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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설득의 장 - 청계산에 오르면서

설득의 장

청계산에 오르면서

아직도 2021이 낯선 것인지 2020이 보내기가 아쉬운 것인지 잘못 써서 년도를 고치는 경우가 잦다. 아마 두어 달은 지나가야 없어질 일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시산회의 상황에 대하여 한마디 올린다. 어떤 산우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걱정하는 상태라고 한다. 최초발기인 3인 중 종렬이는 광주로 가버렸고 秋夢 임 수석과 도봉이 남았으니 약간의 사명감으로 잠시 통화를 했다.

 

경식 산우가 산행기에 잠시 언급하고 형채 산우가 의사결정의 과정에 대하여 의견을 올렸다. 맞는 말들이다. 도봉의 견해는 1000회를 달성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것이다. 도봉이 강의했고 간혹 언급하는 경우로서 붓다는 석가 족이 멸망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공자는 세상에 도를 펼치고자 했지만 13년간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고도 거룩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와 춘추라는 역사서를 남겼다. 맹자는 무능하고 백성을 보살필 줄 모르는 지도자는 갈아치워야 한다고 마치 2000년이 넘는 그 과거시대에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낸 촛불혁명을 예고하듯 가르쳤다. 장자는 아내의 죽음을 냉소적인 웃음으로 맞이했다. 노자는 가장 좋은 지도자는 있는 것조차 느끼지 못해야 하며, 겸양의 대명사인 上善若水를 가르치고 조용히 사라졌다. 소크라테스는 탈출할 수 있었으나, 권력자들도 탈출하여 없어져주기를 바랐지만 그들의 뜻대로 하지 않고 죽음의 향연을 맞이했다. 예수는 기존의 권력과 이념에 타협하지 않고 맞서다 영원의 성스러운 상징인 십자가를 남기고 장렬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이렇듯 성인들도 잘못을 저지르고 실수해서 손해를 본다. 공자는 60을 耳順이라 했으니 이 나이가 되면 타인의 설득에 따라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경식의 교훈적 해석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만든 작은 모임에 분노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통이 부족한 것은 분명 일방의 잘못만은 아니다. 산우들의 의견을 수렴한 현황이는 공의에 따르겠다는 것을 동의로 받아들인 것은 실수가 아닌지 돌아보고 잠시의 실수를 인정함으로써 조용히 복직하여 1년간 봉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네. 우리는 다시 봐야 하며 산우들이 동창회를 주도하니, 부디 늙어가면서 친구의 소중함은 금강석보다 단단하여 비교할 것이 없으므로 다시 보지 못할 껄끄러운 짓은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네. 지난 일을 회고하건대 종화가 초안을 주면서 회칙을 만들자고 했을 때, 도봉은 조그만 모임에서 서로 양보하고 마음을 맞추면 되는데 굳이 회칙을 만드는 일은 하지 말자고 반대했네. 곧 관습과 도덕, 우정의 힘으로 가자는 것이 내 의도였네. 모든 산우들이 알아야 할 것은 최고결정권은 회장이 갖는 것이며, 도봉이 산행을 주도할 때는 갈림길 같은 경우 회장의 결정에 맡겼다. 그런데 시간도 모르게 슬그머니 총장이 전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갔지만 당초의 관행대로 앞으로 모든 일은 회장과 상의하기 바라네. 혼자보다 둘이 더 자연스럽고 슬기롭지 아니한가. 비 온 뒤에 굳는 땅은 비가 거칠수록 더 아름답다네. 부디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海恕하시게. 자네의 떡은 항상 맛있어서 지금도 생각나네. 도봉은 명상센터에서 자애명상을 자주 하므로 욕심내고 분노하는 마음이 없어지니 얼굴이 편해지네. 얼굴이 편해지니 마음도 편해지네. 사람이 신에게 말을 걸면 기도요, 신이 사람에게 말을 걸면 정신병이고, 명상은 내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거라고 하네. 자주 해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