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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쿠르드족 소녀의 눈물 / 도봉별곡 쿠르드족 소녀의 눈물 / 도봉별곡 한국과 터키 사진 교류전에는 눈이 파래서 서러운 한 소녀의 눈물이 나라 없는 한 민족의 고통이 십자가가 되어 걸려있다 십자군전쟁은 우매했고 탐욕의 잔인함은 먼 훗날 용서는 했으나 기억은 잊지 않은 먼 나라의 이방인조차 울분하게 한다 오늘도 종교의 환상은 불 밝힌 종탑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며 언제 맑게 퍼지나 사자심장왕 리처드를 살려 보내준 이슬람의 영웅 관용의 살라딘이 나라 없는 쿠르드족 출신이라면 교묘한 운명이다 말도 안 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다 스피노자의 정신은 그들의 선지자를 세 명의 사기꾼으로 못 박았다 한 조상의 세 종교는 아직도 천당을 두고 싸우고 동양의 한 남자는 이타적 유전을 거듭하여야 한다고 추운 어둑새벽에 몸서리를 치고 그들의 나라에서 온 사랑의 .. 더보기
가난과 불행 사이 / 도봉별곡 가난과 불행 사이 / 도봉별곡 세상이 사람을 내고 걷어가는 건 피할 수 없다 해서 할 일을 마쳤다는 것이 아님을 알면서 그 필연에 반발하여 가난이 불행이 아니라 해도 웃는 사람들이 있다 가난은 불편할 뿐이라는 빤한 상투적 위안 웃음의 앞뒤는 빤한 답이겠다 앞뒤 웃음 사이에는 뭐가 들어있을까 가장 따뜻한 철학자 칼 마르크스? 운명의 작란作亂과 작위作爲? 공간과 시간의 휨? 하루에 초속 30km, 하루257만km의 지구 공전거리? 우주는 수천억 개 이상의 별들로 구성된 수천억 개 이상의 은하계의 모임? 블랙홀, 상대성이론과 양자론의 통합, 통일장이론? 소립자보다 더 작은 입자는 없는가? 힉스 입자는 빛보다 빠를까 – 측정 불가능?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한다는 우주에 대한 가설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철학의.. 더보기
봄날의 휴일, 2017. 3. 26. / 도봉별곡 봄날의 휴일, 2017. 3. 26. / 도봉별곡 꽃은 피면 할 일을 마치지만 질 때가 더 의미 있는 꽃도 있다 동백은 비장함을, 목련은 책임을 일깨워준다* 1년 세 명절의 3일 휴일뿐이었던, 일과 돈과 시간이 같은 무게였던 시절은 시원치 않은 은유적 상징의 언어가 되어가며 박제로 변했다 세월호의 천일야화千一夜話 뒤에서는 2017 LPGA 기아 클래식 골프에서 전인지가 하얗게 웃어도 국립박물관 이집트 미이라 전에서 죽음의 모습은 오래 되어도 한결같다는 것을 난 네가 다스리는 허황虛荒의 나라에서는 너의 공기와 함께는 숨쉬기 싫다는 세월호의 인내와 결기를 본다 세월의 흔적은 어떤 방정식으로도 풀지 못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며 인도네시아 늙은 어부의 부인이 넷이라 해서 부러울 것도 야만적이라 할 것도.. 더보기
능가경(入楞伽經) 7 능가경(入楞伽經) 7 대혜여, 그 망상 법체에 집착함에 의하여 말하되, ‘법이 공하여 생함이 없고 자체가 없으 며, 둘이 아니라’고 한 것이니라. 대혜여, 공함이 일곱 가지가 있나니 무엇이 일곱이냐. 첫째는 모양이 공함이요, 둘째는 일체 법의 있는 물질과 없는 물질이 공함이요, 세째는 행(行)이 공함이요, 네째는 행 아닌 것이 공함이요, 다섯째는 일체 법이 말없는 것의 공함이요, 여섯째는 제일의인 거룩한, 지혜 큰 것[第一義聖智大]의 공함이요, 일곱째는 저와 저가공[彼 皮空]함이니라. 대혜여, 어떤 것이 모양이 공함이냐. 말하자면 일체 법의 제 모양과 같은 모양이 공함이라는 소견이 번갈아 서로 쌓여 모인 것이니, 대혜여, 낱낱 법의 제 모양과 같은 모양을 관찰할진대 한 법도 있을 수 없고, 제 모양과 다.. 더보기
파주 마장지 출렁다리 소요유(詩山會 제356회 산행) 파주 마장지 출렁다리 소요유(詩山會 제356회 산행) 일시 : 2019. 3. 24.(토) 10시 30분. 10시까지 오면 승용차로 편하게 갈 수 있음. 모이는 곳 : 전철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 704번 버스 이용. 1.시가 있는 산행 시의 시대 -이창기(1959~ ) 시아침 3/12 라면이 끓는 사이 냉장고에서 달걀 하나를 꺼낸다. 무정란이다. 껍데기에는 붉은 핏자국과 함께 생산일자가 찍혀 있다. 누군가 그를 낳은 것이다. 비좁은 닭장에 갇혀, 애비도 없이. 그가 누굴 닮았건, 그가 누구이건 인 마이 마인드, 인 마이 하트, 인 마이 소울을 외치면 곧장 가격표가 붙고 유통된다. 소비는 그의 약속된 미래다. 그는 완전한 무엇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날아오르기를 꿈꾸지 않았다.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더보기
잊은 채로 산다는 것은 - 기억의 거짓말 / 도봉별곡 잊은 채로 산다는 것은 - 기억의 거짓말 / 도봉별곡 굳이 잊은 것을 생각해내고는 힘들게 살지 말자 기억도 거짓말을 하며 거짓말을 있는 그대로보다 더 잘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기억들이 용광로에 들어가서 나올 때는 비싼 합금이 되고 강철이라도 되면 좋으련만 별 쓸모없는 잡철이 되어 나온다면 그대여 우리는 잡철을 모으는 그 먼 옛날의 엿장수가 될까 오늘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그 중에 값나가는 비철합금을 고르는 고물장수의 한여름 노동자가 되어야 할까 그대에게는 비싼 기억이라도 내게는 그냥 흘러간 것들일 수도 있으니까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제2시집 <시인의 농담> 시인의 말 / 도봉별곡 제2시집 시인의 말 / 도봉별곡 시인의 말 시는 시인의 실체적 삶과 겪지 못한 것의 상상력으로 쓴다. 허구의 부담이 소설보다 덜 하다.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나의 시가 불교적 성향이 짙다 해도 나는 5계를 지키는 재가불자가 아니다. 많은 시 중에서 골라 탈고하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는 시집이다. 계단에서 사고가 났는데 경추에 문제가 생겨 죽다 살았다.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만큼 후유증도 크다. 입원하고 수술해서 일부 회복 때까지 지낸 신경병동은 비정상이 정상일 정도로 신경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뿐이었다. 어렸을 때 단명할 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아직 살아있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제는 주변에서 덤으로 사는 삶이라 생.. 더보기
제1시집 <바람의 그림자> 시인의 말 / 도봉별곡 제1시집 시인의 말 / 도봉별곡 시인의 말 바람의 그림자는 비실재적 허구다. 시는 상상력의 비실재적 시 · 공간이며,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비실재적이다. 실재와 비실재적 시 · 공간에서 잠시 놀았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고정해야 하는 탈고는 늘 아쉬움으로 끝맺는다.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시산회詩山會 발기인 중 한 사람으로 300회 산행에 맞춰서 발간하니 기막힌 타이밍이다. 시를 외우며 산에 오르면 가슴에 담겨지는 아름다움으로 힘듦은 반이 되고 즐거움은 배가 된다. 산의 꼭대기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바람을 맞으며 시를 읊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하랴. 2016. 12. 17. 道峰 金定南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