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메모

시작법(詩作法)

도봉별곡 2022. 7. 22. 20:46

시작법(詩作法) / 고영민

1. 자기의 핵심역량을 찾아라!

누구나 가장 잘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찾으면 됩니다. 남을 따라하면 절대 최선을 다해도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가장 잘 하는, 잘 쓸 수 있는 200 것이 뭔지를 찾아야 합니다. 자기와 맞는 글쓰기를 찾으세요!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를 합니다. 산에서 경주를 하면 백이면 백, 토끼가 이깁니다. 거북이가 이기는 방법은 바다에서 경주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판단을 해야 합니다. 바다로 갈지 산으로 갈지 판단해야 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세요! 그걸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2. 차별화 해라!

<시창작 1>에서 자신의 핵심역량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토끼인지, 거북이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여, 내가 거북이라고 판단을 해서 바다로 갔습니다.

 

그런데 바다에 갔더니 나 말고도 날고 기는 거북이들이 수두룩한 것입니다.20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저 역시 바다에 갔더니, 나와 비슷한 함민복 거북이, 이정록 거북이, 손택수 거북이, 문태준 거북이들이 먼저 장악을 하고 있더군요.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차별화입니다.

이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고 글쓰기의 승부를 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차별화의 전략으로 위트, 해학, 쉽게 쓰기, 12남매의 가족사 등을 가지고 승부를 걸었습니다. 이것이 내가 그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여러분이 토끼라고 판단을 했다면 토끼가 있는 곳을 한번 가볼까요? 그곳엔 이미 황병승 토끼, 김행숙 토끼, 김민정 토끼, 강정 토끼 등이 이미 토끼마을을 장악했군요! 당신이 만약 조금 늦게 토끼 마을에 갔다면 어떻게 차별화 시킬 예정입니까?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어디를 가느냐? ~ 당신을 차별화하시기 바랍니다!!

3. 경험을 써라! 가장 절실한 것을 써라! 줄거리 (서사)를 만들어라!

(공광규 시인의 시 작법과 동일)에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하여 '드라마틱'을 만들어라!

좋은 시에는 분명 드라마틱이 있다. 드라마틱을 만들기 위해서는 3미를 창출해야 한다. 3미란 바로 흥미, 의미, 재미이다. 드라마틱은 경험이고, 진실함이고, 줄거리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흥미, 그리고 그 안에 의미를 집어넣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재미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흥미를 추구하면 소재주의에 빠진다. 너무 의미만을 추구하면 잠언에 빠진다. 너무 재미만을 추구하면 꽁트가 된다. 이 상태를 얼마나 적절하게 간을 맞출 수 있는가가 시인의 관건이다.

시를 잘 쓰는 사람은 대체로 간을 잘 맞춘다. 당신이 만약 음식 솜씨가 없고 간을 잘 못 맞춘다면 시쓰기를 일찍 포기하는 것이 좋다^^

우리 딸이 귓속말로 하는 말 엄마가 끓인 라면보다 아빠가 끓인 라면이 훨씬 맛있어요!" 결국 시도 간을 맞추는 것이다. 얼마나 면발을 꼬들꼬들하게 할 것인지! 냄비에 물을 얼마큼 넣을 것인지! 불의 세기를 얼마큼으로 조절할 것인지!!

 

 

퍼진 글을 내 놓는 것은 퍼진 라면을 독자에게 먹으라고 내놓는 라면가게 주인처럼 무책임한 것이다.(고영민 시작법의 일부임)

출처http://www.washingtonmunhak.com/xe/lecture/16139

문학강좌 - 시작(詩作法) / 고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