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신과 동급으로 되어가는 교주 종교"

''신과 동급으로 되어가는 교주 종교"

 

숨겨두고 묻어두고 쉬쉬하는 신의 이야기

"모든 종교는 구라다"

 

고등종교의 생성과 발전 과정

 

그렇다면 소위 고등종교라는 것의 생성과 발전과정의 흐름을 살펴보자.

처음 어떤 한 사람이 종교를 창시했다고 하자(물론 그 사람이 종교를 창시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그 가죽은 뒤 그의 진자 들이 세력을 규합해서 그의 정신을 잇는 모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처음엔 그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도 하나 둘씩 모여들게 되고 그 숫자가 늘어 감에 따라 그들의 교조는 이미 사람의 차원이 아닌 신의 영역으로 격상되기 시작했다.

이미 그를 경험한 제자들 중에서도 그를 신의 차원으로 격상한 사람들도 상당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과는 수준이 다른 어떤 존재,자신과는 격이 다른 어떤 존재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이 섬기는 주인이 자신과 같이 하찮은 존재라고 믿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격하시키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자신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그는 반드시 격상된 어떤 존재여야만 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를 거듭해 가면서 원 제자들의 체험담을 과장하고 신화화해서 글을 쓰고 전했던 것이다.

사람이 많아지니까 이런 일을 전담하고 지도해야 할 부류가 필요했는데,그들을 소위 성직자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종교를 전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지식과 교리가 필요했다.

이런 일을 전담해야 할 사람들을 양 성해 내는 학교도 필요했다. 교리들을 체계화하고 전적으로 연구에 전념 할 부류도 필요해졌다. 이러한 것들이 더욱더 필요했던 이유는 다른 종교의 침투와 이단의 발생이었다.

내부적으로 발생한 이단 세력을 척결하고 나아가 다른 종교와의 생존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선 어설픈 교리는 용납되지 않았다. 반드시 자신들의 위상과 정체성을 높여 주는 고급 교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야만 자신의 종교가 우월하다는 걸 입증할 뿐만 아니라 생존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때론 이런 신앙관과 교리를 위해서 죽음도 불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사람들을 ‘순교자’ 라고 칭했고,그들의 후손들마저도 영광의 자손으로 칭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자꾸 반복되면서 한 국가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를 잠식해 나가니 이젠 세계적인 종교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렇게 얻은 권력으로 왕을 세우거나 폐하기도 하고,나라를 세우는 근간으로 작용했다.

사람들은 이제 그 어느 누구도 그 것에 반기를 들지 못했다. 물론 깨어 있다고 하는 소수의 무리들이 반기를 들기는 했지만 그것은 사회 전체의 권위로 살짝만 눌러 줘도 기를 펴지 못했다.

처음에 종교만을 지배했던 그들은 이제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것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형성된 종교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이 되었다.

구약성서의 바벨탑은 무너졌지만,종교의 아성을 감히 누가 건드릴까. 물론 개혁,변혁,개선’ 이라는 수리작업은 있어야 했다.

그래야 변화된 모습으로 변하는 시대에도 적응하여 살아남을 테니까 말이다. 지금까지 말한 하나의 스토리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이에 대해 버트런드 러셀은

“어떤 사람의 말 속에 절대적인 진리가 담겨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 그의 말을 해석하는 전문가 집단이 생겨나고,이 전문가 어김없이 권력을 차지한다. 진리의 열쇠를 그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버트런드 러셀,사회평론 43〜44쪽)

라고 명쾌 하게 설명을 해준다. 이 말은 앞서 말한 에드워드 윌슨의 “종교도 성직자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라는 것과 상통한다 할 것이다.

이 장의 제목이 '모든 종교는 조작되었다’ 라고 하니까 반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芙작한다’ 는 것은 ‘어떤 일을 사실인 듯이 꾸 며 만드는 것’ 이다. 따라서 그렇게 반감을 가질 것도 아니다. 모든 종교

경전에 기록된 신화들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을 ‘근본주의자’ 또는 ‘문자주의자’라고 한다)이 아니라면 ‘조작되었다’는 말에 그리 신경 쓸 일도 아니지 않는가.

경전에 기록된 사건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졌던 액면 그대로의 사건이라고 보기보다는 그 사건에서 보여주는 메 시지와 신앙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예수의 육체가 실제로 구름을 타고 하늘로 승천했으며,육체 그대로 땅으로 재림해 온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드물다.

눈앞에 일어난 현상보다 마음과 정신으로 경험한 것이 더 확실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조작 이라는 것이 오히려 더 역동적일 수 있다.

적어도 거짓과 진실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아는 그들에게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종교가 조작되었다’ 는 것은 그 종교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고발하는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나름의 진실이 담겨져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생각이다.

그 종교에 속한 사람들의 정신적인 요구에 의해서 조작되고 각색되어진 것이 종교라고 본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