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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공지사항

봉산과 앵봉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390회 산행)

봉산과 앵봉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390회 산행)

모이는 곳 : 6호선 증산역 3번 출구

일시 : 2020. 7. 26.() 1030. 중복의 날에

준비물 : 성인음료, 간식

 

1.시가 있는 산행

 

밀양 얼음골 / 이원규

모든 바람은
부채 안에 잠들어 있다는 말도
옛말, 이제 바람은 화력발전소로부터
온다 부르자마자 에어컨 바람이
온몸의 세포를 급습한다

하지만 중복날 오후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켜고도
뭔가 후터분하다면
밀양 얼음골에 가보라

한여름 바위 틈에서
지난해 늦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허준이 스승을 해부했다는 얼음골
파보면 서릿발을 간직하고 있다

올 가을엔 나도, 나의 몸도
용량 초과의 메모리들 지우고
갈잎 스치는 바람을 저장해보고 싶다

* 이원규 시집, [돌아보면 그가 있다]에서
- 창비시선 166, 1997. 9.25

2.산행기

詩山會389光敎山산행기<2020. 7. 4.()>/정일정

 

집결지 : 신분당선 광교역 1번 출구(10:30)

참석자(도착순) : 10<일정, 황표, 윤상, 기인, 세환, 종화, 경식, 양기, , 동준>

산행일 : 2020. 7. 4.()

동반시 : 귓가에 길들인 말 / 김화연 시인(기세환 산우 어부인)

산행코스 : 광교역형제봉그늘집 형제봉400m전문암골입구-문암골-뒤풀이 시골농원-광교저수지 옆길-경기대-2차호프집-광교역-귀가

 

뒤풀이(일정 추천)장소 : 시골농원한방오리백숙(영양찰밥), 돼지불고기와 맥주 및 마끌리/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로362-1(031-248-4497)

 

光敎山 산행날이다.

지난 223일 제379회 시산회 이후 넉 달 반만인가 보다.(본산에 대한 산행기는 종화가 379회 산행기에 자세히 소개하였기에 이번 회는 우리들의 山行記로 정리하려고 한다).

오늘은 미루었던 시산회 가입신고식도 하겠다고 총장에게 귀띰도 해두었었는데, 코로나19가 아직 맹위를 떨치고 있어 회장단이 당초의 호명산행을 광교산으로 변경해 선착순 이름을 올렸었고, 지난번보다 3명이 더 모여 10명의 고딩 친구들 만나는 즐거움이 더 커졌다.

아침부터 해프닝 광교역 가는 전철 같은 칸에 있는 황표, 윤상을 만나고 기다리는데 이전역인 광교중앙역에서 한이가 동준이 내리는 걸 보고 무심코 따라 내려버렸다고 전화가 오고 기다린 후 1057분이 되어서야 10명 모두 출발할 수 있었다. 종화도 30분 정각에 도착했었는디 그 이후 분은 모두 약간씩...

 

황표 총장께서 전철에서 내리자말자 내게 오늘 기자가 되라 하고 기다리는 동안세환이가 오늘의 동반시가 부인의 작품이라며 복사해와 모두에게 나누어주는 착한 일도 있었고, 경식이는 다시마제리를 네다섯 개씩 나누어줘 입맛도 돋구어주는 이쁜 일도, 산행 준비 위해 역시 황표 총장은 동반자 기다리는 시간 산행 준비운동까지, 감사합니다.

 

월요일부터 온다던 장맛비가 남부지방만 적시고 무더운 7월 초순 여름날이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산우들 모두 좋은 날이라며 즐거운 산행을 시작했다. 저녁에 종화 중딩 친구 경석의 자혼도 있고 7월 무더위를 생각해 형제봉까지 갔다가 문암골로 하산해 뒤풀이장소로 가기로 얘기를 나누었다.

 

2230분경 뒤풀이식당을 예약해두고 1시간30분정도 형제봉까지 가다가 형제봉에서 바로 식당으로 가면 시간이 이르다고 문암골 입구에서 그늘집(?)을 만들어 기인의 족발, 양기 파김치, 종화 총각김치, 일정 간장고추안주랑 떡 등과 마끌리, 25도 쐬주랑 곁들임서 동반시귓가에 길들인 말 / 김화연을 낭독하니 한이가 젤 먼저 박수로 낭독실력 인정해주니, 세환이가 부인의 작품라고 한 번 더 낭독하겠다고 하여 친구들은 좋은 시를 두 번이나 듣는 행운을 누렸다.

 

그늘집 마치기 전에 형제봉 정상은 간부(?)들만 가기로 하여 황표 기인 세환 종화 윤상 글고 나랑 6명만 오르는데 세환이가 문암골 입구에서부터 형제봉까지 계단수를 물어보겠다해 열심히 세고 올라가고 마지막은 줄 타고 바위를 올랐는데 세환이는 거기 계단까지 세는 것으로 기억해 489계단이라고 알려줘 처음 알았다.

 

13:30분경 문암골로 내려가기 시작해 한방오리백숙과 영양찰밥이 기다리는 시골농원에서 두시 반부터 끝까지 화기애매한 분위기로 즐거움을 뒤로 하고 뒤풀이를 종료하였다. 다만 한참 중간에 양기가오리백숙에서 금이빨이 나왔다하여 본인의 치아인지 확인하랬는대도 이상 없다 해 내가 집 근처 치과에서 확인하고 알려주마고 챙겨두고 시골농원을 나섰다. 4시경 종화는 나오자말자 달리기로 출발하고, 윤상이와 동준이는 버스로 이동해 경기대를 지나면서 경식에게 모처럼 치맥 어떻겠느냐 권해 광교역 인근 BBQ호프집에서 일정 황표 기인 세환 경식 양기 한이랑 실컷들 마시고 헤어졌다.

 

마지막해프닝 호프집에서 내 곁에서 닭고기를 먹던 양기가 오리백숙에서 나왔던 금이빨을 다시 보자 해 꺼내 보이니 모두들 양기것 아니냐 했는데도 여전히 본인 것이 아니라 하여 두어 번 더 확인하다가 월욜에 확인해보마고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다.(까지 기억함). 屠鴨(오리도축)을 하면서 내장을 모두 제거하는데 어디서 금이빨이 들어갈 수 있었을까 걱정도 잠시, 술 마시고 취해 모두 정리하고 경식이 친구가 계산해줘 고맙다는 인사와 헤어짐으로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12일 아침 양기 친구의 임플란트에 입힌 금니였던 것을. 근디 아무리 호주머니를 찾아도 없고, 경식이 친구 호프집 전화번호 받아 확인했는데 거기도 없고. 세환이가아무래도 양기 금이빨오리가 먹어버렸나 보네로 상황 종료될 뻔했었다.

그러나 산행기를 올리기 직전부터 시작한 양기의 걱정 땜에 경식이에게 영수증전화번호 묻고, 황표는 톡으로 휴지에 쌓아 넣으라 말했다고 하여, 에게 혹시 엊저녁 내가 금니 얘기 않더냐고 확인하고는 영통-미금-광교역으로 가는 중 가 전화해서는 내 서재 책상 의자 뒤편에서 황표가 얘기한 크리넥스에 쌓여 있어 집으로 돌아오라는 연락으로 광교중앙역에서 회군하면서 상황을 종료하였네요. 양기뿐만아니고 그중 황표가 젤 총기 있었고, 나는 언뜻 생각났었고 양기는 그 기억도 없었담서 認知能力 저하라는 본인 탓만 하던데 힘냅시다, 친구들.

202076정일정DREAM 올림

 

3.오르는 산

언제부터인가 중복의 날에 보신 메뉴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삼계탕과 보신탕이 주 메뉴였는데 요즘은 보신탕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다. 혐오식품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이후의 새로운 풍습이다. 오리와 뱀장어, 민물생선매운탕 등도 선호하는 식품이 되었다. 부디 잘 먹고 오시라. 그래야 한겨울 쉽게 넘긴다는 옛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

 

4.동반시

중복의 날에 오르는 산이니 정상까지 가면, 바람 부는 산이 되리니 끝까지 오르시라. 마침 항상 동반시를 부쳐주는 형채 산우가 수고로움을 더해 주시니 복 받으시라.

 

바람 부는 들녘에 와서 보면 / 한기팔

 

내 이제

지팡이 하나로 곧게 서서

먼 들판을 걸어가리라.

 

우리가 태어나고 죽고

슬퍼한 일이

바람 부는 들녘에 와서 보면

참으로 사소한 일...

산다는 것이 이리도 안타까운 것이냐.

 

땅끝에 길게

그림자처럼 서 있다가

이 세상 어두운 곳으로

떠나는 사람

 

나부끼는

나부끼는 그대 옷자락

 

2020725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