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 거시물리학
窮極의 無궁극의 무
도봉별곡
2022. 8. 21. 09:40
column
왜 이 세계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있는' 것일까?
이 특집에서는 '무'나 '존재'에 대해 주로 현대 물리학의 관점에서 고찰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존재하는 '물체'의 실체가 무엇이든 우리 앞에는 언제나 무엇인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이 세계는 왜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있는 것일까?
아직 답할 수 없는 궁극의 물음
'왜 무가 아니라 유일까? ㅡ이 궁극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예로부터 많은 철학자와 신학자들이 사색을 거듭해 왔다. 이 물음을 최초로 명확하게 정식화한 사람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1646~1716)라고 한다. 라이프니츠 자신이 이 물음에 대해 낸 회답을 한마디로 말하면 '신이 세계를 창조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단 이것은 신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신학적인 회답에 머무른다고 할 수 있다.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1646~1716)
독일 출생. 철학, 수학, 신학, 법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업적을 남겼다. 철학에서는 '모나드(monad)론'과 '예정 조화설'을 제창했다. 수학에서는 동시대에 살았던 아이작 뉴턴(1643~1727)과는 독립적으로 미적분법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로도 여러 신학자들이 이 물음에 도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이 물음에 인간이 답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우리는 언어를 사용해 사물을 생각한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 세계에 대해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을 생각할 수는 없다.
그리고 '무', 즉 세계가 존재하기 전의 상태에서는 언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에 대해 이야기하는(=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만 한다.”
단 이 말을 굳이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말할 수 있는 것'(유)과 '말할 수 없는 것'(무)의 경계는 미리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 탐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으면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뀐다.
존재의 본질은 '정보’이다
최신 물리학 이론에 따르면 이 세계는 보통 우리가 별다른 의식 없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존재‘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홀로그래피원리'라는 이론에서는 3차원으로 보이는 이 세계는 실은 환상이며, 2차원 평면으로부터 떠오른 입체상(홀로그램)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 이론은 어떤 물체가 블랙홀에 삼켜질 때 그 물체를 구성하는 원자의 위치나 속도 등의 '정보'는 어디로 갈까 하는 논의에서 태어났다(위의 그림). 또 전자의 존재확률은 전자의 '파동'의 높이로 나타내지만(18페이지), 이 파동의 높이도 하나의 정보라 할 수 있다. 현대 물리학에서 '정보'는 중요한 개념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존휠러(John Wheeler,1911~2008)는 소립자나 시공(시간과 공간)조차도 그 존재의 본질은 '정보'라고 생각했다. 휠러는 이 개념을 "It from bit"라는 말로 표현했다. '모든 존재는 정보로부터 생긴다'는 의미이다(bit는 정보의 최소단위).
이러한 과학 탐구를 통해 앞으로도 우리가 생각도 할 수 없는 그런 '무'나 '존재'의 본질이 밝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