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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불교

티베트불교의 밀교수행-1

티베트불교의 밀교수행-1

한국 불교도의 입장에서 볼 때 티베트불교는 한국불교와 친숙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질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티베트불교에는 한국불교의 전통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만다라와 관정, 호마 등의 여러 가지 의식이 있고, 티베트인의 탱화에는 화려함과 더불어 남존과 여존이 결합한 불이(不二)존의 생소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달라이라마 14세의 환생이나 한국을 방문한 활불(活佛)들은 티베트 종교제도의 독특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한국불교와 티베트불교 사이에서 느끼는 이질감은 대부분 티베트불교의 미술과 의례, 수행 체계의 중심에 있는 밀교에 기인한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밀교에서 느끼는 이질감은 한국불교에서 밀교의 전통이 조선조에 끊긴 데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고려조에는 한국불교에도 밀교가 성행하여 관정과 호마 등 많은 불교의식이 왕실과 평민들 사이에 이루어지고 신앙되었으며, 불교에 대한 탄압이 극심했던 조선조에도 자연의 재해나 왕실의 변고가 있을 때 치러졌던 불교의식은 대부분 밀교의식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 8~9세기에 시작된 인도의 후기시대 밀교가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등지에 전혀 전승되지 못한 것도 티베트불교의 생소함을 느끼게 하는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그것은 성적으로 개방적인 표현과 비밀스런 의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 후기밀교가 지닌 독특한 인도의 종교문화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티베트불교는 인도불교의 전통을 고스란히 계승하였기 때문에 인도에서 성행한 밀교의 교학과 수행 체계가 모두 티베트에 전해져 연구, 실천되었다.

여기에는 티베트의 지역적․문화적 전통에 맞추어 토착화된 밀교 형태가 있긴 하지만 티베트 불교도들은 인도불교의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려고 노력했다.

인도 밀교의 성립은 3~4세기경 시작되어 7세기경에 교리와 수행 체계면에서 정비됐다.

여기에 따른 밀교의 정신을 한마디로 말하면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교리와 실천적 측면에서 완성하려는 것이다.

때문에 밀교는 대승불교의 공(空)사상과 중관(中觀), 유식사상(唯識思想, 우주의 궁극적 실체는 오직 마음뿐으로 외계의 대상은 단지 마음이 나타난 결과라는 불교사상) 등의 철학적 관점을 계승하고, 실천적으로 유가행파(瑜伽行派 : 유가행파는 중관학파와 함께 인도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2대 학파로 유가행은 범어 요가차라(Yogcra)를 음역한 것으로 요가의 실천을 의미한다. 이 학파는 요가의 실천에 중점을 두면서 삼라만상이 오직 식(識)일 뿐이라는 유식무경(唯識無境)의 유식학이라는 독자적인 교의를 확립했기 때문에 유가행유식학파 혹은 유식학파(唯識學派)라고도 불린다)의 전식득지(轉識得智,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얻어 지혜로워 지는 것)의 수행이념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진언과 수인, 만다라법 등의 독특한 유가관을 발전시켰다.

티베트불교의 밀교 수행 체계를 이해하려면 교리적 측면에서 경전과 논서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실천적으로 티베트의 밀교사원에 대한 제반 연구와 더불어 실제 밀교 수행자들이 스승과 제자의 전승에서 느끼는 내면적 변화를 밀착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불교학 분야 가운데 인도의 후기밀교는 매우 난해한 것으로 아직 그 연구는 초입의 단계에 있고, 이와 더불어 티베트의 밀교 연구도 여전히 많은 연구과제를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결론적으로 티베트 밀교를 이해하는 것은 대부분 인도 밀교의 교리와 수행 체계를 연구하는 것에 그 기초가 있다.

티베트에 토착화된 밀교는 겔룩파를 중심을 한 까규, 사꺄, 닝마 등의 종파불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들 종파의 주장은 석가모니부처님에게서 시작된 불교의 전통적 가르침을 따르려는 한결같은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가급적 티베트 밀교의 전통적인 입장에 초점을 두려고 노력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인도 밀교를 이해하는 데 많은 부분이 할당될 수밖에 없었다.

[출처] 티베트불교 수행법(1)|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