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과 비불설」논쟁-6 니까야 친설 논쟁, 학계 달구다
니까야 친설 논쟁, 학계 달구다 |
권오민 교수 “니까야도 불설일 뿐 친설 아니다” 마성 스님 “상좌부 전통 이해부족이 부른 오해” 본지 통해 양보없는 주장·반박 한달째 이어져 학계 “한국불교의 정체성 모색 계기될 것” 평가 기사등록일 [2009년 08월 31일 15:21 월요일] |
권오민 교수(왼쪽), 마성 스님(오른쪽). |
초기불교 경전이라는 아함이나 니까야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권오민 경상대 철학과 교수의 주장과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의 반론이 본지에 이어지면서 교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남방불교 경전인 니까야와 남방수행법인 위빠사나가 국내에 급격히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논쟁이 단순한 ‘경전관’을 넘어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두 학자의 주장과 반론을 게재하고 있는 법보신문 홈페이지(www.beopbo.com)에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다양한 댓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또 불교학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지지 및 견해차가 뚜렷이 나뉘고 있어, 두 사람의 논쟁이 향후 불교학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쟁의 시작은 권오민 교수가 「문학/사학/철학」(여름 제17호)에 발표한 「불설과 비불설」 논문이 본지에 소개되면서부터다. 권 교수는 논문에서 부파시대 때 오고갔던 다양한 불설/비불설 논쟁을 소개한 후 대승경전을 불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교사상사에 대한 무지와 폐쇄적 신념에 기초한 것일 뿐 교학적·역사적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대승경전이 불설이 아니라면 오늘 우리가 접하는 아함이나 니까야 또한 불설이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본지 1008호 1면) 이에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본지를 통해 즉각 반론을 펼쳤다. 대승경전은 후대의 대승불교도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해 불설로 가탁한 것으로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붓다의 친설이 담긴 니까야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 비록 대승경전에 서술된 내용이 초기 붓다의 가르침과 위배되지 않기 때문에 ‘붓다의 가르침’으로 인정되지만 대승경전이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붓다의 친설이 아님은 명명백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함이나 니까야도 변화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불설이 아니라는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게 스님의 비판이었다.(본지 1009호 19면) 권오민 교수는 다시 마성 스님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니까야는 상좌부에 의해, 잡아함과 중아함은 설일체유부에 의해 승인된 경전이듯 ‘아함’이나 ‘니까야’는 특정의 경명(經名)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상좌부 전통에서 정법을 유지하기 위해 결집했다’고 할 때 ‘정법’은 불교보편의 정법인가, 아니면 상좌부 전통에서의 정법인가를 되물은 뒤 설일체유부 등 상좌부 이외의 부파에서 결집한 불설을 법이 아닌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지극히 독선적이라고 꼬집었다.(본지 1010호 19면) 이러한 권 교수의 반박에 마성 스님이 다시 맞섰다. 니까야를 부정하는 것은 상좌부의 전통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으로 니까야는 상좌부에서 2500년간 계승해 온 경전이라는 것. 따라서 현존하는 니까야가 불설이 아니라고 단언적으로 선언한 학자는 아직 보지 못했다며 논자 스스로 논리의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반박했다.(본지 1011호 19면)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상좌부가 전승한 니까야만이 불설이고 정법이며, 정통불교라고 하는 것은 맹목의 폐쇄적 신념일 뿐으로 스님이야말로 새로운 (상좌부) 사대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다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본지 19면 참조) 이처럼 두 학자의 치열한 논쟁이 계속 이어지면서 불교학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니까야는 붓다가 말씀했던 경전들을 각 지역에서 수집해 결집한 것으로 누군가의 저술인 대승경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 “부파불교를 배제하고 니까야를 이해할 수는 없다. 상좌부만이 정통이라고 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임승택 경북대 교수), “니까야와 대승경전은 그 전승 과정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니까야가 대승경전보다 붓다의 친설에 가깝다는 것은 문헌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증명된 엄연한 사실이다.”(황순일 동국대 교수)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 취지를 파악하려면 초기불전을, 부처님 가르침대로 우리의 심성을 변화시키려면 대승경전이 훨씬 효과적이다. 초기불전과 대승경전은 대립적인 관계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김성철 동국대 교수) 이러한 논쟁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번 학술적인 논쟁이 침체된 불교학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탁 연세대 교수는 “두 분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학자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두 분의 논쟁은 우리 불교학이 딱딱한 논문 안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성큼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012호 [2009년 08월 31일 15:21] [출처] 법보신문「불설과 비불설」논쟁-6(관련 기사)|작성자 상락아정 |
'붓다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설과 비불설」논쟁-8 권오민 교수, “역사성 운운은 사실성 무시한 태도” (0) | 2021.05.30 |
---|---|
「불설과 비불설」논쟁-7 전재성 회장 “니까야는 창작 아닌 ‘리얼리티’ 자료” (0) | 2021.05.30 |
「불설과 비불설」논쟁-5 권오민 교수, “니카야만 불설 주장은 맹목일 뿐” (0) | 2021.05.30 |
「불설과 비불설」논쟁-4 마성 스님 “니까야 부정은 곧 불교사 몰이해” (0) | 2021.05.29 |
「불설과 비불설」논쟁-3 권오민 교수, “아함도 부파가 승인한 불설일 뿐” (0) | 2021.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