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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인왕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81회 산행)

인왕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81회 산행)

때 : 2024. 3. 24.(일) 11시

곳 : 전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코스 : 1시간 걷고 시 낭송 후 1시간 걸어내려와 뒤풀이

뒤풀이 : 미정. 소개 바람.

 

1.시가 있는 산행

 

새벽기도 - 어둑새벽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가 / 도봉 김정남

 

어둑새벽 앉은뱅이책상 앞에 앉으면 내가 왜 일찍 일어나는지 안다 시집 마감일이 머지않아 정리해야 할 시점인데 아직도 시를 쓰고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안다 시를 쓰는 짓과 상선약수上善若水 마음속 수평을 유지하는 짓과 그미를 위해 기도하는 짓은 다른 짓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같은 짓이다 내게 기도는 남의 일이었다 길 가다가 사철 푸른 여호와의 증인 ‘깨어라’ ‘파수대’ 앞을 지나치며 우연히 눈에 들어온 성경보급판 두 책을 집에 와서도 버리지 않고 마치 정해진 수순인 양 편안하게 책을 펼쳤다가 이내 들어온 글자는 3대 불가지론不可知論이었다 그때부터 신의 초월성 신비성을 부정하고 모든 것에 신의 속성이 들어있을 뿐이라는 스피노자의 범신론적 입장에 서서 비로소 무신론적 불가지론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일생의 화두를 정한 것이다 우주의 시작과 끝과 신과 영혼의 존재와 인과응보의 결말이다 내 생에 그 결과를 어찌 알겠는가만 이번에는 꼭 알아야겠다 착하디착한 벽안碧眼 그미는 암 중에서도 흔하지 않고 지독한 암과 싸우다 입 속 한 쪽을 들어내고 다리뼈를 이식해야 했다 10년 전 그미를 통해 붓다가 하고 싶었던 말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지혜, 곧 사성제四聖諦와 연기법의 인연에 대해 알게 됐었다

 

天道是耶非耶 하늘의 옳은 도는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없다

조국 교수와 정경심 교수는 옆집에 살고 정경심 교수가 옥중이라 혼자 쓰레기봉투를 함에 넣고 재활용쓰레기를 정리하는 조국 교수는 내 눈에 그리도 자주 눈에 띠는지 가까운 것이 등을 돌린다고 한다 그미도 그도 세상과 너무 가까우니까 모진 일을 겪는다 사람 나도 그런 일을 겪은 나의 고통은 시간이 흘렀고 가해자는 세상 사람이 아니다 풀어줄 사람이 세상에 없어야 한恨이라고 하겠다 그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조국 교수는 고통을 이기려 '니케의 눈물'을 냈고 정경심 교수는 슬픔은 혼자만의 슬픜인 양 '나 혼자 슬퍼하겠습니다'를 냈다 처절하다 딸 조민 양 또한 속풀이를 하는지 남긴 말 삼십 년을 살고서 ‘내 화는 내가 아니어도 남이 풀어주더라’ 며 책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를 펼쳤다 그미도 세상을 바라보고 웃는다 곱다 그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가슴에 담겨놓은 글을 꺼내놓는다

 

'천장강대임어사인야天將降大任於斯人也,필선고기심지必先苦其心志...... 하늘은 큰 일을 맡기고자 하는 사람에게반드시 먼저 그 사람의 마음과 의지를 고통스럽게 한다 이는 인내하는 성품으로 마음을 움직여서 그가 잘할 수 없었던 일에 보태어 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맹자》 〈고자告子 장구 하(下)〉 고사의 출처다

 

그들의 오늘에 들어맞는 말이기 바란다 어제 수영장 친구는 조국 교수가 내가 사는 아파트 뒤 큰 길에서 택시를 잡고 있더라며 신기해하면서 내게 그 말을 전해준다 그가 내 이웃인 것을 아는 탓이다 새벽에 시를 쓰는 일은 기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기도하는 것은 신/하늘/에게 말을 거는 짓이라 했다 그렇다고 내가 신의 존재를 믿는 짓은 죽어서도 아니다 내게 신이란 ‘세상 또는 자연의 이치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오늘도 꼭두새벽에 일어난다 깨끗하게 비어놓은 놋쇠그릇을 친다 소리가 맑다 벽안의 얼굴이 떠오른다 정경심∙조국 교수의 불 켜진 방을 보며 마음을 엿본다 기도의 끝에 힘을 준다 무도∙무능∙무지∙무책임한 놈들과 떨거지들의 얼굴이 설치는 세상이 빨리 지나가기를 그들의 끝을 빨리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마침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그의 활약과 비장함에 끝없는 박수를 보낸다 ‘3년은 너무 길다’ ‘느그 쫄았제?’

 

5시집에 수록하려고 지은 미완성 산문시다. 하여 아직도 진화(進化) 중이다. 산문시는 운율을 의식해서 마침표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불교 모임 禪唯林會 도반이면서 회장인 碧眼 김경숙 보살이 몹시 아프다. 그미를 통해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워 음덕을 많이 입은 결과 내 삶은 훨씬 더 윤택해졌다. 그 결과 오늘의 내가 있다. 그미의 쾌유를 위해 기도한다. 조국 대표가 옆집에 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재활용품과 음식물쓰레기, 쓰레기봉투를 처리하는 그를 자주 보았다. 부인 정경심 교수가 옥중에 있을 때 일이다. 그미는 거동이 몹시 불편해서 아직 치료 중이라 밖에서는 보지 못했다. 동네사람이라 자주 마주칠 째마다 말을 건넨다. 나는 5년 전 이사왔고 그는 작년에 언론에서 알게 됐고 실물은 작년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그를 처음 보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조국 교수님 맞죠, (니케의 눈물) 잘 보고 있습니다.” . 정경심 교수가 걷지 못할 만큼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방문한 최강욱 의원을 봤다. 조국 대표의 맹활약을 보면서 무도한 윤석열을 심판하기 위해 개헌 가능 200석을 넘기기를 기도한다. 원래 보수는 점잖은 욕심쟁이고 진보는 투쟁적 선비다. 이 정권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무도한 검사들이 만들어 부끄러움을 모르므로 치욕스럽게 끝내줘야 자신들이 얼마나 무도한지 알게 해야 한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80회 '도봉산'(始山祭) 산행기<2024. 03. 09(토)>김종화

2024년 3월 9일(토) 9시 30분, '시산회(詩山會)'의 산우들은 '재경광주고 총동문산악회' 동창들과 광륜사 뒤 운동장에서 '시산제(始山祭)'를 지냈다. '시산제'에는 총동문산악회에서 280여 명이 모였다.

 

'시산제'를 끝내고, 총동문산악회에서는 시루떡, 홍어와 선물(양말)을 제공하였다. 우리는 '문사동(問師洞)'계곡을 오르며 도봉계곡을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은 물이 풍부하여 흐르고 있음을 느꼈고, 조선시대에는 도봉서원이 있음을 알았다.

 

마당바위에 가기 전에 '작은 마당바위' 근처의 큰 바위에는 초서체로 '문사동(問師洞)'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계곡을 압도하는 멋진 글씨로 새겨져 있는 이 각자는 '스승을 모시는 곳' 또는 '스승에게 묻는 곳' 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마애각자가 새겨진 큰 바위 옆에서 간식을 먹고, 삼환 산우는 오늘의 동반시('3월' / 오세영)를 낭송하였다.

 

뒤풀이는 당초 '만남의 광장'옆 '옛골토성'에서 훈제 오리고기를 먹을까 했었는데,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서 손님들이 많아서 자리 잡기가 어려워져 민주주의자 故 김근태 선생의 동상 옆 '섬진강'식당으로 이동하여, '생오리'와 '민물고기탕'(섞어탕)으로 배를 채웠다. 봄이 오는 시기에 항상 건강관리 잘 하시길 빌면서...

 

◈ 산행일/집결장소 : 2024년 3월 9일(토) / '광륜사' 뒤 운동장 (9시 30분)

◈ 참석자 : 15명 <갑무, 정남, 종화, 진석, 형채, 재홍, 승렬, 원무, 윤상, 삼환, 용복, 일정, 광일, 황표 및 경식(뒤풀이 참석)>

◈ 산행코스 : 도봉산역-만남의장소-광륜사-재경광고총산악회(시산제)-금강암-천진사-구봉사-대덕교-삼거리교-문사동계곡-<원대복귀>-뒤풀이장소-도봉산역-집

◈ 동반시 : '3월' / 오세영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생오리'와 '민물고기탕'(섞어탕)에 소·맥주 / '섬진강' <도봉구 도봉1동 281-14 (02) 956-7386>

 

※ 동반시

'3월' / 오세영 (임삼환 산우 낭송)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술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김종화 올림>

 

3.오르는 산

인왕산은 서울의 산 중 남산 및 북악산과 더불어 도심에 가장 가까운 산이다. 자주 오른 산이다. 창의문에서 정상에 오르고 내려와 뒤풀이를 했다. 원점회귀(原點回歸). 이번에는 부암동길을 걷고 지금은 미술관이 된 대원군의 석파정을 들르면 좋다. 일요일은 쉰다. 특히 가을길이 좋다.

 

4.동반시

세종시 공무원으로 사는 큰딸이 올라왔다. 사위의 큰아버지가 TV를 보다 갑자기 쓰러져서 돌아가셨다. 뇌졸중인데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사흘 전에 올라와 장례를 치르고 바로 내려가서 아파트 단지에서 봄비를 흠뻑 머금고 핀은 벚꽃이 핀 밤 사진을 보내왔다. 지난 사흘 전에 이곳에도 적지만 봄비가 내렸다. 봄비는 우리와 벚꽃에게 올 한 해도 잘 준비하라는 메시지다.

 

봄비 / 고정희(박형채 추천)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2024. 3. 24.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