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리산 천왕봉 먹구름 지리산 천왕봉 먹구름 바람이 시작하는 곳에 높은 산봉우리 있어 찬바람 이고 지고 빨치산 남부군 사령부 터 법계사 바람이 만들어 낸 법계사 범종 소리에 구름이 죽어가면서 사리舍利 같은 찬비 내릴 때 천왕봉 일출의 희망을 안고 쫓기다 삼 대의 공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절망에 짧은 손 길게 뻗어 제치는 먹구름 뒤에 나타난 태양은 우리의 것은 아니었다 해방의 직선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 구름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보기 진도 맹골수도孟骨水道의 봄 진도 맹골수도孟骨水道의 봄 하늘도 마르지 않은 이른 아침 눈물 닮은 봄비 뿌리고 빗소리 차갑다 4월은 대지만 잔인한 줄 알았더니 4월의 바다는 서러움에 잠들지 못한다 활짝 피어보지도 못하고 오도 가도 못하는 구만리장천에서 떠도는 여린 꽃잎들 다시 돌아올 길 끊겼으니 오늘 내쉬는 더러운 체념은 누구의 주머니 속에서 통곡하는가 내리치는 천둥번개는 누구의 호통인가 밤마다 찾아오는 회색빛 절망은 누구의 한숨인가 바람 한 줌 없어도 소용돌이치는 너의 가슴은 누구의 분노인가 진실을 내놔라 외쳤지만 한낱 메아리뿐 무수한 성자聖者가 다녀갔어도 세상은 달라진 것 없어 끝 모르는 폭포처럼 내리는 눈물 참 · 담 · 함 더보기 천축사 범종각梵鍾閣 천축사 범종각梵鍾閣 가을 한 철 떠도는 하늬바람 한 줄기 능선 너머 골 타고 흐르다 선인봉仙人峰에서 우뚝 선다 그 사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는 도토리 떨구고 산국 감국 뇌향국 구절초 갯국화 개미취 쑥부쟁이는 늦은 짝짓기하고 지친 가을잎 다독이다 곤줄박이 박새 동고비 직박구리 찬바람에 깃털 세운다 오늘밤은 어느 그늘에서 뜨거운 달빛 가리나 불상 안에 붓다 없듯 절 안에 법승 없다 사하촌寺下村 곡차 파는 집 들어가 한 모금 마시고 취선醉禪 즐기면 졸고 있는 풍경소리에 더 취하고 목탁소리에 깨기 전에 자! 범종각에서 한바탕 놀아보자 까까중머리 쓰다듬으며 놀아보자 감로수 술 빚어 동종銅鐘 거꾸로 잡아 술잔 삼고 목어木魚는 푹 삶아 생선찜 만들고 법고法鼓는 소고기전 부치고 운판雲.. 더보기 피고 지는 것들에 대한 회상回想 피고 지는 것들에 대한 회상回想 도봉산으로 난 창으로 가을에는 은행잎이 얼굴을 내밀더니 봄의 목련은 내 안을 기웃거린다 흘러간 것은 중요하지 않아진 봄날의 아침에 무리지어 흐드러진 목련꽃에서 젊은 날에는 비통했던, 그러나 무모했던 사랑을 기억해내고는 그 사랑이 5월의 라일락꽃 같았다면 하찮은 봄바람에도 맥없이 지지 않았을 거다 나이만큼 가벼웠을 사랑과 미안했던 이별들 이기와 교만과 죽음에 대한 회상의 하얀 그림자 털어내면서 왜, 봄날의 꽃들은 사랑과는 달리 무리지어 피고 지는 가를 유추해보고는 아, 이끼는 긴 겨울이 추워서 혼자서 살지 못하는구나 피고 지는 모든 것들 꽃에서 피고 지는 것에 대한 필연을 읽어내고 오지 않을 우연을 기다려본다 이제 늙어서 유난히 추하게 지는 것에서 덧없음과 소멸과 흩어짐에 .. 더보기 환생역還生驛 환생역還生驛 안개 속 한 모퉁이 같은 환생역을 앞두고 차라리 탈선하기 바라는 두근거림과 두근거림 앞에서 부끄러웠던 자괴自愧를 거침없이 무너뜨리며 그 역을 지난다 6호선과 2호선은 순환선이니 다시 옴에 어김없을까 내 생은 과연 실다웠을까, 선악은 동전의 양면인데 한 순간도 의미 있는 적이 있었을까를 되새기고는 선택의 거짓과 부끄러움 앞에서도 당당했던 내 젊은 날의 혁명은 가고 홀로 신당동 목로주점 한구석에서 졸고 있는 주모酒母와 농하며 지난여름 소낙비 퍼붓던 날 내 사랑은 진실했을까 진실한 사랑이란 것이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목로주점은 더웠고 지나가는 시간들은 남의 일상처럼 한가했다 환승하러 갔다가 역이 되어버린 촛불처럼 촛불이 옮겨가면 같은 불인가 바다와 파도는 같은 것인가 바람 없는 바다란 존재 .. 더보기 히말라야 성지 순례 / 도봉별곡 히말라야 성지 순례 비바람 불던 오후 구도求道가 비처럼 하릴없이 내리면 문득 히말라야에 가고 싶어졌다 투명한 하늘 떠도는 바람의 손님으로 아무리 둘러봐도 망망한 바다 같은 고원에서 한 그루 소나무로 서서 길손들 이정표 되어 다시는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혹은 룽다*로 가부좌 틀고 산을 부르는 깃발 다르초*와 말벗 되어 오고가는 사람들 반기며 손 흔들고 싶었다 더 늦기 전에 바람에 젖으면 함께 젖어 웅얼거리다 바람이 훠이훠이 목 놓아 우는 날은 어우러지며 춤추며 하늘로 올라 마침내 히말라야 성전聖殿의 정수리에서 만년설로 자취 없이 사라지고야 마는 눈으로 또는 바람으로 황사 바람 부는 봄에는 성지 순례하는 고행자처럼 실크로드 지나 히말라야로 떠나봐야겠다 기어이 쉬지 않는 바람같이 *룽다 : 히말라야에 가.. 더보기 네 번째 시집-고양이의 눈 네 번째 시집의 이름은 '고양이의 눈'으로 정했습니다. 불교 교리문답(Vedalla)은 대화체의 형식으로서 불전이 전해지는 아홉 가지 방식인 구분교의 하나이지만 어원은 '고양이의 눈'입니다. 시의 수사법은 원래 약 300여 가지였지만 지금은 68가지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화체가 포합.. 더보기 2019 시집의 명제 시 쓰기와 철학 공부의 즐거움- 일요일 아침 혜덕암의 斷想 살면서 느끼는 점은 쉬운 삶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가장 나쁜 일상은 아침에 일어나면 나오는 국회의원의 막말을 듣는 것으로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짜증나는 세상사에서 벗어나는 길은 철학이 좋다고 생각한다. .. 더보기 이전 1 ··· 22 23 24 25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