남

진공묘유의 비밀 / 道峰 김정남

 

 

금강경에서 붓다는 줬다가 빼앗는다

비밀의 눈으로 다시 보니 내 손안에 있다

 

공空이란 혜능의 표현을 빌리면 유有와 무無 사이에서 오랜 방황을 끝내는 일이다. 분별, 양 극단, 이분법의 오랜 습성을 버리는 일이다. 나아가 혜능의 36대법對法이랴

 

불수위위지 수처작주 입처개진不隨萎萎地 隨處作主 入處皆眞

우리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도 따르지도 베끼지도 말고 자신의 보고서는 자신이 알아서 작성해야 한다.

 

진정 불도를 익힌 자는 불교의 냄새를 풍기지 않음을 항상 기억하고 조심하라.

 

세상사는 게 바람의 그림자 보듯 뻔해지는데

간화선은 골치 아파 흥미롭다

진공묘유의 즐거움, 기울어졌다가 다시 차는 달처럼

동문서답은 기본이고 수수께끼, 퀴즈, 우화 같고

은유와 과장, 축약, 반어, 상징 등이 압축되어 있어

긁고 파고 찌르며 세 바퀴를 돌아야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온다

반듯이 직선으로 곧게 그었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우주가 둥글기 때문이다. 지구도 동그란 까닭이다

창공에서 보면 선도 둥글다

 

머리 혼란해

한겨울 계곡물에 빨래하듯 머리 감으니 춥다 못해 아프다던

큰딸 보고 싶다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