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공지사항

불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87회 산행)

도봉별곡 2020. 6. 13. 03:16

불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387회 산행)

일시 : 2020. 6. 13. 10 : 30

모이는 곳 : 전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

준비물 : 알아서

 

1.시가 있는 산행

 

그 유월의 함성, 그 유월의 어깨동무로 / 신경림

 

그 함성이 짓누르던 어둠을 몰아냈다

그 어깨동무가 번쩍이던 총칼을 물리쳤다

그 노래가, 그 부르짖음이 눈부신 하늘을 펼쳐주고

화안한 새벽을 불러왔다

죽음을 몰아내고 울음을 쫓아내면서

 

그리하여 우리는 비로소 알았으니

이 땅의 햇빛이 이렇게 밝다는 것을

바람에서도 아름다운 종소리가 난다는 것을

나무도 풀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으니 우리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우리의 슬기가 얼마나 위대한가를

 

이 땅이 아름다운 꽃으로 덮이리라 누가 믿었던가

이 땅이 희망의 노래로 가득하리라 누가 믿었던가

자유와 민주의 꽃으로 덮이리라

아무도 믿지 못하던 그 어둠 속에서

평화와 풍요의 노래로 가득하리라

아무도 믿지 못하던 그 두려움 속에서

 

그 유월의 함성이 그 유월의 어깨동무가

이 나라를 세계 속에 우뚝 선 나라로 만들었으나

꿈과 활기로 가득한 백성으로 만들었으나

우리보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기 위하여

보다 평화롭고 행복한 백성이 되기 위하여

 

그 유월의 함성, 다시 한 번 그 유월의 어깨동무로

이 나라의 도시와 마을이 온통 노래로 가득하게 하리

강과 산과 바다가 환희의 춤으로 넘치게 하리

 

-610, 오늘은 6.10민주항쟁기념일, 1987년 오늘 6월항쟁 일어남, 시위군중 1천여 명, 명동성당에서 호헌철폐 독재타도 외치며 철야시위, 경찰발표 따르면 6.10대회 이후 10일간 연인원70여만 명 시위참가, 연행12,686명 구속336.

그때의 상황을 아는 사람은 가슴이 벅찰 것이다. 형채가 올려준 시와 글을 그대로 베껴 쓴다. 신경림 시인이 누군가. 훌륭한 시인임에 틀림없다. 내가 처한 상황을 아는지 분에 넘치는 그의 따뜻한 관심에 감사드린다. 복직한 딸의 딸이니 손녀다. 여러 사람의 만류를 부리치고 왼팔이 아픈 아내와 목을 다친 후유증으로 오른팔이 불편한 내가 번갈아가며 봐주는데 능력 있는 딸이 육아로 주저앉으려는 것을 말리다 해버린 약속을 지키는 행위다. 세상의 많은 딸과 부모들이 하는 것이니 따라하는 것이다. 나이 들었으니 당연히 몸은 피곤해도 정신은 맑아 집필은 그치지 않고 틈틈이 계속하는 진행형이다. 다만 아내의 아픈 왼팔이 더 악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산행에 자주 참석하지 못해 산우들에게 미안하다. 하필 세종시에 사는 큰딸 내외가 방문했다. 오랜만에 멀리 사는 나 원장이 참석한다니 고마운 일이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386회 옥녀봉 산행기 2020. 5. 24.() 김진오 올림

월일/집결 : 2020524() /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 (10:30)

산행코스 : 청계산입구역-원터골 입구-쉼터-옥녀봉-<원대복귀>-뒤풀이장소

참석자 : 8<종화, 진오, 윤환, 윤상, 해황, 양기, 황표 및 정한(뒤풀이)>

동반시 : 낙화 / 조지훈

뒤풀이 : ‘모듬보쌈 셋트에 막걸리 및 소,맥주 / '한소반'<서초구 신원동, (02) 3453-1500>김종화 산우 협찬

 

청계산 산행날이다. 아침 일찍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아침 6시부터 9시까진 비가 온다고 하였으나 오후부터는 폭염특보가 발효, 내일까지 낮 기온이 매우 더울 것이라고 하며, 건강관리에 유의할 것을 당부한다.

 

집결장소인 청계산입구역에는 10시 전부터 홍 총장님은 도착을 하였다며, 필히 1030분 이전에 도착할 것을 당부한다. 산행에 참석할 산우들은 집결시간 내에 모였다. 모두가 부지런한 산우들이다.

 

7명의 산우들이 참석, 원터골의 방향으로 출발한다. 원터골입구 보호수 옆 큰 이정표 앞에서 오늘 산행코스를 협의하였다. 대부분의 산우들은 옥녀봉에 오를 것을 희망하며, 중간쯤의 쉼터에서 아시는 분들이 기다릴 것이라고 한다.

 

청계산은 옛날에 푸른 용이 산허리를 뚫고 나와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청룡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옥녀봉이란 어느 산에나 있는 흔한 이름으로 전국 각지의 수많은 산에 옥녀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있고, 내려오는 전설도 많다.

 

많은 산객들과 거리를 두며 쉬엄쉬엄 원터길 약수터 및 쉼터를 향하여 올라갔다. 옥녀봉 코스는 등산로가 잘 다듬어져 있어 산책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편하며, 가파르지 않은 계단과 평지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청계산을 찾는 사람들에겐 인기가 많은 코스이다.

 

원터골 쉼터의 육각정에서 우리들을 기다리는 산객들을 찾았었는데, 인근의 쉼터 의자에서 쉬고 있었다. 잠시 동안 함께 휴식을 취하며, 가지고 온 과일을 먹었다.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의 방역에 대한 이야기와 건강상 주의점을 주고받았다. 서둘러 옥녀봉에 오르니 산객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쉼터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청계산의 옥녀봉은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인다고 하여서 붙여진 명칭인데, 옥녀봉의 정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았다. 옥녀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과천정부청사, 서울대공원과 경마공원 등이 보이고 맞은편에 관악산이 보인다.

 

옥녀봉을 넘어서 밴취에 자리를 잡고, 가지고 온 간식들을 끄집어내었다. 홍 총장님은 음식들을 먹기 전에 담당기자인 나에게 동반시(조지훈의 낙화”)의 낭송 권한을 주시어 돋보기를 얻어 쓰고 낭낭하게 낭송하였다.

 

낙화(落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박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세상을 피해 은둔하며 살아가는 화자가 떨어지는 꽃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노래한 시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꽃이 지는 것을 거부하지 않고 대자연의 섭리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동틀 무렵, 별이 하나 둘 사라지고 귀촉도의 서러운 울음소리도 사라진 후에, 화자는 미닫이창에 은은히 붉게 비치는 꽃의 그림자를 바라본다. 꽃이 떨어지면서 드러내는 은은한 붉은빛은, 세상을 피해 꽃과 함께 살아가는 화자의 서글픔이 담겨 있는 빛깔이라고 할 수 있다.

 

낙화를 본 화자는 자신의 내면상태로 시선을 돌린다. 세상을 피해 은둔자적 삶을 살아가는 화자는 꽃이 지는 광경을 통해 삶의 무상감과 절망감을 토로하는 것으로 시상을 마무리한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는 이별을 역설적으로 인식하면서 성숙함을 위한 결별의 의식으로 승화시킨 시로, 꽃의 떨어짐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조지훈의 낙화와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형기의 낙화가 꽃이지는 자연현상을 통해 인간사의 사랑과 이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조지훈의 낙화에서는 삶의 무상함과 비애, 절망감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산우들이 가지고 온 음식들이 푸짐하다. 맛있는 음식들을 전부다 먹지를 못하고 계획했던 산행코스대로 원터골 입구로 내려왔다. 뒤풀이 때 참석하겠다던 정한 산우는 원터골 보호수 옆에서 만나 뒤풀이 장소인 한소반식당을 찾아갔다.

 

뒤풀이는 모듬보쌈셋트등 안주에 막걸리와 소,맥주를 맛있게 먹었다. 몇몇의 친구들은 소화도 시킬 겸 당구 한게임 하자고 한다. 청계산입구역에서 산우들과 건강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오늘의 날씨는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무더위에 제법 땀을 흘렸지만, 오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산행의 더위를 식혀 주었으며, 뒤풀이도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 시산회 387(불암산) 산행 때에도 건강하게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2020525 김진오 .

 

3.오르는 산

불암산이니 붓다와 분명 관련이 있을 것이다. 서울살이 거의 그쪽에서 50년을 살았으 니 아직도 내 동내다. 그중 불암산 밑에서 16년을 살아서 딸들이 학교를 다니고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까지 살았으니 오죽 가까우랴. 최근까지 살았던 래미안아파트는 불암, 수락, 도봉, 북한산의 한가운데였으니 아침에 일어나면 보는 곳이 그들이었다. 아래를 보면 중랑천 잉어가 알을 슬고 유유히 돌아다니는 철, 유월이다. 세월은 흐르지 않는다고 한다. 요즘 재미를 붙인 물리학 중 거시이론인 양자역학에서는 모든 물질에는 반물질이라는 것이 있어 시간을 거꾸로 가게 만든다는 가설이 있다. 그 이론에 따르면 시간이 미래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하는데 우리는 블랙홀 속에 있는지 다중우주 속 어느 한 모퉁이에 있는지 알 수 없을 뿐이라는 것이다. 비록 황당한 가설 같지만 천 년 전에는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확한 사실이 되었다. 가설이 현실이 되는 것은 순간의 현상일 수 있으니 모를 일이다.

 

4.동반시

역시 형채가 추천한 시다. 항상 고마울 뿐이다. 하시는 모든 일이 잘 되기를 바란다.

 

6월에는 스스로 잊도록 하자 / 안톤 슈낙

 

시냇가에 앉아보자

될 수 있으면 너도밤나무 숲 가까이

앉아 보도록 하자

 

한 쪽 귀로는 여행길 떠나는

시냇물 소리에 귀 기울이고

다른 쪽 귀로는 나무 우듬지의 잎사귀

살랑거리는 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는 모든 걸 잊도록 해보자

우리 인간의 어리석음 질투 탐욕 자만심

결국에는 우리 자신마저도 사랑과 죽음조차도

 

포도주의 첫 한 모금을 마시기 전에

사랑스런 여름 구름 시냇물 숲과 언덕을 돌아보며

우리들의 건강을 축복하며 건배하자

 

2020. 6. 13.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