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고대 그리스 철학과 과학의 역사적 관계

고대 그리스 철학과 과학의 역사적 관계

 

우리는 세상만물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의 종류가 유한하다는 것을 압니다.

더 깊은 단순성을 찾으려는 우리의 노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물질의 구조에 대한 생각은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엠페도클레스Empedocles는 모든 물질이 흙, , 공기, 불이라는 네 가지 기본 원소element로 이루어진다고 처음으로 주장했습니다. 이런 단순한 개념과는 대조적으로, 그와 거의 같은 시기에 살던 다른 철학자 레우키포스 Leucippus와 그의 제자 데모크리토스Democritus는 모든 물질이 보이지 않는 작은 원자atom로 이루어진다고 했죠. 하지만 유망한 이 두 가지 개념은 서로 충돌했습니다. 데모크리토스는 물질이 궁극적으로는 기본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서도, 그런 원자의 종류는 무한히 다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세상만물이 단지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진다고 주장한 엠페도클레스는 이 원소들이 합쳐지거나 무한히 나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라톤Plato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둘 다 엠페도클레스의 주장을 지지하고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설은 부정했습니다. 그런 단순한 기계적 유물론으로는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과 형태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믿은 것이죠.

이 그리스 철학자들이 한 일은 오늘날의 기준에 비춰보면 진정한 과학은 아니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 (관찰자와 아르키메데스(실험자) 등 몇몇 주목할 만한 예외를 제외하고 나면, 이들의 이론은 그저 이상화된 철학적 관념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죠.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는 원자설‘4원소설이라는 이 고대의 이론이 둘 다 적어도 노선은 바르게 탔다는 것을 현대 과학의 도구를 이용해 알아냈습니다. 우리 몸을 비롯해서 태양, , 별 등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100가지 종류도 안 되는 원자로 구성된다는 것을 밝혔으니까요. 이런 것들은 모두 밀도가 높은 작은 원자핵과 그 주변을 구름처럼 둘러싼 전자로 이루어집니다. 이 원자핵 자체는 더 작은 구성요소인 양성자proton와 중성자neutron로 이루어지고, 양성자와 중성자는 그보다 더 근본적 구성요소인 쿼크로 이루어지죠.

따라서 물질이 굉장히 복잡해 보이고 화학원소로 만들 수 있는 물질도 측정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해 보인다고는 해도 사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추구했던 단순성은 충분히 단순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물리학에 따르면, 우리가 세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물질은 이들이 말한 네 가지 원소가 아니라 단 세 가지의 소립자로 이루어집니다. 업 쿼크up quark, 다운 쿼크downquark, 전자electron. 이게 전부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세부 사항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물리학이 할 일은 그저 세상의 구성물질을 분류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물리학 본연의 임무는 우리 눈에 보이는 자연현상을 올바르게 설명하고, 그 설명을 뒷받침할 근본원리와 메커니즘을 찾아내는 것이죠. 고대 그리스인들은 원자의 실체나 물질형태' 사이의 추상적 상관관계 등에 대해 열정적인 토론을 벌이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달의 상변화나 가끔씩 하늘에 나타나는 혜성 같은 현상은 고사하고 지진이나 번개 같은 현상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에 대한 토론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요.

고대 그리스 이후로 우리는 아주 먼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가 이해하고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다룰 물리학은 대부분 우리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이 책 전반에서 저는 그렇게 확신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아직 추측에 머무르는 영역은 무엇이며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어디인지도 설명하겠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설명들 중에는 시간이 흐르면 한물간 이야기가 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출판 바로 다음 날 중요한 발견이 이루어져 세상을 새롭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죠.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1. 이해에서 오는 경외감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톤헨지Stonehenge  (0) 2022.07.19
수메르  (0) 2022.06.14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서양과학의 역사  (0) 2022.05.01
암흑시대  (0) 2022.05.01
고인돌[ Dolmen ]한국민족문화대백과  (0) 202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