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一圓相)>
‘일원상(一圓相)’은 불교를 상징하는 표지의 하나이다. 일원상은 부처님의 마음자리를 표현함이다. 그러나 부처님의 마음이 둥글다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마음은 오직 청정원만(淸淨圓滿) 하심으로 그것을 원형으로 표시했다. 또한 일원상은 부처님의 마음인 동시에 근본 심체(心體)이다. 결국 차별도 대립도 없는 절대평등의 진여, 진리, 참 자아를 상징한다.
3조 승찬(僧璨) 대사가 지은 <신심명(信心銘)>에서는 “공같이 뚜렷해 모자랄 것도 없고, 남을 것도 없다(圓同太虛 無欠無餘)”고 한 말이 있다. 마음이라 진리라 혹은 도(道)라고 억지로 이름을 붙였으나 어떤 이름으로도 맞지 않고 무슨 방법으로도 그 참 모양을 바로 그려 낼 수 없다. 그것이 무한한 공간에 가득 차서 안과 밖이 없으며, 무궁한 시간에 사뭇 뻗쳐 고금(古今)과 시종(始終)도 없다. 또한 크다 작다 많다 적다 높다 낮다 시비를 할 수 없으며, 거짓이다 참이다, 망령되다 거룩하다고 하는 온갖 차별을 붙일 길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한 둥그러미로써 그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결국 차별도 대립도 없는 절대평등의 진여의 상. 지혜, 진리, 참 자아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일원상은 6조 혜능(慧能) 대사의 제자인 남양 혜충(南陽 慧忠, ?~775) 국사께서 항상 원을 그려 학인들에게 도를 깨닫는 방편으로 삼은 데에서 연유하고 있다. 그 후 선종에서는 1천 7백 화두 중 하나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일원(一圓)의 근본을 추구하는 화두로 통했다.
그리고 <선가귀감(線家龜鑑)>에 나오는 말, 혜능(慧能) 대사께서 제자들에게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해 난 것도 아니고 죽음도 없었다. 이름 지을 길이 없고 모양을 그릴 수도 없다. 이 ’한 물건‘이 무엇인고?’ 라고 묻는 내용이 나온다. 이에 제자 하택 신회((荷澤神會)는 ‘모든 부처의 근본이요, 신회의 성품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여기에 나오는 ‘한 물건’이 바로 일원상이다.
그리고 원불교(圓佛敎)의 최고 종지(宗旨)를 나타낸 교리의 궁극적인 표현이기도 한다. 따라서 원불교에선 신앙의 대상이며 수행의 표본이다. 이 일원이 우주만유의 본원이고, 제불제성(諸佛諸聖)의 심인(心印)이며, 일체중생의 본성자리로서 생멸 없는 도와 인과응보의 이치가 서로 바탕 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절대유일하고, 원만평등하며, 돌고 돌아 그침이 없는 순환불궁(循環不窮)한 속성을 지니고 그 자체의 진리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원의 진경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입정처(入定處)이다. 언어도단이란 말과 말의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말로써 이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입정처란 말로 이르지 못하고 생각으로 헤아리지 못하며 형상으로 그리지 못하고 동작으로 나투지 못할 진리의 지극한 자리를 말한다. 이 입정처 자리는 일체 분별이 끊어져 나도 없고, 너도 없고, 천지도 없는 원적무별(圓寂無別)한 진경을 말한다. 따라서 언어도단의 입정처는 진리의 본체와 본래 마음자리를 설명하는 말이다. 진리의 본체는 언어로써는 도저히 설명할 수도 없고, 본래 마음자리 역시 언어로써 설명할 수 없음을 나타낸 말이다. 즉, 언어도단의 입정처란 진리의 실상과 인간의 본래면목 자리를 언어로써 가히 나타낼 수 없는 경지임을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리 현묘한 언설로 표현하더라도 그것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일원상의 진리는 바로 모든 부처 모든 성인의 마음자리요, 우리 일체 중생의 본래 성품자리이며, 우주 전체의 본원자리로서 일념미생전(一念未生前)을 말한다.
그래서 일원은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이며, 일체중생의 본성 자리라고 하는 것이다. 현실의 모든 것이 그대로 본래의 일원상의 진리이니 있는 그대로 보는 마음공부를 하라는 것이며, 모든 사람들의 모습도 다 부처의 모습이니 처처불상(處處佛像)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부처님 모시듯 공경하라는 것이다. 이 지구의 모든 인류가 한 포태 속에서 살아가는 한 형제임을 알라는 말이고, 우주만유가 하나의 진리 즉 일원의 진리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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