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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공空과 바꾼 승조僧肇*의 목, 임종게 / 道峰 金定南

공空과 바꾼 승조僧肇*의 목, 임종게 / 승조 (道峰 金定南 추가 및 편집)

 

 

공空과 바꾼 자신의 목

우리가 보는 것은 자아의 그림자

자아조차 공이라는

그는 목조차 그림자로 보았는가

 

사대는 원래 주인이 없고(四大元無主)

오온은 본래 공한 것일세(五蘊本來空)

칼로 목을 친다 할지라도(將頭臨白刃)

이는 봄바람을 자르는 것(恰似斬春風)

 

*승조는 구마라집의 제자로서 그가 지은 <조론肇論>은 용수 보살의 <중론中論>에 버금가는 저서라 하며 또한 ‘진공묘유眞空妙有’의 논리를 통하여 ‘비유비무’를 논증하고 있는데, 『부진공론』에서 다음과 같이 설한다. 불가사의한 사유로 목이 잘린다. 절대적인 妙空을 주장했다.

 

비록 유이면서 무인 것은 이른바 비유이고 비록 무이면서 유인 것은 이른바 비무인 것이다. 이와 같이 물이 없는 것이 아니며 물이 참다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찌 물이라 하겠는가 비록 유이면서 비유라면 유는 무가 아니기 때문에 무이면서 비무인 것이다. 비록 무이면서 비무라면 무는 절대적인 허가 아니고 비록 유이면서 비유라면 유는 참다운 유가 아닌 것이다.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