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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윤회의 주체 아뢰야식의 존재 증명 / 道峰 金定南

윤회의 주체 아뢰야식의 존재 증명 / 道峰 金定南

 

 

윤회의 주체는 무엇인가 항상 궁금했으나

독일철학박사 동양철학박사 한자경

그미의 유식학 강의를 들으면서

끝까지 조마조마했다

불가의 마지막 이론이라는

유식학은 설명하기도 알아듣기도 어려워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중간의 예리한 질문도 기어이 넘어간다

 

제7말나식은 말썽쟁이 차별식으로 인한 이기심

8심왕 51심소를 넘어

오위백법 100가지 마음을 기어이 찾아내는

요가수행자의 발심

전식득지轉識得智는 요가 수행의 결정체

 

윤회의 주체를 기어코 찾아내는 근기

윤회의 주체인 제8아뢰야식이 존재한다는 이증理證*에 감격하고 만다

기억하기 어려워

10가지 이증理證을 차라리

글로 남기는 수고심을 낸다

 

*유식삼십송 - 아뢰야식이 존재한다는 증명 : 10가지 리증(理證) 원문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이것을 제대로 설명하면 책 한 권의 분량이다.

 

1.지종증(持種證) : 종자를 집지하는 식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업이 남긴 업력인 종자는 보를 낳기까지 어딘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그런 종자를 집지하여 갖고 있는 식이 바로 아뢰야식이다. 잡염법의 유루종자가 유지되지 않으면 생사윤회도 불가능하고, 청정법의 무루종자가 유지되지 않으면 해탈열반도 불가능하다. 7전식만으로는 종자의 집지를 설명할 수 없다. 7전식은 식이 끊어지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2.이숙증(異熟證) : 업과의 식이 있어야 한다.

시간상 부단하게 이어지면서 공간상 3계를 두루 할 수 있는 식이 있어야 한다. 그 식은 과거 업의 결과이되 선악업으로부터 무기과를 보이는 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숙식으로서의 아뢰야식이 존재한다. 윤회하는 유정의 의지처로서의 식이 제8식이다.

 

3.취생증(趣生證) : 5취와 4생의 유전을 가능하게 하는 식이 있어야 한다.

5취(천, 인간, 축생, 아귀, 지옥) 중생의 윤회 및 그 중생이 태어나는 방식의 4생(태생, 난생, 습생, 화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5취와 4생의 체로서 제8식이 존재하여야 한다.

5취와 4생의 체의 조건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1)실유(實有) : 가법이 아니어서 업에 감응해야 함

2)항상함 : 한 시기에 취와 생이 지속됨

3)두루함 : 3계 9지(욕계┼4색계┼4무색계)에 두루함

4)잡란 없음 : 일단 이 취, 이 생으로 태어나면 다른 취, 다른 생과 섞이지 않음. 이 조건을 다 갖춘 식이 바로 제8식이다.

 

4.집수증(執受證) : 신체를 집수하는 식이 있어야 한다.

제8식이 있어서 색법인 5근(승의근과 부진근)을 집지한다.

 

5.수난식증(壽煖識證) : 수명과 체온을 유지하는 식이 있어야 한다.

불교는 욕계와 색계에서 신체를 유지하는 세 조건을 든다.

1)목숨(壽)

2)체온(煖)

3)식(識)

이 셋이 함께 해야지만 신체가 유지된다. 결국 식이 있어야 수와 난도 유지되기에, 살아있다는 것은, 곧 식이 있다는 말이 된다. 이 식이 바로 제8식이다.

7전식은 끊어짐이 있기에 몸을 유지시키는 작용을 할 수 없다. 제8식만이 일류상속하고 항상되며 두루하여 목숨과 체온을 유지할 수 있으니, 그런 식이 존재한다.

 

6.생사증(生死證) : 나고 죽을 때의 식이 있어야 한다.

태어나는 순간(수생 시)과 죽는 순간(명종 시)에도 업에 의해 이끌려 태어나거나 죽는 것이므로 업종자를 집지하는 식이 남아 있어야 한다. 이 식이 곧 제8식이다.

“태어날 때와 죽을 때의 심신이 혼미하므로 꿈 없는 잠이나 극민절 때처럼 명료한 전식이 필히 현기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죽을 때 몸이 점차적으로 차가워지는 것은 식이 몸을 점차적으로 떠나는 것이고, 곧 집수를 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제8식이다.

 

7.식색명호위연증(識名色互爲緣證) : 명색의 연으로서의 식이 있어야 한다.

12연기에 보면 식을 연해서 명색이 있다. 명색을 가능하게 하는 식이 바로 제8식이다. 불교는 태내 신체를 발전단계에 따라 5위로 나누는데, 갈라남(수정란 응결 입태 후 최초 7일), 알부람, 폐시, 건남, 발라사거가 그것이다. 제8식을 연해서 명색이 생겨나는데, 태내 5위는 색에 해당한다.

 

8.4식증(四識證) :식식의 의지처로서의 식이 있어야 한다.

불교에서는 食에 段食, 觸食, 意思食, 識食의 4가지를 든다. 그 중에 4번째 단계인 識食의 체가 제8식이다.

4食相

1)단식 - 變壞소화 – 향미촉이 변괴 –전5식 – 욕계

2)촉식 - 觸境 희락사수를 섭수 – 제6식이 수승

3)의사식-희망 思가 욕과 전전 –제6식이 수승

4)식식 - 執持

 

9.멸정증(滅定證) : 멸진정(무심정)에서도 남는 식이 있어야 한다.

멸진정은 想과 受가 멸하기에 멸진정이라고 한다.

멸진정에서 멎는 3행 :

1)入出息의 신행

2)尋佝와 伺察의 어행

3)수와 상의 심행

멸진정에서 남는 것 :

1)壽는 불멸

2)煖은 불리

3)根은 불괴로 남음.

이 식이 몸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수멸정에서도 몸을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식이 바로 제8식이다.

 

10.염정증(染淨證) : 잡염과 청정의 의지처로서의 식이 있어야 한다.

불교는 처음부터 “마음이 잡염이기에 유정이 잡염이고, 마음이 청정하기에 유정이 청정하다.”고 말해왔다. 여기에서의 마음은 일체 잡염과 청정의 의지처로서의 제8식을 의미한다. 제8식 안에 함장된 염오종자로 인해 유정이 염오가 되고, 무루종자로 인해 유정이 청정하다. 제8식 내에 더 이상 유루종자를 훈습하지 않는 것이 수행이며, 그때 비로소 중생이 청정해진다. 이런 잡염과 청정의 의지처가 바로 제8식이다.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