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봄꽃의 첫사랑 / 도봉별곡 봄꽃의 첫사랑 / 도봉별곡 먼 나라 나무에 물오르고 첫사랑 꽃이 피었다가 봄꽃 떨어지며 한때 불우했던 노시인의 사랑은 가고 우리는 첫사랑의 불우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네 봄비는 울면서 내리고 벚나무는 꽃을 내린다 첫사랑의 기억은 사라지고 나의 잎은 파랗게 빛난다 사랑은 빛나는 것 그 나무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 첫사랑에 미안한 까닭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담아둘 수 없기 때문이다 꽃이 피어서 봄이 오는 것인가 봄이 와서 꽃이 필까 궁금해지는 봄날의 첫사랑 꿈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봄바람이 전하는 말 / 도봉별곡 봄바람이 전하는 말 / 도봉별곡 때때로 바람의 몸으로 태어나 가볍게 구름을 옮겨줘서 비를 뿌려주거나 간혹 파도를 일으켜 배를 엎거나 순풍에 돛 단 듯 빨리 가게 하거나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공간이 변할까 바다는 산이 되고 산은 바다가 되어 바람으로 하여 사람은 자유와 평등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이기적 유전자는 자리이타自利利他적 유전자로 바뀔까 우리는 아직 바람의 그림자를 보지 못하고 자연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봄여름가을겨울이 지나야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위대한 봄이 올까 바람은 그 소원을 들어주고 화답을 해줄까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흐르는 것들 - ‘아인슈타인 혹은 그 광기에 대한 묵상’을 읽고 / 도봉별곡 흐르는 것들 - ‘아인슈타인 혹은 그 광기에 대한 묵상’을 읽고 / 도봉별곡 모든 것은 끝없이 흐른다 그 흐름 속의 나는 시작이나 끝이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나에 대한 관심도 사양한다 우리는 죽어 나무 잎사귀가 되거나 바람이 되거나 무엇이 된다 노래가 되거나 누구의 아픔이 되거나 희망이 되거나 자유가 되거나 에너지 총량불변의 법칙이 틀리거나 상대성이론이 맞거나 자발적 불가지론자가 되거나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거나 고집불통의 진리가 되거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비가 되거나 흐르는 것은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못 자국 / 도봉별곡 못 자국 / 도봉별곡 1 깊은 못 자국 속에 사랑이 뜨듯 쌍무지개 무늬 지고 산새는 달과 바람을 먹고 나른다 도봉에서 흘러온 모래 살에 발을 담근 쇠백로는 텃새가 되어 알을 슨 잉어와 모래무지와 함께 아침 해와 새벽 물안개 한 끼로 버틴다 몸피를 키운 키 큰 은행나무는 다람쥐와 더불어 오백 년을 비밀을 마시며 산은 침묵의 언어를 안고 산다 침묵을 참지 못해 바람을 토하지만 그러나 항상 부끄럽다 2 그믐달은 밤늦게 뜨지 않고 새벽에 잠시 얼굴을 비치다 새벽안개와 더불어 길 떠나고 초승달은 동산을 넘어와 낮에 울 엄마 백설기를 먹고 지내다가 밤에만 화장을 마치고 서산 모퉁이로 마실 나간다 모두 자는 밤에 시계가 시간을 먹을 때쯤 거미줄을 토하듯 시를 늘어놓고 먹이를 기다린다 그러나 못자국은 항상 부끄럽다 처.. 더보기 장마 / 도봉별곡 장마 / 도봉별곡 밤새 내린 비에 현장 공치고 비가 되지 못한 숙맥 몇이 목로주점에 둘러 앉아 감자전을 시켜놓고 찬비 닮은 술잔을 든다 막걸리는 찬비가 된다 점점 커지는 빗소리에 넋을 잃었다 술각시라도 있으면 신바람을 내겠는데 자작으로 잔을 비우면서 옛 철학자의 비 오는 시를 겨우 생각해냈지만 굵은 비 내리는 밖은 허황한 거리를 떠도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은 나처럼 가난해서 저 럴까 갈 곳을 잊은 사람일수록 빨리 걷는다는데 주점에서는 시간을 밖으로 내쫓고 나만 부끄러운 건 아닐진대 모든 게 거꾸로 돌아가며 작아지는 세상 속 깜깜한 노래를 부르던 학교 앞 그 각시가 생각나는 오후 배호의 삼각지가 생각나며 귀가 윙윙거린다 빗소리조차 가슴에 추적거린다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방랑자의 노래 / 도봉별곡 방랑자의 노래 / 도봉별곡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며 방랑은 방황과 낭만이 함께 그린 그림자 땅거미 지기 시작할 때 시작한 노래는 새벽 초승달 눈웃음으로 그믐달 눈썹을 그린다 노래가 끝나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면 돌아간 들 시간과 공간이 변하고 옛 마음이 아닐 터 발걸음 재촉하는 보름달 가린 구름 짧은 손 길게 뻗어 구름을 걷어 제치고 싶은 마음 깨끗한 어둠이 좋아 그만 둔다 방랑과 어둠은 다른 발음의 같은 뜻 길 위의 길*에게 묻는다 내가 돌아갈 곳은 어디 있는가 *붓다의 45년 전법傳法은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사시고, 길에서 끝난 머무름이 없는 삶이었다.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무정부주의자의 밤 / 도봉별곡 무정부주의자의 밤 / 도봉별곡 달이 밤을 지새우며 녹아내리고 어둑새벽 그믐달 뜰 때 바람이 물 위를 스치며 지나가면 일어나는 물결무늬 먼 길 떠나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의 결심은 얼마나 안타까운가 초승달은 그림자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는 죄가 많아 하늘을 보지 못하고 다만 인식할 뿐인 것을 모른다 ‘사회주의 종교인은 사회주의자인 무신론자보다 더 무서운 법’ ‘종교적 원리주의에게는 맹신이라는 이름의 답만 있을 뿐, 신자가 아닌 자도 행복추구권이 있다는 관용이 있거나 보다 나은 변화를 통한 제도중생을 위한 의심과 질문이 없다. 그 결과는 참혹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밤 술이 깨서 속박 없는 자유를 만끽하는 무정부주의자가 되고 싶었다 진정한 수행자야말로 무정부주의자 아닐까 그 의심 끝에 무정부주의자와 성.. 더보기 꽃두부 / 도봉별곡 꽃두부 / 도봉별곡 흐드러진 벚꽃 아래 콩 불리는 어둑새벽 맷돌 가는 어깨에는 무거운 기다림이 내려앉고 끓는 콩물에 매운 연기 배어 흐르는 거품 닮은 눈물 일찍 새가 된 제 아비의 기침소리에 내리는 꽃잎 실수는 젊음이 지나야 할 함정 높은 담벼락 안에 갇힌 아들의 눈물은 오히려 장마철 반가운 햇살 콩으로 돌아갈 수 없는 너는 자유를 받아들이기 위한 하얀 언덕 새 울고 꽃비 내려 하나가 된 너의 하얀 알몸에 아비가 내려준 꽃을 묻힌 꽃두부 되어 아들과 만나는 날 4월의 꽃비로 날아라 꿈속의 나비로 날아라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