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 거시물리학
기시감, 예지몽 … 동시성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도봉별곡
2022. 5. 22. 17:27
기시감, 예지몽 … 동시성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가끔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경험을 합니다. 처음 가본 장소인데 예전에 한번 와본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어제 꿈속에서 본 사람 같거나, 어느 날 꿈에 할아버지가 나타났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돌아가셨다든가…, 이런 이상한 일들을 경험한 적이 있을 거예요.
동시성 현상
철학자나 심리학자들은 보통 이런 주제를 잘 다루지 않는데, 유독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바로 칼 융(1875~ 1961)이에요. 융은 이런 현상을 ‘동시성 현상’이라고 했죠.
동시성 현상이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개의 사건, 예컨대 어떤 정신적인 사건과 어떤 물질적인 사건이 마치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동시에 벌어지는 현상을 말해요.
융이 어느 날 진료실에서 환자의 꿈 이야기를 듣고 있었어요. 환자가 꿈속에서 어떤 사람에게서 황금색 풍뎅이 모양의 장신구를 선물로 받았다고 했어요. 바로 그때, 진료실 창문으로 황금색 풍뎅이가 들어왔어요. 융은 그 풍뎅이를 잡아다가 환자에게 주었어요.
다른 예를 들어보죠. 17세기 스웨덴의 유명한 신비 사상가인 스웨덴보그는 당시 천국과 지옥을 마음으로 드나드는 능력과 천리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었어요. 1759년 7월 19일, 고센보그에서 열린 어느 만찬에 참석한 스웨덴보그는 4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큰 화재를 천리안으로 보고 화재 상황을 정확하게 묘사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동시성 현상의 의미
동시성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그냥 우연히 발생한 것일까요? 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가 모르는 어떤 작용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보았어요.
물질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인과관계를 가져요. 어떤 사건이 원인이 되어 다른 사건이 그 결과 사건으로 나타나요. 이때 원인이 되는 사건과 결과가 되는 사건 사이에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있어요. 내가 지금 여기서 사과를 던지면 ‘지금’, ‘여기로’ 떨어지지, 내일 미국에 떨어지지는 않잖아요?
융은 물질세계와 달리 정신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사이에는 이러한 시간적, 공간적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니까 지난 밤 환자의 꿈속에 나타난 황금색 풍뎅이가 다음날 진료실의 환자 앞에 나타날 수도 있고, 스웨덴보그가 4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난 화재를 볼 수도 있다는 거죠. 이때 융이 말하는 정신은 ‘무의식’을 말해요.
의식은 감각과 경험을 통해서 세계를 부분적으로 명료하게 인식하지만, 무의식은 세계를 명료하게는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인식한다는 거예요. 무의식은 의식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암호와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