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나비 2 / 道峰 金定南
그대 수행자여
수행 때 나타나는 허상의 초월적 현상이 다가오면
어찌할까나
수행의 집중을 따져야 할까
오도悟道의 돈점頓漸을 물어야 할까
상相, 그것을 붙들지 않아야 다음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모르지 않음에도
심즉시불心卽是佛은 우매하고
비심비불非心非佛은 지혜로운가
그대여
잡는 순간 오랜 공간과 시간이 금강경의 유위법有爲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모르지 않음에도 잡아야 할까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모르지 않아도
그대여
아깝다 바늘이여
부러진 바늘을 이을 수 없음을 모르지 않음에도
시절 인연이 되면
올 것은 오고 갈 것은 가나니
우리 모두 실체 없는 영적 현상이거늘
한 번쯤 다중우주와 평행우주 속 장자의 나비가 되어 보면 어떠할까
행여
성철이 역설한 동정일여 오매일여 몽중일여 숙면일여動靜一如 寤寐一如 夢中一如 熟眠一如보다 못하지 않으리
그렇더라도
그것이 궁극의 지평은 아니리라
무아에 반하는 자성을 붙잡을 짓은 더욱 아니리
지금은
선사들의 동문서답을 놀이터 삼아
혁명아 장길산의 장산곶 매가 되어
봉산 탈춤 신나는 말뚝이탈 쓰고
한바탕 놀다가세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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