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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설. 사성제. 중도. 삼법인. 오온

​천태의 삼종지관(三種止觀) (1)

대승불교의 지관수행법<1>

천태의 삼종지관(三種止觀) (1)

천태의 지관은 보통 삼종지관이라 한다. 삼종지관은 점차지관(漸次止觀).부정지관(不定止觀)․원돈지관(圓頓止觀)으로 구성되어 있다.

점차지관은 얕은 곳에서 점차 깊은 곳으로 가는 방법이고, 부정지관은 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는 등 일정치 않는 방법이다. 원돈지관은 단박에 깊은 세계를 표명하는 방법이다.

다시 말하면 점차지관은 처음에는 얕은 지관을 닦다가 뒤에는 깊은 지관을 닦는 점차적 수행법으로서 마침내 실상(實相) 본체를 관찰하는 지관법을 일컫는다.

부정지관은 앞뒤 차례가 없이 선후를 바꾸어 닦는 지관법으로 근기(根機)나 소질에 따라 얕은 수행을 먼저 닦고 깊은 지관을 뒤에 닦기도 하며, 혹은 반대로 깊은 지관을 먼저하고 얕은 선정을 뒤에 하기도 하는 등 차례가 정해 있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이에 비해 원돈지관은 초후불이(初後不二)의 지관수행으로서 처음부터 실상구극(實相究極)의 진리를 체득하는 지관법이다. 원돈의 원(圓)은 장(藏)․통(通)․별(別)․원(圓) 가운데 원교를 뜻하고, 돈(頓)은 돈극(頓極)․돈족(頓足)의 의미를 지닌다. 모든 법은 원래 원융한 진리이므로 일법 가운데 일체법을 원만하게 구족하고 있다. 따라서 일념의 개오(開悟, 지혜를 얻어 진리를 깨달음)에 의해 불교 궁극의 불과(佛果)를 단번에 원만하게 구족한다는 뜻으로 원돈이라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삼종지관 가운데 천태의 지관은 뭐니뭐니해도 원돈지관이 대표된다고 하겠다.

원돈지관을 설한 《마하지관(摩訶止觀)》의 강설은 천태대사 지의(智顗)의 최고 저작으로서 규모의 웅대함이나 사상의 원숙함으로 예로부터 선관(禪觀) 저작의 정화(精華)로 각별히 존중되어 왔을 뿐 아니라 원돈지관은 지의의 후반기 저작이므로 풍부한 수행 체험을 토대로 이뤄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속에서 점차지관과 부정지관을 다시 설명하고 있으므로 원돈지관인 《마하지관》을 통해 천태지관의 전체적 면모를 살펴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천태대사 지의(智顗, 538~597)의 최후 강설인 《마하지관》 10권은 수(隨)나라 개황(開皇) 14년 형주(荊州) 옥천사(玉泉寺)에서 강술되었다.

《마하지관》은 원돈지관을 체계화한 것이고, 이것에 의해 지의의 원교지관이 완성됐다.

《마하지관》은 《차제선문》과 더불어 지의의 전후기의 실천체계를 대표하는 2대 저작이다. 《차제선문》이 선(禪)으로 모든 실천법을 통괄하고 있다면 《마하지관》은 지관으로 모든 실천법을 통괄하고 있다.

점차․부정의 지관도 원교의 이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원돈지관과 같지만 지의가 원교의 실천관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마하지관》이다.

《마하지관》 10권은 5략(略) 10광(廣)으로 조직돼 있다. 5략은 ①발대심(發大心) ②수대행(修大行) ③감대과(感大果) ④열대망(裂大網) ⑤귀대처(歸大處)이고, 10광은 ①대의(大意) ②석명(釋名) ③체상(體相) ④섭법(攝法) ⑤편원(偏圓) ⑥방편(方便) ⑦정수(正修) ⑧과보(果報) ⑨기교(起敎) ⑩지귀(旨歸)이다.

《마하지관》이 5략과 10광으로 이뤄진 가운데 그 본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은 10광의 방편(方便)과 정수(正修)다. 이것은 각각 25방편과 10경10승으로 설명되고 있다. 특히 정수는 천태 원돈지관의 핵심으로 4종삼매와 10경10승이 설명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외형적인 분류는 4종삼매이며, 내면적인 분류는 10경10승이 된다.

천태의 원관(圓觀)은 25방편과 4종삼매 및 10경10승을 통해 그 관심체계로 삼은 것이다.

25방편은 사교(四敎)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서 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25방편은 바로 정수(正修)를 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반드시 이것을 갖추어야만 본격적인 수행에 들어갈 수 있다.

4종삼매는 모든 경론에 있는 수행체계를 4종의 삼매로 정리한 것이다. 또한 10경은 수행하는 과정에서 야기되는 대상을 그 경계로 하여 정리한 것으로서 불교의 경론에서 설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시 구체화된다.

그리고 10승관법은 경론에서 설명되는 수행내용을 10가지로 다시 정리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지의(智顗)의 독단이 아니라 경론을 근거로 하고 있다.

[출처] 천태의 삼종지관(三種止觀) (1)|작성자 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