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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견월망지見月忘指* / 道峰 金定南

견월망지見月忘指* / 道峰 金定南

 

 

이보시게

한 달에 한 번

동산에 떠오르는 보름달은 붉다네

가리키는 손가락도 붉으니 어느 것을 보려는가

 

손가락도 달도 붉으니

붉은 것을 보지 말고

그 사이 투명한 것을 보게나

자네 눈에는 손가락과 달 사이 길게 뻗은 빛이 보이지 않는가

 

그것을 마음이라고도 하고

세상의 모든 것이라고도 한다네

내 친구 장자는 좌망坐忘이라고도 했다네

 

노자는 웃었고

인도의 성자는 여덟 가지 마음의 줄기*와

오십일 가지로 나뉘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네

부족했는지

다음에는 마저 100가지**를 채웠다네

아무렴 어떤가

달이 둥글다고 자네 뒤에 생기는

달그림자는 둥글지 않다네

자네 마음이 둥글지 않은 까닭이야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

 

*견월망지見月忘指 : '손가락이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봐야지 손가락은 왜 보는가'라는 의미로 대승경전 능가경에 수록되어 있다.*여덟 가지 마음의 큰 줄기 : 心王의 줄인 말로 대승불교의 유식학파의 제1식에서 8식을 가리킨다. 특히 제7식을 말라식이라고 하며, 이기심을 가리킨다. 제8식을 저장식이라고 하며 모든 기억을 저장하며, 윤회의 주체라고도 한다.*心所라고 하며, 몸을 구성하는 오온 중 신체를 뺀 나머지 마음,  즉 受想行識을 51가지로 나눈다.*유식유가행파, 즉 요가를 하는 유식학파의 한 계파로서 수상행식을 100가지로 나눴다. 五位百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