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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

니까야에 나타나는 무아(anattan)의 용례와 의미

니까야에 나타나는 무아(anattan)의 용례와 의미

 

이 논문은 니까야에 나타나는 무아 즉 anattan의 격변화 사례를 통해 무아를 가르친 붓다의 본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니까야에 나타나는 anattan의 용례 중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대표적인 사례는 제1격인 단수 주격 anattā이다. 그런데 이 경우의 anattā는 대부분 서술성 명사로 사용된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예컨대 “물질현상(色)은 무아이다.”라거나 “눈(眼)은 무아이다.”라는 경구가 그것이다. 이 용도가 각별히 주목되는 이유는 anattan의 실제 의미가 무아(無我)인가 혹은 비아(非我)인가의 문제를 놓고서 발발한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이다. 서술성 명사로서의 anattā는 주어에 해당하는 오온 따위가 자아 혹은‘나’와 무관하다는 사실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무아든 비아든 어느 쪽을 취하더라도 그 의미는 마찬가지이다. 한편 무아에 의해 부정되는 대상은 일차적으로 자아(attan)이다. 그러나 니까야의 설명 방식에 따르면 anattan는 ‘나(ahaṃ)’와의 동일시에 대한 거부일 뿐이다. 예컨대 오온 따위에 대해 ‘나의 것’이 아니며 ‘나’라든가 ‘나의 자아’가 아니라는 방식으로 반복해서 언급된다. 이것은 1인칭 화자로서의 ahaṃ 즉 ‘나’에 대한 자각이야말로 무아의 실제 내용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 일체의 것에 대해 ‘나’일 수 없다는 방식으로 자기 동일시를 거부해 나가는 과정이란 곧 ‘나’에 대한 긍정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바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아에 관한 선행 연구들과 구분되는 독자적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출처] 니까야에 나타나는 무아(anattan)의 용례와 의미|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