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공지사항

도봉산으로 날아갑니다(詩山會 제430회 산행)

도봉별곡 2022. 3. 12. 04:54

도봉산으로 날아갑니다(詩山會 430회 산행)

: 2022. 3. 12.()

: 전철 1호선 도봉산역 1번 출구

준비물 : 마음 가는 대로. 도봉산은 물이 많아 막걸리는 부족하지 않으면 좋겠네.

매니저 : 임삼환

 

1.시로 여는 아침

 

  /   윤동주(김종화 배급)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三冬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 "덧붙이기" >
봄은 우리 몸의 세포를 일깨우고 모진 시간을 견디어 온 이들에게 숨을 불어 넣어주는 계절입니다.
약동하는 봄!!!

 

종화가 보내준 것을 그대로 쓰고 이어 쓴다. <시가 있는 산행>으로 시작한 항목인데 이제 그의 뜻대로 시로 여는 아침으로 개명한다. 나마스떼.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감사의 말씀 올린다.

 

봄은 나같이 추위를 어렵게 견뎌야 하는 사람에게 반가운 현상이다. 관동별곡을 읽고 별 생각 없이 도봉별곡으로 인터넷 이름을 지어서 많은 인연을 만났다. 시간처럼 흘러가버린 인연도, 흐르는 물가에 소용돌이치며 결코 썩지 않은 인연도 있다. 조금 있으면 시인의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의 어딘가에 버찌와 오디로 배를 채우는 곳이 있다. 그때는 방문하여 인사를 하고 하루를 이야기하다 온다. 낮잠은 명상하는 시간으로 덤처럼 온다. ‘시간은 흐르는가?’에 대한 나의 의견은 지적 영감으로 써서 5번째 시집의 말미쯤에 붙인다. 읽어보시라. 시는 어렵더라도 꼭 알아야 할 것들로 쉽게 묶은 ‘수상록’이 있는 시집이 곧 탄생할 것이다. 시집 이름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최근호의 아이디어가 심신을 어렵게 만들어 난산 끝에 탄생한다. 그러나 그가 참 고맙다. 시인 선생이 대단한 아이디어라 극찬했다.

-도봉별곡

 

2.산행기

<산행기>

시산회 제 429회 용마산 산행<2022년 2월 27일(일요일)> / 이재웅

 

◇ 산행일시/집결지

2022. 2. 27.(일), 오전 10 : 30 / 집결지 사가정역 7호선 1번 출구

 

◇ 참석자 : 7명(집결지에만 참여자 1인 김진오 별도)

김정남, 김종화, 염재홍, 이경식, 이윤상, 이재웅, 한양기

※ 김진오 : 집결지에 참석하여 산행출발 직전까지 담소 후 bye bye

 

◇ 산행 코스

사가정역 → 사가정공원 → 데크길 → 망우공원묘지 → 능선이동

→ 570계단 오르기 직전 쉼터 → 중랑문화체육관 → 사가정전통시장

→ 사가정역 → 아차산역 → 뒤풀이장소(장군갈비)

※ “사가정역 출발 (산행) 사가정역 도착” 까지의 산행 코스와 산행 시간

<산행 거리 ☞ 6㎟, 산행 시간 ☞ 3시간 30분>

 

◇ 필자의 변

인생 황혼기에 이동식 자영업을 하느라고 요 몇 년 동안 시산회 산행을 너무도 듬성듬성 참석을 해 오던 터라 오늘 산행은 내겐 참으로 즐겁고 보람 있는 산행이었다.

금년의 이경식 총장님이 새로 만든 매니저 제도에 따라 필자에게 오늘 429회 산행의 매니저 감투(?)를 씌워 주신 이경식 총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아침 정해진 집결시간 10시 30분부터 오늘의 참석자 7명이 모였는데, 등산복이 아닌 간편복을 입은 김진오 산우님이 출현하여 “(본인은 오늘 산행은 못하지만) 오늘 산행하는 친구들의 즐산을 기원”하는 뜻의 정담을 건넨 후 본인 갈 길을 떠났다. 여기 사가정역이 시내 중심가가 아니고 좀 외딴 위치인데 이런 집결지까지 몸소 출현하신 김진오 산우를 향해서 필자도 그리고 함께 산행한 산우들도 감사와 감동을 표했다. 김진오 산우님의 정감넘치는 모습에 모두들 감사하는 표정들이었다.

 

오전 11시에 참석자 7명 일행은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코스는 위에서 언급한 경로로 진행하였다. 날씨는 약간 차가운 봄바람이 약하게 부는 맑은 초봄의 날씨로써 산행하기에는 참 좋은 날씨였고 산행 경로도 완만하고 호젓한 숲길과 데크길도 길게 있어서 우리 또래가 산행하기에 적절한 코스였다.

 

사가정역에서 출발(오전11시)하여 사가정공원을 경유하여 데크길로 접어든다. 데크길이 끝나고 능선에 이르렀을 때 양지바른 어느 묘지 옆 잔디에 자리를 깔았다. 각자 가져온 먹거리를 펼쳐 놓으니 가히 진수성찬이요 여기에 막걸리 잔까지 나누어 걸치니 이게 바로 스스럼없는 친구들과 함께 누리는 자유요 행복이요 천국이더라.

 

정남 산우가 가져온 “생굴”과 “무설탕 수제강정”이 오늘의 인기 1순위 였다. 필자도 어제 갓 도착한 “제주천혜향”을 하나 씩 배부했는데 다른 음식에 눌려서 각자 집으로 들 가져가셨음(아마도 그 천혜향은 귀가 후 각자 마나님 손으로 넘어갔겠거니~ 생각함)

 

여기서 오늘의 매니저인 필자가 동반시 “꽃샘추위(노태웅)”를 낭송했는데 자주 하는 낭송이 아니어서 학생시절 국어시간에 선생님의 시킴에 따라서 일어서서 국어책을 읽던 식의 낭송이 된 것 같아서 나름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 묘지 영령께 음식자리시작 처음에 막걸리 잔을 올리지 못했던 죄송함을 표하고 우리는 그 묘지 잔디 자리를 떠났다.

 

호젓하고 약간 가파른 능선흙길을 가다가 570계단 직전의 데크 쉼터에서 의논한 결과 하산길을 택하게 되었다. 우리가 1년만 젊었더라면(^^ㅎㅎ^^) 570계단길을 올라서 용마산 정상을 찍은 후 하산 시 팔각정을 경유하여 용마폭포공원을 들러서 관광 겸 평지 체력훈련(?)을 한 다음에 산행을 마치면 더욱 더 찐한 산행이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필자가 오늘의 매니저로써 당초 계획한 코스였는데 ~~~~)

 

약 3시간 남짓의 산행을 마치고 사가정역으로 다시 복귀 후 전철로 아차산역 근처의 장군갈비에서 한우불고기, 소주, 맥주, 갈비탕 등으로 뒤풀이 시간을 가졌다. 오늘이 일요일 이어서 뒤풀이 음식점을 미리 물색하는 데에 애로가 좀 있었다. 수일 전부터 음식가격이 비싸지 않는 실속 있는 음식점으로써 생선횟집, 보쌈집 등 맛집들을 알아본 바 오후 4시부터 문을 여는 등 제약이 많아서 불가피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하산 후 많이 기다리지 않고 뒤풀이를 할 수 있는 맛집을 찾다가 보니 장군갈비로 뒤풀이집을 정하게 되었다. 음식값 결제금액이 다소 많이 나오게 되어서(평상시 산행 뒤풀이에서의 인당 비용 대비 1.5배 정도의 비용이 들었기) 오늘의 매니저인 본인으로서는 시산회 재정(?) 담당자를 향해서 다소 미안한 마음입니다.

 

우리가 생을 마감하는 그 날 까지 모두 모두 건강하고 유쾌하게 행복을 함께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동반시

“꽃샘추위”/노태웅(박형채 산우 추천)

 

지독한 영하의 날씨가

덧난 상처를 애무하면

폭포는 몸부림치며

온몸을 하얗게 문신한다.

 

힘들게 걷던 길 뒤로하고

물마루 타고 먼 길 돌아온

봄을 알리는 꽃샘추위

남몰래 너를 끌어안고 있어도

아직은 차가운 눈빛

 

따스한 체온 익을 때까지

힘찬 바람 날리며

그리움 품고 꽃잎 비상할 때

구름은 땅에 내려와 계절을 밀고 가고

물오른 매화는 봄의 열병을 앓는다.

 

◇ 뒤풀이

장군갈비(아차산역삼거리에서 중곡사거리 방향 100m 위치)

 

도봉의 블로그에 들어 가보면 어렵지만 새겨볼 글들을 볼 수 있다. 그의 마음의 구조를 엿볼 수도 있다. 흥미로운 부분을 소개한다.

 

미국의 프린스턴 고등과학원에서 아인슈타인과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함께 걸었던 ‘괴델’(1906~1978)이라는 천재 수학자가 있다. 아인슈타인과 항상 점심을 함께 먹었던 것만으로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유대인이므로 신앙은 항상 가까이 있는 현상이었을 것이다. 같은 종족 유대인에 대한 독일의 대학살(홀로코스트)도 보았을 것이다. 그래도 내려오지 않은 신에 대한 원망도 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아직까지 창조주 야훼의 전지전능한 능력에 대한 열망을 자신의 전공을 통하여 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서 쓴 것이 ‘신의 존재’에 대한 수학적 증명이다. 물론 발간을 하지 않았고 죽을 때 메모로 남겼다. 잠시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신의 존재에 대한 괴델의 수학적 증명 / 볼프강 괴델

 

목차

 

서문 수학과 종교

제1장 왜 괴델인가?
1.1 괴델에 대한 평가
1.2 괴델의 증명 문서

제2장 괴델의 수학과 신학
2.1 괴델의 수학
2.2 괴델의 신학

제3장 괴델 증명의 역사적 배경
3.1 안셀무스의 증명
3.2 데카르트의 증명
3.3 라이프니츠의 증명

제4장 괴델의 공리
4.1공리 1: 긍정성의 논리곱
4.2공리 2: 긍정성의 배타적 논리합
4.3공리 3: 긍정성의 필연성
4.4공리 4: 긍정성의 필연적 존재성
4.5공리 5: 긍정성의 양립가능성

제5장 괴델의 정의
5.1정의 1: 신
5.2정의 2: 본질
5.3정의 3: 필연적 존재

제6장 괴델의 정리
6.1정리 1: 신의 본질
6.2정리 2: 신 존재의 필연성

제7장 괴델의 존재론적 증명의 의미
7.1 괴델의 증명의 수학적 의미
7.2 괴델의 증명의 신학적 의미
7.3 괴델의 수학신학


출판사 서평

불완전성 정리로 수학적 진리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 놓은 위대한 수학자 괴델. 그가 타계한 후 그의 책상에서 발견된 메모에서 신의 존재에 대한 증명이 발견된다. 여기에서 괴델은 모든 긍정성을 가진 존재로 신을 정의하고, 다섯 개의 공리와 세 개의 정의와 두 개의 정리를 가지고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리고 괴델은 30년 이상을 연구했던 이 증명에 대하여 흡족하게 생각한다. 괴델의 합리적 수학신학은 불완전성 정리와 존재론적 증명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겨준다.

실제로서의 신은 존재한다. 그리고 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불완전하다.

 

-신을 숫자와 기호로 표시한 공리와 정리, 정의로 표현한 것에 대한 정당성에 의문을 표현한 학자는 많다. 신은 숫자와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인가? 수학지상주의자의 망상은 아닐까? 사후이므로 그에 대한 답은 없다. 그러므로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도봉은 그의 저서를 여러 번 읽었다는데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는 날의 해가 서산으로 비껴가는 오후다.

 

2022. 3. 1. 이재웅 올림

 

 

3.오르는 산

내 나이의 10배쯤 올랐을 산을 또 오른다. 그 수량은 숫자와 기호에 불과하다. 자주 올라서 별호가 도봉이 되었고 뜻풀이는 道의 봉오리가 아닌 길 가운데 솟은 돌부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마라고 친절하게 말해주는 배려라고 생각하면 좋은 이름이다. 그만큼 집에서 가깝고 편한 산으로 생각해서 친근한 마음으로 거의 모든 코스를 누비고 돌아다녀 손바닥 손금 보듯 머릿속에 넣어두었다. 홀로 다녔으니 가능한 일이다. 선산이 없었다면 뼛가루를 묻을 산이다. 참 일부라도 뿌려야겠다.

 

 

4.동반시

장례식을 하지마라. 수의도 짜지 마라. 평소 입던 무명옷을 입혀라. 관도 짜지 마라. 강원도 오두막의 대나무 평상위에 내 몸을 놓고 다비해라. 사리도 찾지 마라. 남은 재는 오두막 뜰의 꽃밭에 뿌려라.” -법정스님(2010년 오늘 길상사에서 입적 78) 유언.

 

그답게 갔다. 나는 애들에게 어머님 곁에 묻으라고 한 것과 다르다. 이제 많아야 10여년, 갈 길은 정했다. 하던 대로 하다가 갈 것이다.

 

불교적 깨달음은 감정이 아닌 지적 간절함으로 오고 간다는 것은 불교의 異論이 없는 正論이다.

 

대폭발은 빅뱅을 말한다.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함으로써 현대 물리학이 알고 싶어하는 우주의 탄생의 비밀을 한 꺼풀 크게 벗겨냈다. 빅뱅 이후 38만 년이 지나서 원자의 형성으로 생긴 틈으로 생긴 빛의 방출은 세상을 암흑에서 빛이 있는 세상으로 탈바꿈 시켰다. 그런 형상들은 나에게 상대성 이론을 대표로 내세우는 거시물리학과 양자역학이 대표 주자인 미시물리학에 눈뜨게 하고 세상을 달리 보게 했다. 지적 호기심이 숨어 있다가 나와 더듬거린다. 여태 찾았던 깨달음도 그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 깨달음을 양자역학과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도 있지만 그들의 몫이다. 남은 10여년에 할 일이 생겼다. 모든 것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거창한 대전제다. 이것을 알아가는 것은 달리 할 일이 없는 나에게 즐거운 삶을 누리게 할 것이다. 내 생에서 이것 이전과 이후는 같은 무게로 남을 것이다.

 

대폭발 이후 우주의 모든 것은 풍선이다 / 이대흠(박형채 배급)

 

...봄이다

쭈그러져 있던 씨앗들이 풍선들이 부풀어올라

상추가 되고 동백이 되고 진달래가 된다

부픈 그것들은 토끼며 다람쥐가 먹고 부푼다

땅의 날숨, 봄은 부푸는 계절...

소녀들은 붕붕 떠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가려 하고...

 

2022. 3. 12.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