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니체의 초인을 기다리며 / 道峰 김정남 니체의 초인을 기다리며 / 道峰 김정남 세상이 추하고 어리석다며 절망에 몸부림치다가 울며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여 폭력은 빠르고 후회는 느슨하게 온다네 순자의 이기심과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판을 뒤엎고 우리는 한 번 더 절망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찬양하면 인간의 본성이며 존재의 이유가 되는 이기심은 결국 인공지능을 통해 진화하여 이타심으로 바뀌는 세상을 기다린다 너와 나를 구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 모두가 하나 되는 세상을 만들 초인은 어디에 있는가 절망이 희망이 되는 세상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나는 초인이 올 때까지 죽지 않고 기다리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는가 초인이 오지 않아서 희망이 없어진다 해도 자유를 찾아 헤매다 자유가 내 안에 있음을 뒤늦게 알듯이 그런 것들이 허공이 되어 하늘을 날 때 .. 더보기 바퀴의 운명 – 동그라미의 미학 / 道峰 김정남 바퀴의 운명 – 동그라미의 미학 / 道峰 김정남 자꾸 구부러지다보면 동그라미는 점 혹은 직선의 마술 생각은 구른다 생각 속 내 몸은 불편한 세상의 바퀴 되어 길을 등에 이고 함께 구르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범벅 되어 함께 굴러 달이 되었다가 해도 되면서 길과 하나가 되는 순간에 별이 되었다 동그라미가 되어버린 생각과 무겁거나 가벼웠던 내 육신도 돌고 돌았다 큰 바퀴가 많이 실어 나른다는다는 생각은 번거롭고 우주가 어지러워서 마침내 동그라미 속에서 나를 끄집어 내본다 동그라미는 끊어짐이 없으니 마땅히 끝도 시작도 없었으나 바퀴는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다만 주저앉을 뿐 4월의 꽃답게 진다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팽목항에서 - 맹골수도猛骨水道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소리 / 道峰 김정남 팽목항에서 - 맹골수도猛骨水道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소리 / 道峰 김정남 아열대기후로 접어든 것인지 구별이 안 되는 날들이 계속되고 하던 일들이 심드렁해지는 날도 계속 진행 중이던 때 나는 방랑벽이라 하고 마나님은 역마살이라 하며 맞은 낱말 찾기를 다투듯 즐기던 날 무엇에 씌웠는지 남도 끝으로 떠났다 의지의 반은 남도에 안주하기 위한 비장함을 간직하고 떠나 오후 늦게 도착했다 친구와 갯장어구이로 한잔 하고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 들른 진도 팔경 중 세방에는 낙조를 보러온 사람들, 많다 수평선 멀리 일 년에 몇 번 바다안개가 끼지 않은 운수 터진 날이다 하늘과 바다가 뚜렷하게 섬 사이에 낀 바다로 세월이 다해 목숨이 지듯 해가 물속으로 잠긴다 어둠이 밀려오고 인파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가까운 팽목항으로 몰려간.. 더보기 카르페 디엠/Carpe diem - 죽은 시인의 사회 2 / 道峰 김정남 카르페 디엠/Carpe diem - 죽은 시인의 사회 2 / 道峰 김정남 절대 변동이 없는 절대시간과 상대성이론도 설명하지 못하는 상대시간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수수께끼가 들어있다 그들은 지금도 돌아오지 않을 강을 흘러간다 그러므로 지금을 즐겨라 무엇으로도 쪼갤 수 없는 시간을 무시하지 말 것 신도 어쩌지 못하므로 시간을 다룰 줄 알면 당신은 유능한 시인이 된다거나 시간의 모음이나 시의 모음도 시집이니 다분히 다의적 용어다 스승은 말한다 "미래의 시간을 모아라. 시인도 될 테고, 시간만이 희망이다. 그러나 희망이 올 때는 절망이라는 형제도 함께 온다는 것을 잊지 마라"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동그라미, 일원상一圓相 / 道峰 김정남 동그라미, 일원상一圓相 / 道峰 김정남 존경하는 수행자들이여 동그라미 위에 서라 안으로 들어가면 블랙홀 밖으로 나가면 낭떠러지 어찌 하겠느냐 -이대로 살다 굶어죽겠습니다 -동그라미를 지우겠습니다 -선 따라 계속 돌겠습니다 -동그라미를 펴서 일자로 만들겠습니다 -본래 없었으니 개의치 않겠습니다 -무無 -공空 -만법유식萬法唯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삼계유식三界有識 -유식무경唯識無境 -...... -정답은 없다 풀이만 존재할 뿐 들기러기 날아간다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목마르면 차나 마셔라 2018. 5. 19. *제3시집 에 수록 더보기 내 그림자 / 道峰 김정남 내 그림자 / 道峰 김정남 한 번도 본 적 없어도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다 붉은 피 삭아 꽃 필 때 미움 가시고 기다림만 속절없이 남았습니다 기다림에 대한 인내 부족으로 오랜 불우가 열매 맺을 때 눈 멀고 귀 먹어 이윽고 주변이 고요해졌을 때 나의 님이 왔습니다 님을 만지고서야 그 님이 내 그림자였음을 알았습니다, 빛 없고 소리 없는 내 몸과 같이 움직이던 그는 한 몸이었습니다 *제3시집 더보기 서가 빨래 / 道峰 김정남 서가 빨래 / 道峰 김정남 나의 독자적인 역사이자 골칫거리들 머리를 비우듯 서가의 책들을 빨랫감처럼 정리한다 기준은 10년 동안 한 번도 읽지 않고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책은 버린다 버리는 책은 방의 반에 찼으며 고물상은 단돈 3000원을 치뤘다 물론 거울의 눈금을 속인 것을 안다 미리 재봤기 때문이다 저울 눈금은 부자지간에도 속인다는데 다섯 개의 서가에서 네 개의 서가를 비우면서 10년 넘은 책 중에서 살아남은 일곱 권 주역周易 / 남만성 역. 1969. 현암사 존재와 무 / 사르트르. 1972. 을유문화사 종의 기원 / 다윈. 1972. 을유문화사 현대문명비판 / 토인비 + 세계문화소사小史 / 웰즈. 합본 1972. 을유문화사 실존주의實存主義는 휴메니즘이다 / 사르트르. 1969. 신양사 반야심경 / .. 더보기 별과 바람의 색깔 / 道峰 김정남 별과 바람의 색깔 / 道峰 김정남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 안에서 혹카이도의 유빙 속으로 사라진 사내를 보며 시작한 바람은 색이 없다 다행히 ‘바람의 색은 없다’로 시작하는 시의 결말은 항상 억울하다 1월의 추위 속에 핀 동백꽃 곁에 부는 바람의 색은 빨갛다 2월의 매화와 함께 부는 센바람을 분홍색이라 하겠는가 3월의 제주의 유채와 광양의 산수유와 함께 피는 바람의 색은 노랗다 3월의 산수유를 보지 못한 사람은 조금 올라와 지리산으로 가야 한다 그러나 생강나무꽃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4월의 매화가 뒤늦게 지면 솟는 벚꽃과 함께 내리는 바람은 벚꽃스럽다 지리산 등성이로 오르며 만나는 너도바람꽃 남바람꽃 노루귀 얼레지꽃에 얼을 뺏기면 어떠랴 4월의 수선화의 색과 황사가 노랗다고 바람과 흙을 .. 더보기 이전 1 ··· 4 5 6 7 8 9 10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