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煩惱)
번뇌(煩惱, 산스크리트어: क्लेश kleśa, kleshas, 팔리어: kilesa,티베트어: nyon mongs pa[1][2])는 마음의 여러 작용 중 그 성질이 부적정(不寂靜)한 것들, 즉, 탐 · 진 · 치 3독과 같은 고요하지 않은 마음작용들을 말한다.[3][4] 고요하지 않음[不寂靜]이란 비유하자면 거울 위에 나있는 실금이고 호수 표면에 이는 파도이며 호수에 낀 먼지이다. 거울(대원경 즉 마음)에 실금이 있으면 삼라만상(진여)이 제대로 거울에 비추이지 않고 호수 표면에 파도가 있으면 달빛이 호수 표면에서 뚜렷하지 않으며 호수에 먼지가 끼어 있으면 햇빛이 바닥까지 밝게 내려가지 못한다.
번뇌의 본질적인 작용은 번뇌가 일어나게 되면, 그 번뇌를 대치(對治)하지 않는 한, 그 자체의 본질적인 성질에 근거하여 그 번뇌가 일으키는 부적정한 영향력[行] 즉 부적정한 업이 몸과 마음에 상속되어 전전(展轉)하게 하는 것이다.[5][6] 달리 말해, 필연적으로, 번뇌로 인해 업이, 특히 악업이 발생하고, 업으로 인해 괴로운 상태[苦]에 처하게 된다. 즉, 악업 종자가 발생하거나 강화되고 이로 인해 괴로운 상태의 이숙과를 받게 된다. 불교에서는 이와 같이 번뇌[惑]가 일어나 몸과 말과 마음으로 악한 행위[身口意三業]를 일으키게 되면 이로써 3계 6도의 생사윤회에 묶이게 되고 고통[苦]의 과보를 받게 된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전통적인 용어로 혹업고(惑業苦)의 3도(三道)라고 한다.[7][8][9] 그리고 12연기의 유전연기(流轉緣起)는 무명으로 대표되는 번뇌[惑]에서 업으로 업에서 고로 이어지는 혹업고의 연기관계와 윤회를 보다 자세히 밝힌 것이다.[10][11]
따라서 불교에서는 이런 고통의 생사윤회[苦]의 원인이 되는 번뇌[集]를 반야 즉 무루의 지혜로 끊어 안온한 적정(寂靜)의 상태[滅]인 해탈 또는 열반에 이르는 것을 수행[道]의 1차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것이 곧 불교의 근본적인 가르침 또는 진리인 고집멸도의 4성제(四聖諦)이다.[12][13]
목차
1어원
2성질과 작용
3다른 이름
3.1경론의 목록
3.2이름 목록
4분류
4.1분류 개요
4.2번뇌 전체에 대한 분류
4.2.1근본번뇌 · 수번뇌 = 본혹 · 수혹 = 6수면 = 10수면
4.2.2견혹 · 수혹 = 견도소단 · 수도소단 = 미리혹 · 미사혹 = 분별기 · 구생기
4.2.398수면 · 128근본번뇌
4.2.3.1설일체유부의 98수면
4.2.3.2유식유가행파의 128근본번뇌
4.2.45주지번뇌
4.2.5번뇌장 · 소지장
4.2.62혹: 통혹 · 별혹 = 3혹: 견사혹 · 진사혹 · 무명혹 = 2혹: 계내혹 · 계외혹
4.2.7기타 분류
4.2.7.1내착번뇌 · 외착번뇌
4.2.7.2자상혹 · 공상혹
4.2.7.3유루연혹 · 무루연혹
4.2.7.4변행혹 · 비변행혹
4.2.7.53루
4.2.7.6발업혹 · 윤생혹
4.2.7.7이사 · 둔사
4.3특정한 번뇌들의 그룹
4.3.13결 · 오하분결 · 오상분결
5근본번뇌와 지말번뇌
5.1근본번뇌
5.1.1탐(貪)
5.1.2진(瞋)
5.1.3무명(無明)
5.1.4만(慢)
5.1.5의(疑)
5.1.6견(見)
5.2지말번뇌
5.2.1대번뇌지법
5.2.2소번뇌지법
5.2.3기타
5.3근본번뇌와 지말번뇌의 관계
6같이 보기
7참고 문헌
어원
번뇌(煩惱)는 그 어원을 통해 살펴본다면, 산스크리트어 kleśa 또는 팔리어 kilesa를 번역한 말이다. 따라서 이를 음역하여 번뇌를 길례사(吉隸舍)라고도 표현한다.[14] 산스크리트어 kleśa는 '괴롭히다'라는 뜻의 동사 kliś에서 파생되었다. 팔리어 kilesa는 '물들이다, 더럽히다'라는 뜻의 동사 kilissati에서 파생된 것으로, 괴롭힘의 뜻 보다는 염오(染污)의 뜻이 강하다.[15][16]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서인 《입아비달마론》 제1권에서는 "몸과 마음의 상속[身心相續: 5온의 상속]을 번란(煩亂: 번거롭게 어지럽힘)시키고 핍뇌(逼惱: 괴롭혀 고뇌케 함)[17]하기 때문에 번뇌(煩惱)라고 이름한다"고 진술하고 있다.[18]
혜원(523~592)은 《대승의장》 제5권에서 번뇌(煩惱)는 노란(勞亂) 즉 고단하게 하고 어지럽히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19][20]
원효(617~686)는 《이장의》에서 번뇌장(煩惱障)에 대해 설명하면서 "번뇌장은 탐(貪) · 진(瞋) 등의 혹(惑)으로, [몸과 마음을] 번로(煩勞: 번거롭고 힘들게 함)하게 함을 그 본질적 성질로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 진술에 이어서, "[이들 혹(惑)들이] 마땅한 때에 일어나 현행하여 몸과 마음을 번란(煩亂: 번거롭게 어지럽힘)시키기 때문에 번뇌라고 이름한다"고 말하고 있다.[21]
성질과 작용
탐(貪) · 진(瞋) · 치(癡) · 견(見) · 질(嫉) · 간(慳) 등의 번뇌는 그 각자의 개별적인 본질적인 성질[自性]과 작용을 가진다. 한편, 이들은 또한 번뇌 일반으로서의 공통적인 성질과 작용[共相]도 가지는데, 대승불교의 논서인 《유가사지론》 제8권,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에 따르면, 모든 번뇌의 공통적인 성질 즉 번뇌 일반의 본질적인 성질은 부적정(不寂靜), 즉, 고요하지 않음이다. 그리고 이들 논서에 따르면 번뇌 일반의 본질적인 작용은 부적정한 영향력[行] 즉 부적정한 업이 몸과 마음에 상속하여 전전(展轉)하게 하는 것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몸과 마음의 상속'[身心相續] 시에 즉 5온의 상속 시에 부적정이 인과의 법칙에 따라 여러 가지 양태로 전개되어 함께 같이 가는 것이다.
煩惱自性者。謂若法生時其相自然不寂靜起。由彼起故。不寂靜行相續而轉。是名略說煩惱自性。
— 한문본: 미륵 조, 현장 한역 (T.1579), 《유가사지론》 제8권. p. T30n1579_p0313a27 - T30n1579_p0313a29.
번뇌(煩惱)의 자성(自性)이란 말하자면, 만약 법(法)이 생겨날 때 그 상(相)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적정(寂靜)하지 않게 일어나며 그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적정하지 않은 작용[行]이 상속(相續)하며 구른다. 이를 간략하게 말하여 번뇌(煩惱)의 자성(自性)이라고 한다.
— 한글본: 미륵 지음, 현장 한역, 강명희 번역 (K.614, T.1579), 《유가사지론》 제8권. p. 213 / 829.
何等相故。謂若法生時相不寂靜。由此生故身心相續不寂靜轉。是煩惱相。
— 한문본: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p. T31n1605_p0676b03 - T31n1605_p0676b04.
어떠한 것이 상(相: 본질적인 성질 또는 작용)입니까? 만약 어떤 법이 생겨나는 때에 그 법의 상(相)이 부적정(不寂靜)이라면, 그 법이 생겨난 것에 연유하여 심신상속(身心相續)에 부적정이 전전[轉]하는 것이 번뇌상(煩惱相: 번뇌의 본질적인 성질 또는 작용)이다.
— 한글본: 무착 지음, 현장 한역, 편집자 번역 (K.572, T.1605),《대승아비달마집론》 제4권. p. 74 / 159.
相者。若法生時相。不寂靜由此生故身心相續。不寂靜轉是煩惱相。不寂靜性是諸煩惱共相。此復有六。謂散亂不寂靜性。顛倒不寂靜性。掉舉不寂靜性。惛沈不寂靜性。放逸不寂靜性。無恥不寂靜性。
— 한문본: 안혜 조, 현장 한역 (T.1606),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 p. T31n1606_p0722c19 - T31n1606_p0722c23.
무엇이 모양에 기인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까?
만약 법이 생겨날 때 그 모양이 적정(寂靜)하지 못하다면, 이같이 생겨나는 것에 연유해서 마음과 신체가 그 적정하지 못함을 상속해 적정하지 못하게 전변하는 것이 ‘번뇌의 모양’이다. 따라서 적정하지 못한 성품이 여러 번뇌의 공통적인 모양이다.
[釋] 이것은 다시 여섯 가지가 있으니, 산란부적정성(散亂不寂靜性)이고, 전도부적정성(顚倒不寂靜性)이고, 도거부적정성(掉擧不寂靜性)이고, 혼침부적정성(惛沈不寂靜性)이고, 방일부적정성(放逸不寂靜性)이고, 무치부적정성(無恥不寂靜性)이다.
— 한글본: 안혜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K.576, T.1605),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6권. p. 147 / 388.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우는 《아비달마품류족론》 제3권에서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본질적인 성질로 미세(微細) · 수증(隨增) · 수축(隨逐) · 수박(隨縛)의 4가지를 말하고 있다:[22][23]
- 미세(微細): 번뇌가 현행할 때 그 행상(行相)을 알기 어렵다
- 수증(隨增): 번뇌는 허물을 더욱 더하게 한다.
- 수축(隨逐): 번뇌는 유정을 뒤 쫓아다닌다.
- 수박(隨縛): 번뇌는 유정을 따라다니면서 속박한다.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친은 《아비달마구사론》 제20권에서, 《아비달마품류족론》보다 더 자세히,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본질적인 성질로 미세(微細) · 2수증(二隨增) · 수축(隨逐: 따라 다님) · 수박(隨縛) · 주(住: 머묾) · 유(流: 유전) · 표(漂: 표류) · 합(合: 화합) · 집(執: 집취)의 9가지를 말하고 있다:[24][25]
- 미세(微細): 번뇌가 현행할 때 그 행상(行相)을 알기 어렵다.
- 2수증(二隨增): 번뇌는 능히 그것의 소연과 상응법과 뒤엉켜 증장한다.
- 수축(隨逐: 따라 다님): 번뇌는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해당 수면의 득(得)을 일으키게 한다.
- 수박(隨縛): 가행(加行) 즉 노력[劬勞]을 기울이지 않으면 번뇌는 능히 스스로를 생겨나게 한다.
- 주(住: 머묾): 번뇌는 유정을 생사윤회에 체류시켜 오래 머물게 한다.
- 유(流: 유전): 번뇌는 유정이 생사윤회하는 동안 유정천(有頂天)으로부터 무간지옥에 이르기까지 유전(流轉)시킨다
- 표(漂: 표류): 번뇌는 유정으로부터 선품(善品)을 극심히 빼앗아 유실되게 한다.
- 합(合: 화합): 번뇌는 유정을 3계(三界) · 5취(五趣) · 4생(四生)과 화합(和合)시킨다.
- 집(執: 집취): 번뇌는 유정으로 하여금 5욕의 경계 등에 집착하게 하는 발동근거가 된다.
한편, 대승불교 유식유가행파의 논사인 무착은 《현양성교론》 제1권에서 번뇌의 공통적인 작용에 대해 간결히 부적정의 전전[不寂靜轉]이라 말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5가지로 기술하고 있다:[26][27][28][29]
- 상대되는 선(善)을 장애한다. 예를 들어 탐(貪)은 무탐(無貪)을 장애한다.
- 보리(菩提)의 증득을 위한 자량(資糧: 자재와 식량, 즉 선근과 공덕)이 원만해지는 것을 장애한다.
- 자신과 남에게 손해를 입힌다[損害自他].
- 악도(惡道)에 떨어지게[趣] 한다.
- 해당 번뇌 자체를 증장시킨다. 예를 들어 탐(貪)은 탐(貪)을 증장시킨다.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논사인 세친은 《아비달마구사론》 제19권에서 번뇌, 특히 근본번뇌(즉, 수면)의 작용을 보다 자세히 열거하고 있는데, 다음의 10가지이다:[30][31]
- 견근본(堅根本): 근본(根本)을 견고하게 한다. 즉, 번뇌의 득, 즉 번뇌의 획득과 성취를 견고하게 한다.
- 입상속(立相續): 번뇌의 상속을 일으킨다.
- 치자전(治自田): 소의신[自田]을 번뇌를 일으키기에 적합한 상태로 만든다.
- 인등류(引等流): 등류(等流)인 수번뇌(隨煩惱)를 끌어오고 일으킨다.
- 발업유(發業有): 업유(業有)를 일으킨다. 즉 후유(後有)를 초래하는 업을 일으킨다.
- 섭자구(攝自具): 자구(自具: 스스로의 원인)를 포섭한다. 즉 근본번뇌 자신의 자량이 되는 비리작의(非理作意) 즉 참답지 못한 사유를 포섭한다.
- 미소연(迷所緣): 바른 지혜[正慧]를 손상시켜 소연에 대해 미혹하게 한다.
- 도식류(導識流): 식(識)의 흐름을 인도한다. 즉, 후유의 소연에 대해 능히 속생(續生)의 식을 일으키며 온갖 소연에 대해 염오식을 낳는다.
- 월선품(越善品): 선(善)을 어기게 한다.
- 광박의(廣縛義): 널리 속박하여 자계(自界)와 자지(自地), 즉 유정 각자의 현재의 계(界)와 지(地)를 초월하지 못하게 한다.
대승불교 법상종의 논서 《성유식론》 제8권에서는 번뇌의 작용을 발업(發業)과 윤생(潤生)이라고 말하고 있다:
復次生死相續由惑業苦。發業潤生煩惱名惑。能感後有諸業名業。業所引生眾苦名苦。
— 한문본: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T.1585), 《성유식론》 제6권. p. T31n1585_p0043b19 - T31n1585_p0043b21.
또한 태어나고 죽는 일이 상속하는 것은 미혹 · 업 · 괴로움에 의거한다. 업을 일으키고 윤회의 삶을 촉진하는 번뇌를 ‘미혹[惑]’이라고 이름한다. 능히 미래세의 삶[後有]을 초감하는 모든 업을 ‘업’이라고 이름한다. 업에 이끌려 생겨난 갖가지 고통을 ‘괴로움’이라고 이름한다.
— 한글본: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김묘주 번역 (K.614, T.1585), 《성유식론》 제6권. p. 431 /
이상을 요약한다면, 번뇌는 진리를 알지 못하게 하고 나아가 뒤집어진 앎을 진리라고 주장하는 전도된 상태를 일으켜서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에서 자신과 타인을 고통스럽게 하는 원인이다. 번뇌에 대하여, 진리는 앎의 빛을 일으켜서 번뇌의 어둠을 제거하여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에서 자신과 타인을 자유롭게 하는 원인이다.
다른 이름
이 부분의 본문은 번뇌의 다른 이름입니다.
경론의 목록
번뇌는 그 작용, 특성, 구체적인 내용들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이름을 가진다. 즉, 번뇌의 특정 측면을 부각시켜 말하는 번뇌의 동의어가 여러 존재한다. 전통적인 용어로, 번뇌의 다른 이름을 번뇌차별(煩惱差別) 또는 번뇌의 차별이라 한다.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논서 《유가사지론》 제8권에서는 번뇌의 다른 이름으로 26가지를 들고 있다.
煩惱差別者。多種差別應知。謂結。縛。隨眠。隨煩惱。纏。暴流。軛。取。繫。蓋。株杌。垢。常害。箭。所有。根。惡行。漏。匱。燒。惱。有諍。火。熾然。稠林。拘礙。如是等類煩惱差別當知。
— 한문본: 미륵 조, 현장 한역, T.1579, 《유가사지론》 제8권. p. T30n1579_p0314b20 - T30n1579_p0314b23.
번뇌(煩惱)의 차별(差別)이란 여러 가지 차별(差別)이 있는 줄 알아야만 한다. 말하자면 결(結) 박(縛) 수면(隨眠) 수번뇌(隨煩惱) 전(纏) 폭류(暴流) 액(軛) 취(取) 계(繫) 개(蓋) 주올(株杌) 구(垢<span style="background-color: #ffffff; color: #2021
분류
분류 개요
불교 경전과 논서에서는 번뇌 전체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분류가 발견된다. 이것은 전체 번뇌를 바라보는 관점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유가사지론》 제8권에서는 한 가지로 분류하는 형태부터 열 가지로 분류하는 형태까지의 10가지 분류와 여기에 128가지로 분류하는 것을 더한 총 11가지의 분류를 진술하고 있다.[224][225] 《유가사지론》의 이러한 분류들 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의 분류가 있는데, 예를 들면, 대승불교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뇌장 · 소지장의 2장(二障)의 분류,[226][227][228][229][230][231] 《승만경》의 견일처주지 · 욕애주지 · 색애주지 · 유애주지 · 무명주지의 오주지번뇌(五住地煩惱)의 분류,[232][233] 천태종의 견사혹 · 진사혹 · 무명혹의 3혹(三惑)의 분류,[234][235][236] 불교 밖의 일반에도 널리 알려진 낱말인 백팔번뇌(百八煩惱)의 분류 등이 있다.[237][238][239][240][241] 또한 《대승기신론》의 무명업상 · 능견상 · 경계상 · 지상 · 상속상 · 집취상 · 계명자상 · 기업상 · 업계고상의 3세6추(三細六麁)도 비록 엄밀히 말하자면 진여에 근본무명이 훈습되어 전개되는 생멸과 유전의 현상을 말한 것이지만 이러한 전개도 역시 번뇌의 작용에 의한 것이기에 역시 번뇌의 한 분류라고 할 수 있다.[242][243][244][245]
한편, 중요도나 필요에 따라 특정한 번뇌들만을 모은 별도의 그룹들도 다수가 있는데, 예를 들어 탐 · 진 · 치의 불선근(不善根),[246][247][248] 성문4과의 성취와 관련하여 고타마 붓다가 직접 언급한 3결(三結) · 5하분결(五下分結) · 5상분결(五上分結),[249][250][251][252] 수번뇌들 중 자주 현행하는 두드러진 것들을 모은 6번뇌구(六煩惱垢) · 10전(十纏) 등이 있다.[253][254][255][256][257]
《유가사지론》 제8권에 기술된 11가지의 번뇌 분류는 다음과 같다:[224][225]
- 한 가지 분류: 잡염(雜染)
- 두 가지 분류: 견도소단(見道所斷) · 수도소단(修道所斷)
- 세 가지 분류: 욕계(欲繫) · 색계(色繫) · 무색계(無色繫)
- 네 가지 분류: 욕계(欲界)의 기(記)와 무기(無記) · 색계(色界)의 무기(無記) · 무색계(無色界)의 무기(無記)
- 다섯 가지 분류: 5부 = 견고소단(見苦所斷) · 견집소단(見集所斷) · 견멸소단(見滅所斷) · 견도소단(見道所斷) · 수도소단(修道所斷)
- 여섯 가지 분류: 6수면 = 6근본번뇌 = 탐(貪) · 에(恚) · 만(慢) · 무명(無明) · 견(見) · 의(疑)
- 일곱 가지 분류: 7수면 = 욕탐수면(欲貪隨眠) · 진에수면(瞋恚隨眠) · 유탐수면(有貪隨眠) · 만수면(慢隨眠) · 무명수면(無明隨眠) · 견수면(見隨眠) · 의수면(疑隨眠)
- 여덟 가지 분류: 탐(貪) · 에(恚) · 만(慢) · 무명(無明) · 의(疑) · 견(見) · 두 가지 취[二取]: 견취(見取)와 계금취(戒禁取)
- 아홉 가지 분류: 9결 = 애결(愛結) · 에결(恚結) · 만결(慢結) · 무명결(無明結) · 견결(見結) · 취결(取結) · 의결(疑結) · 질결(嫉結) · 간결(慳結)
- 열 가지 분류: 10수면 = 살가야견(薩迦耶見) · 변집견(邊執見) · 사견(邪見) · 견취(見取) · 계금취(戒禁取) · 탐(貪) · 에(恚) · 만(慢) · 무명(無明) · 의(疑)
- 128가지 분류: 10수면을 3계 5부로 분별하여 얻어지는 128번뇌
번뇌 전체에 대한 분류
근본번뇌 · 수번뇌 = 본혹 · 수혹 = 6수면 = 10수면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와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에서는 번뇌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성격을 규정하여 수행의 단계와 관련시켜 논의하고 있는데,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가장 근간이 되는 분류는 모든 번뇌를 근본번뇌(根本煩惱)와 수번뇌(隨煩惱)로 나누는 것이다. 근본번뇌는 진리에 대해 미혹하게 하여 그릇된 업을 일으키고 윤회하는 삶이라는 과보를 거두게 하는 작용을 하는 부적정한 법(法)들로서, 다른 모든 번뇌의 근본이 되는 번뇌들을 말한다. 그리고 수번뇌는 근본번뇌에서 파생된 번뇌를 말하는데, 달리 말하자면, 근본번뇌를 바탕으로 진행된 더 구체적이고 악화된 형태의 번뇌들을 말한다. 근본번뇌 · 수번뇌는 본혹(本惑) · 수혹(隨惑)이라고도 한다.[258] 또한, 근본번뇌는 특히 수면(隨眠)이라고도 하며, 간단히 번뇌라고도 한다.
설일체유부와 유식유가행파의 번뇌론에 따르면, 근본번뇌로는 탐 · 진 · 치 · 만 · 의 · 견의 6가지가 있으며, 이를 6근본번뇌(六根本煩惱) 또는 6수면(六隨眠)이라 한다.[259][260][261][262][263] 그리고 6근본번뇌 중 견은 다시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의 5가지로 세분되어 10근본번뇌(十根本煩惱)가 되며, 10수면(十隨眠)이라고도 한다.[264] 수번뇌는 이들 근본번뇌로부터 파생된 모든 번뇌들을 말하므로, 그 종류가 수없이 많을 수 있지만 설일체유부와 유식유가행파는 파생된 번뇌들 중 대표적인 것들을 취하여 별도로 수번뇌로 설정하고 있는데, 다음 목록과 같이, 설일체유부에서는 19가지의 번뇌를, 유식유가행파에서는 20가지 번뇌를 수번뇌로 설정하고 있다.[265]
- 설일체유부의 19수번뇌: 분 · 부 · 간 · 질 · 뇌 · 해 · 한 · 첨 · 광 · 교 · 무참 · 무괴 · 방일 · 해태 · 불신 · 혼침 · 도거 · 수면 · 악작
- 유식유가행파의 20수번뇌: 분 · 한 · 부 · 뇌 · 질 · 간 · 광 · 첨 · 해 · 교 · 무참 · 무괴 · 도거 · 혼침 · 불신 · 해태 · 방일 · 실념 · 산란 · 부정지
6수면 즉 6근본번뇌, 그리고 10수면 즉 10근본번뇌가 의미하는 바는, 세상에 무수히 많은 번뇌들이 있지만 근본에서 볼 때, 수행자가 극복해야 할 번뇌의 개수는 크게 말하면 6가지이고 자세히 말하면 10가지라는 것을 뜻한다.[266][267][268][269] 즉, 수행자가 자신을 되돌아볼 때, 탐 · 진 · 만 · 무명 · 견 · 의의 6가지, 혹은,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의 10가지의 관점에서 되돌이켜 살펴보면 자신이 현재 걸려있는 구체적인 장애를 알 수 있으며 자신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가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견혹 · 수혹 = 견도소단 · 수도소단 = 미리혹 · 미사혹 = 분별기 · 구생기
부파불교와 대승불교 등 불교 일반에서 받아들이고 있는 수행계위로는 견도(見道) · 수도(修道) · 무학도(無學道)의 3도(三道)가 있다. 불교의 수행계위는 번뇌를 극복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부파불교와 대승불교의 수행론에 따르면 견도와 수도의 수행계위에서 끊어지는 번뇌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 견도의 계위에서 끊어지는 모든 번뇌들을 견혹(見惑) · 견도소단(見道所斷) 혹은 견소단(見所斷)이라 하며, 수도의 계위에서 끊어지는 모든 번뇌들을 수혹(修惑) · 수도소단(修道所斷) 혹은 수소단(修所斷)이라 한다. 3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수행자는 이지적인 번뇌 즉 견혹을 극복하는 견도의 단계를 먼저 거쳐 견해가 바르게 선 후, 계속하여 노력하여 정의적인 번뇌 즉 수혹을 극복하는 수도의 단계를 거쳐 사물의 실상에 대해 바르게 알게 되고,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완전한 깨달음의 상태에 도달한다.[270][271][272][273][274]
한편, 부파불교에서는 견도에서 끊어지는 견혹의 성질과 수도에서 끊어지는 수혹의 성질을 구분하여 각각을 미리혹(迷理惑)과 미사혹(迷事惑)이라 한다. 미리혹은 이치 즉 진리 즉 4성제라는 진리에 대해 미혹하게 하는 번뇌로서, 견혹이 4성제에 대한 바른 견해가 정립되지 못하게 하는 이지(理智)적인 번뇌라는 것을 뜻한다. 미사혹은 사물의 진실한 모습에 대해 미혹하게 하는 번뇌로서, 사물에 대한 바른 앎[正知] 또는 바른 실천[正行]을 장애하는 정의(情意)적인 번뇌이다.[275][276][277][278]
부파불교 설일체유부의 번뇌론에 따르면, 탐(貪) · 진(瞋) · 만(慢) · 무명(無明) · 견(見) · 의(疑)의 6수면 즉 6가지 근본번뇌 가운데, 견과 의의 2가지 번뇌는 전적으로 견혹이다. 탐 · 진 · 만 · 무명은 견혹이기도 하고 수혹이기도 한데, 견혹 즉 견과 의가 근본이 되어 파생하여 발생한 탐 · 진 · 만 · 무명은 견혹에 속하고 그렇지 않은 탐 · 진 · 만 · 무명은 수혹에 속한다. 6수면 중 견을 5가지로 세분하여 얻어지는 10수면, 즉,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라는 10가지 근본번뇌라는 측면에서 말하자면,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의 6가지 번뇌는 견혹에 속하고, 탐 · 진 · 만 · 무명의 4가지 번뇌는 견혹과 수혹 모두에 속한다. 3도 중 견도의 계위에서 모든 견혹이 끊어지는데, 즉, 탐 · 진 · 만 · 무명의 4가지 번뇌 중 견혹에 해당하는 부분과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의 6가지 번뇌가 끊어진다. 수도의 계위에서는 탐 · 진 · 만 · 무명의 4가지 번뇌 중 수혹에 해당하는 부분이 끊어진다.[279][280][281] 말하자면, 바른 견해를 장애하는 번뇌를 극복하고 나면, 사물 전체와 개개에 대한 바른 앎 즉 바른 실천을 장애하는 번뇌를 극복하게 된다. 이 중에서 특히 후자의 수도의 계위를 극복해야 할 번뇌와 관련하여 말하자면, 자신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탐욕과 성냄과 자만과 무지를 정면에서 쳐다보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지난한 노력이라 할 수 있으며, 이 노력의 결과로서 우주의 삼라만상에 대한 바른 앎을 획득하게 된다.
대승불교에서는 견도에서 끊어지는 견혹의 성질과 수도에서 끊어지는 수혹의 성질을 구분하여 각각을 분별기(分別起) 번뇌와 구생기(俱生起) 번뇌라 한다. 분별기 번뇌는 그릇된 가르침[邪教] 또는 그릇된 스승[邪師]과 같은 외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 번뇌와 그릇된 사유[邪思惟]와 같은 내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 후천적인 번뇌를 말하는데, 그 양태가 뚜렷하고 강렬한 번뇌들이다. 이에 비해 구생기 번뇌는 전생에서 극복하지 못한 번뇌로서 현생에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는 선천적인 번뇌를 말하는데, 그 양태가 미세하고 끈질긴 번뇌들이다. 비록 분별기 번뇌는 그 양태가 예리하고 격렬하며 그 과보도 뚜렷하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구생기 번뇌에 비해서는 비교적 손쉽게 끊어지는 번뇌로서 견도의 계위에서 모두 한꺼번에 단박에 끊어진다. 이에 비해 구생기 번뇌는 수도의 계위에서 오랜 수행에 의해서 각각마다 점차 약화되다가 마침내 끊어진다.[282][283]
대승불교 유식유가행파의 번뇌론에 따르면, 탐(貪) · 진(瞋) · 만(慢) · 무명(無明) · 견(見) · 의(疑)의 6수면 즉 6가지 근본번뇌 가운데, 의의 1가지 번뇌만이 전적으로 견혹 즉 분별기 번뇌이다. 탐 · 진 · 만 · 무명 · 견은 견혹 즉 분별기 번뇌이기도 하고 수혹 즉 구생기 번뇌이기도 하다. 보다 상세히 살펴보기 위해, 6수면 중 견을 5가지로 세분하여 얻어지는 10수면, 즉,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라는 10가지 근본번뇌라는 측면에서 말하자면,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의 4가지 번뇌는 전적으로 견혹 즉 분별기 번뇌에 속하고,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의 6가지 번뇌는 견혹 즉 분별기 번뇌과 수혹 즉 구생기 번뇌 모두에 속한다. 3도 중 견도의 계위에서 모든 견혹 즉 분별기 번뇌가 끊어지는데, 즉,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의 6가지 번뇌 중 견혹에 해당하는 부분과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의 4가지 번뇌가 끊어진다. 수도의 계위에서는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의 6가지 번뇌 중 수혹에 해당하는 부분이 끊어진다.[284][285][286][287]
부파불교와 대승불교 모두 견혹 · 수혹이 있다고 말하며, 이들 각자에 속하는 번뇌들을 살펴보면 크게 보아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자세하게 보아서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 그 차이는 유신견과 변집견에 대한 견해가 다른 것에 있다. 유신견과 변집견에 대하여 부파불교에서는 이 두 번뇌가 이지적인 번뇌 즉 후천적인 번뇌로서 전적으로 견혹이라고 본다. 이에 비해 대승불교에서는 유신견과 변집견이 견혹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혹이기도 하다고 본다. 즉, 이 두 번뇌가 이지적인 번뇌 즉 후천적인 번뇌의 측면과 정의적인 번뇌 즉 선천적인 번뇌의 측면을 모두 가진다고 본다. 전통적인 용어로는, 선천적인 유신견과 선천적인 변집견을 각각 구생기 유신견(혹은, 구생기 살가야견) · 구생기 변집견이라 한다. 이 두 구생기 번뇌에 대해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에서는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 한문본: 안혜 조, 현장 한역 (T.1606),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p. T31n1606_p0726c09 - T31n1606_p0726c23
욕계의 수도에서 끊어지는 것에는 여섯 가지 번뇌가 있으니, 구생기 살가야견과 구생기 변집견 및 탐ㆍ진ㆍ만ㆍ무명이다. 어떠한 것을 이름하여 수도에서 끊어지는 구생기 살가야견[修所斷俱生薩迦耶見]이라 합니까? 성제자(聖弟子)가 비록 견도(見道)를 이미 성취하였어도 수도에서 끊어지는 구생기 살가야견으로 인하여 아만(我慢)이 현행(現行)한다. 경전에서 “장로 타색가(駄索迦)여, 숙지하라. 내가 5취온에 있어서 아(我)와 아소(我所)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5취온에는 아만(我慢)ㆍ아욕(我欲)ㆍ아수면(我隨眠)이 남아 있어서 영원히 끊지 못하고 두루하게 알지 못하고 소멸하지 못하고 토해내지 못한 것이, 마치 유모가 입고 있는 젖내 나는 옷을, 비록 비누나 물 따위로 세탁하여 그때를 벗겨내더라도, 냄새가 배어 있어 그 역한 냄새가 바뀌지 않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갖가지 향료로 훈증해야 역한 냄새가 없어지는 것과 같으니라”고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성제자도 비록 견도로써 분별기 유신견(有身見)의 때를 영원히 끊었더라도, 만약 수도로써 훈습하고 상속하지 않는다면, 무시이래로 익혀온 허망한 집착의 습기에 이끌려 분별기가 아닌 아견[不分別事我見]이 따라 전전한다. 다시 수도를 따라 훈습하고 상속함으로써 비로소 구생기 유신견이 영원히 소멸된다. 구생기 변집견[俱生邊執見]은 단견(斷見)에 속한다. 열반계(涅槃界)에 처했을 때 구생기 단견으로 말미암아 그 마음이 물러나서 커다란 공포를 일으켜 “아아(我我: 나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 한글본: 안혜 지음, 현장 한역, 이한정 번역, 편집자 번역 수정 (K.576, T.1605), 《대승아비달마잡집론》 제7권. pp. 165-166 / 388.
98수면 · 128근본번뇌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의 번뇌론에 따르면, 10수면을 3계와 5부로 분별하면 아래 98수면 표와 같은 98가지가 된다. 이에 비해 대승불교 유식유가행파의 번뇌론에 따르면, 10수면 즉 10근본번뇌를 3계와 5부로 분별하면 아래 128근본번뇌 표와 같은 128가지가 된다.
두 번뇌론의 가장 큰 차이는 유신견과 변집견에 대하여 설일체유부에서는 이 두 번뇌가 오로지 견혹 즉 분별기라고 보는 데 비해, 유식유가행파에서는 이 두 번뇌가 견혹 즉 분별기이면서 또한 수혹 즉 구생기이도 하다고 보는 데에 있다. 이 차이는 마음에 6식이 있다고 보는 설일체유부와 마음에 8식이 있다고 보는 유식유가행파 간의 심식론의 차이와 밀접히 관련된 사항이다.
그리고 또다른 차이로는 설일체유부에서는 견혹 모두가 견고소단 · 견집소단 · 견멸소단 · 견도소단의 4부 모두에 속한다고 보지는 않음에 비해, 유식유가행파에서는 견혹 모두가 4부 모두에 속한다고 본다는 것에 있다. 보다 자세히 그 차이를 살펴보면, 견혹으로서의 유신견과 견혹으로서의 변집견에 대하여, 설일체유부에서는 이 두 견혹이 견고소단의 1부에만 속한다고 보는데 비해 유식유가행파는 이 두 견혹이 4부 모두에 속한다고 본다. 그리고 계금취에 대하여, 설일체유부에서는 이 견혹이 견고소단 · 견도소단의 2부에만 속한다고 보는데 비해 유식유가행파는 이 견혹이 4부 모두에 속한다고 본다.
견소단·견혹· 분별기·미리혹 (88) |
견고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10)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28가지 |
견집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7)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6)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6) |
19가지 | |
견멸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7)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6)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의 (6) |
19가지 | |
견도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8)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7) |
탐 · 만 · 무명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7) |
22가지 | |
수소단·수혹·사혹· 구생기·미사혹 (10) |
수도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4) | 탐 · 만 · 무명 (3) | 탐 · 만 · 무명 (3) | 10가지 |
36가지 | 31가지 | 31가지 | 98가지 |
유식유가행파의 128근본번뇌[편집]128근본번뇌v • d • e • h 3계5부욕계색계무색계
견소단·견혹· 분별기·미리혹 (112) |
견고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10)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28가지 |
견집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10)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28가지 | |
견멸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10)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28가지 | |
견도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10)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 (9) |
28가지 | |
수소단·수혹·사혹· 구생기·미사혹 (16) |
수도소단 | 탐 · 진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6)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5) |
탐 · 만 ·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5) |
16가지 |
46가지 | 41가지 | 41가지 | 128가지 |
5주지번뇌
『승만경』에 나오는 견일처주지의 혹, 애번뇌의 혹도 ‘수행단계’와 관련된 분류의 일종이다.
번뇌장 · 소지장
번뇌의 ‘대상 및 그 원인등’을 기준으로 자신과 외부에 대해 자신의 실체가 있다는 집착[我執]을 갖음으로서 열반을 이룸을 방해하는 번뇌인가, 외부대상이 실체적 존재로 존재한다고 보는 집착[法執]으로 갖는 무명의 어리석음에 기초하여 깨달음을 방해하는 장애인가를 기준으로 번뇌장, 소지장의 구분을 행하기도 한다.
2혹: 통혹 · 별혹 = 3혹: 견사혹 · 진사혹 · 무명혹 = 2혹: 계내혹 · 계외혹
천태종에서는 ‘수행 주체’별로 삼승에 공통되는 통혹(通惑), 보살만이 끊은 별혹(別惑)을 세우고 통혹에는 견혹과 수혹을 망라한 견사혹(見思惑)을 들고, 별혹에 진사혹(塵沙惑)과 무명혹(無明惑)을 든다. 그리고 진사혹(塵沙惑)은 현상에 대한 차별적 모습에 대한 지혜[假觀]로 끊고, 무명혹(無明惑)은 공(空) 가(假)에 대한 중도 제일의제를 관하는 중관(中觀)을 통해 끊는다고 설한다.
또한 천태종에서는 ‘삼계’안에서 일으키는 번뇌[界內의 惑]와 삼계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번뇌[界外의 惑] 그리고 이 둘에 모두 통하는 번뇌[界內外의 惑]를 분류하고 진사혹과 무명혹 견수혹[見思惑]을 위 순서대로 각기 분류해 넣는다.
기타 분류
번뇌 전체를 분류하는 것에는 기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내착번뇌 · 외착번뇌[편집]
번뇌의 대상이 자신인가 아니면 외부의 유정 또는 사물인가를 기준으로 내착번뇌(內著煩惱), 외착번뇌(外著煩惱)를 세운다. 유신견 · 변집견과 이들과 상응하여 일어난 상응무명 · 사견 · 견취 · 계금취 · 탐 · 진 · 만 등은 자신 즉 6내처(六內處)에 대해 무지[不了]한 것이므로 내착번뇌에 속한다. 외부 대상 즉 6외처(六外處)에 대해 무지[不了]하여 일어난 탐 · 진 · 무명 등은 외착번뇌에 속한다.[288][289]
자상혹 · 공상혹
번뇌를 갖는 ‘대상’이 대상의 구체적인 자체의 모습[自相]인가 추상적인 공통된 모습[共相]인가를 기준으로 해서 자상의 혹, 공상의 혹으로 나누기도 하고
유루연혹 · 무루연혹
번뇌를 서로 늘리는 대상[有漏法;고제 집제에 드는 법]에 대한 번뇌인가[有漏緣의 惑] 그렇지 않은 무루법[멸제 도제에 드는 법]에 대한 번뇌[無漏緣의 惑]인가를 기준으로 나누기도 한다.
변행혹 · 비변행혹
번뇌가 소재하는 ‘영역’을 기준으로 하나의 세계(욕계등)에서의 5 수행지위[‘4제+수도’의 5부]에 모두 작용하는 번뇌인가를 기준으로 변행혹(遍行惑), 비변행의 혹으로 나눈다. 앞의 98사등이, 각 수행단계를 가지고 끊어낼 수 있는 번뇌인가를 기준으로 분류함에 대하여 이 분류는 각 수행단계에 어떤 형태의 번뇌가 작용하여 영향을 미치는가를 기준으로 나눈 분류이다. 따라서 사제법 가운데 고제(苦諦)의 이치(理)에 미혹된 오견(五見) 및 무명, 그리고 집제(集諦)의 이치에 미혹된 사견(邪見) 견취견(見取見) 의(疑) 무명(無明)을 변행혹으로 든다. 또 이 변행혹을 다시 구분하여 보다 넓게 하나의 세계에서만 영향을 주는 번뇌를 자계연(自界緣)의 혹이라 하고[身見, 邊見], 타계까지 영향을 주는 나머지 번뇌를 타계연(他界緣)의 혹이라고 한다.
3루
3계의 번뇌와 관련해서는 또 달리 3루(三漏)의 분류가 있다. 즉 번뇌를 유루(욕계에 계박된 무명을 제외한 번뇌), 무루(색계 무색계에서 무명을 제외한 번뇌), 무명루(삼계의 모든 무명)등으로 나누는 것이 그것이다.
발업혹 · 윤생혹
번뇌가 일으키는 ‘결과’를 기준으로 할 때는 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혹[發業의 惑]과 삼계윤회를 받게 하는 혹[潤生의 惑]으로 나눈다. 앞에서 분별기의 혹 특히 제 6의식에 상응하는 무명을 발업의 혹이라 한다.
이사 · 둔사
근본번뇌를 다시 그 번뇌가 갖는 ‘작용 및 성질’에 있어서 추리하고 살피는 작용을 갖고 그 작용이 날카로운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이사(利使), 둔사(鈍使)로 나누기도 한다.
특정한 번뇌들의 그룹
3결 · 오하분결 · 오상분결
《증일아함경》 제20권, 용수의 《대지도론》 제57권 등에 따르면, 고타마 붓다는 수행계위인 성문4과와 관련하여 다음 목록과 같이 특정한 번뇌들을 끊거나 조복하게 되면 각 계위를 증득하게 된다고 하였다.
- 유신견 · 계금취 · 의의 3결(三結)의 단멸시: 제1과인 예류과 즉 수다원을 증득함[290][291][292][293][294]
- 탐 · 진 · 무명의 3결(三結)의 조복시: 제2과인 일래과 즉 사다함을 증득함[295]
- 유신견 · 계금취 · 의 · 욕탐 · 진의 5하분결(五下分結)의 단멸시: 제3과인 불환과 즉 아나함을 증득함[296][297][298][299]
- 색탐 · 무색탐 · 도거 · 만 · 무명의 5상분결(五上分結)의 단멸시: 제4과인 아라한과 즉 아라한을 증득함[300][301][302][303][304][305]
이 중에서 제3과인 불환과를 증득했다는 것은 욕계의 속박을 완전히 벗어난 상태가 되어 색계 · 무색계에서 거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즉, 선정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준비상태가 완전히 갖추어졌다는 것으로, 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욕계를 떠나 색계의 선정에 들어갈 수 있는 수행력을 획득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다시는 욕계에 태어나지 않아도 되는 경지를 증득했다는 의미이다. 불환과의 경지는 대승불교의 수행계위인 52위에서 제48위인, 10지 중 제8지인 부동지(不動地)에 도달한 상태이다. 그리고 불환과의 경지는 유식유가행파의 뢰야3위(賴耶三位) 가운데 첫 번째인 아애집장현행위(我愛執藏現行位)를 다 마치고 두 번째인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로 들어선 경지이다.[306][307][308][309]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에 따르면, 제8지 이상의 보살 즉 불환과를 획득한 성자는 실법(實法)의 정자재소생색(定自在所生色)을 현현하는 선정력을 가지게 된다. 정자재소생색은 법처소섭색 가운데 하나인데 선정력에 의해 생겨난 색을 말한다.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에 따르면, 정자재소생색은 가법(假法) 즉 실체가 없는 물체인 경우도 있고 실법(實法) 즉 실체가 있는 물체인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보살 10지 가운데 제8지 이상의 보살에 의한 것으로, 이 경우에서는 선정력으로 지 · 수 · 화 · 풍의 4대종을 실제로 조합(組合: 여럿을 모아서 합하여 한 덩어리가 되게 함[310])하고 조작(操作: 일정한 방식에 따라 다루어 움직임[311])하여 물을 포도주로 바꾸고, 납을 금으로 바꾸는 등의 연금술적인 변형을 일으켜 실제의 객관적 물질이 나타나게 한다. 이렇게 나타난 물질은 실제의 객관적 물질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그 물질의 본질적 용도 그대로 사용된다. 말하자면, 실제의 포도주이기 때문에 잔치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실제의 금이기 때문에 실제로 화폐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실법(實法)이다. 이에 비해 제7지 이하의 보살과 범부의 선정력에 의해 생겨나는 물체는 아직 객관적 물체는 되지 못하고 자신의 주관적 영역에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실체성이 없는 가법(假法)이다.[312]
《증일아함경》 제20권 〈28. 성문품(聲聞品)에서 고타마 붓다는, 제1과인 수다원을 황람꽃과 같은 사문, 제2과인 사다함을 빈다리꽃과 같은 사문, 제3과인 아나함을 부드럽고 연약한 사문, 제4과인 아라한을 부드럽고도 연약한 가운데 더욱 부드럽고 연약한 사문이라고 하면서, 성문4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修陀修摩均 賓頭塵.翳.手
鹿頭.廣演義 後樂.柔軟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