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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해탈.열반

“깨달음은 중도(中道)의 자각…불이(不二) 마음이 불심(佛心)”

“깨달음은 중도(中道)의 자각…불이(不二) 마음이 불심(佛心)”

김종찬 기자

 

지상중계 / 성철스님 탄신100주년기념 7차 학술포럼

 

“중도는 화해가 아니라 극단이며 파격적이다. 사회가 잘못 나갈 때 반대로 제시해야 한다. 중도의 실천은 우리사회가 무엇에 병들어 있나 고심하는 것에 있다.” 성철스님 탄신100주년 기념 제7차 학술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는 포럼 최종 결론을 이렇게 제시했다.

 

“자살률 최고, 출산률 최저, 이혼율 최고, 성형수술 최고 비율로 인해 지구상에서 가장 불행 국가 사회에서의 중도란 그 모습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김 교수는 종합토론에 앞선 기조강연 ‘중도실천-거꾸로 가기’의 결론으로 템플스테이를 사회적 중도의 한 형태로도 진단했다.

 

발표자 김호귀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종합토론에서 “선사상에서 중도는 일방적일 수 없다”며 상대에 맞게 선문답 오간 사례를 다시 강조했다. 곧, 조주스님 법문 ‘개에게 불성이 있느냐’는 화두 질의에 대해 답변이 하루는 ‘유’에서 다음날엔 ‘무’로 바뀌는 것을 두고 “이 답변이 중도이다”면서 “무에는 유로, 유에는 무로 응대하는 것이 중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매 무념무상 등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잡념과 망념이 없는 상태’이며, “중도는 일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성철스님 탄신100주년기념 7차 학술포럼이 열린 지난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서재영 박사(오른쪽) 사회로 4주제 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은 조준호 교수.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조준호 외국어대 남아시아연구소 교수도 종합토론에서 “분별이란 용어에 오해가 많다”면서 “차이를 인정하는 분별은 반야의 지혜”라 정의하고 “개인적이거나 집단적 이익의 개입 이후에 차별을 유발시켰을 때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도실현을 위해서는 이 차이를 중시해야 하는 접근이 필요하고, 중도의 마음은 고락을 떠난 평상심 평등심 평정심으로 청정 상태가 구현되는 것”이라며 “성철스님의 선수행은 마음의 상태를 평정심 평등심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무왕 동국대 불교사회문화연구원 연구원은 종합토론에서 “예술적 작품에서 성철스님의 중도사상을 상징화하는 것이 모색돼야 한다”면서 중도의 사회화는 ‘파급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성철스님 말 자체가 대중들에 다가가는 힘이 과거처럼 현재 불교계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도사상을 초기불교로 완벽히 연결시킨 성철스님의 사상을 집중 분석한 이날의 학술포럼 발표에서 김호귀 교수는 ‘선종의 선문답과 중도’발표에서 ‘선문답’의 실체인 문답에 참여하는 사람을 깨침의 길로 인도하는 것’을 통해 중도와 선문답의 관계를 조명했다.

 

그는 동산스님의 ‘조도(鳥道)’이론에서 “선문답에는 반드시 작가(作家, 눈밝은 스승)가 포함돼 있다”면서, 동산스님의 ‘학인 접득’ 방식을 이론으로 원용했다. 즉 동산스님이 자신의 행위를 통해 불법수행의 존재방식을 구사한 것에 삼로(三路)가 수단이었다며 ‘길’ 이론을 통해 중도를 설명했다.

 

중도 체득자에게 동체대비 자비심 솟아

일방 거부 중시, 실천은 사회병폐 고심

 

이어 그는 ‘조도(鳥道)’의 존재를 등장시켜 새가 허공을 비상할 때의 길과 선문답을 같은 의미로 풀이했다. 의미상으로는 새가 허공을 날아가더라도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서 ‘선문답’을 ‘현로(玄路)’로 규정, ‘현현미묘한 길’이란 뜻으로 접근했고, 이는 ‘일체의 견해를 비워 공적한 곳을 왕래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

 

또한 김 교수는 “어중이떠중이들의 문답으로만 구성되면 한낱 수수께끼이고 언어유희”라며 “선문답은 반드시 문답 참여자가 깨침의 길로 이끌어가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문답이 언설로 표현되는 동시에 그 언설의 초월이 가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이론 구성이 선문답과 중도가 연결되는 고리라는 설명이다. 그는 “선문의 일상에서 선문답을 통해 중도가 평상심으로 발휘되는 것”이라며 이를 ‘불성의 이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중도가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접근한 김성철 교수는 앞선 기조발표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교수는 “불교의 본질은 거꾸로 살기”라며 중도의 근원에 대해 “중도체득자에게는 동체대비의 자비심이 샘 솟는다”고 말하고 이를 ‘NGO활동’까지 연결했다.

 

이어 발표는 ‘중도의 실천-거꾸로 살기’를 주제로 이론적 접근을 시도했다. “견성(見性)은 ‘중도의 자각’이며, ‘탈이분법(脫二分法)’이라서 ‘이분법에서 벗어난 불이(不二)의 마음’이며,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다.” 김 교수는 ‘삶과 죽음이 다르다’는 분별로 인해 ‘살아있다’는 착각과 죽음에 대한 번민이 나온다는 것이다.

 

성철스님의 ‘중도론’에 쏠린 관심들.

 

또한 선에서의 중도를 중심에 둔 김 교수는 선(禪)의 교학적 토대인 계정혜 삼론학에서의 개념을 근거로 제시했다. 즉 “쌍차와 같이 무(無 없다), 불(不 않다), 비(非 아니다) 등의 부정어를 수반하는 표현을 중도(中道)라고 부른다”며 “‘비유비무’와 같이 유와 무의 이변(二邊) 모두를 부정하는 쌍차의 표현도 중도지만, ‘비유’, ‘무생’, ‘부단’ 등과 같이 어느 한 쪽만 부정하는 표현도 중도”라며 “중도란 ‘부정’이고 ‘비판’이고 ‘반정립’”이란 정의에 초점을 뒀다.

 

이에 따라 불이의 중도를 자각하면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음을 ‘철견(徹見)’하기에 죽음에 대한 망상도 사라진다고 본 김 교수는 “‘나와 남이 다르다’는 구획이 불행 방관에 의한 이기심의 근원을 이루므로, 불이중도(不二中道) 체득 수행자에게는 자연스레 동체대비의 자비심이 샘 솟는다”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이분법 이탈’과 ‘불이중도의 불성 자각’ ‘사회적 차별에 적극 관여’를 넘어 ‘탈이분법을 향한 무한 변증법’으로서, 빈부와 종교간 이분법을 넘어 분단의 이분법까지를 ‘불이중도의 민족적 실천 과제’라고 밝히고, ‘롤 모델’로서 약자를 보살피고 불의에 항거하는 NGO의 천수(千手)가 인터넷의 천안(天眼)과 만나 ‘신자유주의의 밀림’을 지키는 시대의 희망으로 연결해, ‘이분법 타파’를 성철스님의 선(禪)에서의 ‘불이중도(不二中道)’로 연결하면서 동시에 이를 사회적 실천으로 강조했으며, “깨달음의 사회적 실천, 중도의 민족적 실천을 통해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삼독심과 반대로 사는 ‘거꾸로 사는 것’”이란 귀결점을 찾았다.

 

‘초기불교의 중도와 퇴옹성철의 중도’를 발표한 조준호 교수는 “성철스님의 <영원한 자유>가 초기불교에 대한 설명이 많고 <백일법문>이 중도 가르침을 잘 압축적했다”며 “세상의 이치는 모두 상대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대목을 인용했다.

 

이어 “성철스님은 현실의 모순과 투쟁에 의한 상대의 세계를 양변(兩邊) 세계로 보고, 불행과 투쟁을 피하려면 양변 곧, 상대에서 생기는 모순을 모두 버려야 한다는 이론에서 중도는 시비(是非)없는 극락세계”라고 중도론을 밝혔다.

 

양변 치우침 피하는 중도로 불행 극복

NGO는 ‘천수천안’의 시대적 실천행

 

이어 그는 “중도와 연기법은 우열에 바탕한 위계적 차별적 세계관의 근거였던 신과 계급제도(카스트제)를 부정하는 세계관”이라며 “불이(不二)중도는 차별로부터 벗어나기”란 관점으로 중도의 실천과제를 규정했다.

 

마지막 발표에서 ‘퇴옹성철의 법어에 나타난 중도의 표현’을 분석한 문무왕 연구원은 <백일법문>에 대해 “육조스님이 돌아가시며 남긴 내용을 들어 선사상의 근간도 중도임을 밝혔다”면서 성철스님이 언급한 ‘언제든지 누가 법문을 묻든지 간에 반드시 양변을 여윈 중도에 입각해서 법을 설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근본 불법이 아닐 뿐 아니라 육조의 자손이 아니다’는 대목을 통해 “조계선종(曹溪禪宗)도 중도를 떠나서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집착하지 말라는 그 양변은 이론적 사항이 아니라 수행의 면에서 지켜야 할 실천적 사항”이라며 “양변을 다 극복하라는 쌍차쌍조(雙遮雙照)가 양변을 넘어서는 것이 진정한 중도의 원리”라고 설명하고, “성철스님 중도론은 사회적 표출이 중요해 ‘중도교판(敎判)’을 뚫고 대중과의 교감은 깊게 해낸 대중적 코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곧 그 파급력이 ‘중도가 부처님’라는 중도사상의 사회화라는 것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은 학술포럼 개회사에서 “백일법문의 핵심은 근본불교로부터 부파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에 이르기까지 이어져온 불교가 ‘중도사상’을 떠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백일법문은 중관 유식 천태 화엄 등의 개별 교리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근본불교에서의 중도 설명을 통해 각 교가에서 중도를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밝혀낸 것”이라 말했다.

 

‘퇴옹성철의 중도론’을 주제로 열린 성철스님 탄신100주년 기념 제7차 학술포럼은 지난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재)백련불교문화재단과 불교신문사 공동주최로 열렸다.

[불교신문 2852호/ 9월29일자]

[출처]깨달음은 중도(中道)의 자각불이(不二) 마음이 불심(佛心)”|작성자임기영불교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