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붓다 이야기

화엄경(華嚴經)

화엄경(華嚴經)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가장 훌륭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간주되어온 방대한 분량의 대승불교 경전.

우리 나라 화엄종(華嚴宗)의 근본 경전이며, 한국불교의 소의경전(所依經典) 가운데 하나로 불교전문강원의 대교과(大敎科) 과정에서 학습되어 왔던 불교 최고의 경전.  정식 이름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418~420년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 Buddhabhadra:覺賢이라고도 불림)에 의해 한역된 60권본과 695~699년 실차난타(實叉難陀 Siksananda)에 의해 한역된 80권본, 그리고 티베트어 번역본이 완본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산스크리트 원본은 산실(散失)되어 전해지지 않고 있다. 80권본은 39품, 티베트본은 45품, 60권본은 34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아시아에서는 화엄종을 대성시킨 현수대사(賢首大師) 법장(法藏:643~712)이 60권본을 바탕으로 〈화엄경탐현기 華嚴經探玄記〉라는 해설서를 쓴 이래 60권본이 가장 널리 유포되어왔다. 이 경전은 원래 별도로 전해지던 여러 경들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이며, 4세기 중엽 중앙 아시아에서 그 완본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34품 가운데 십지품(十地品)과 입법계품(入法界品)이 가장 먼저 형성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 2가지 품은 산스크리트본도 전해지고 있다.

 

이 경전은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과 그로부터 화엄(華嚴)처럼 피어나는 과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내용은 석가모니의 성도(成道) 장면에서 시작되며, 온 세상을 구성하는 원자만큼 무수한 보살과 신적 존재들이 함께 그 성도를 찬탄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 다음에 인드라 신의 궁전에서 큰 모임이 이루어지고, 보살들이 석가모니를 대신해서 가르침을 베푼다. 비슷한 모임들이 지상과 천상의 7곳에서 8회(80권본에서는 9회)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그 모임들에는 항상 큰 영광의 상징들이 나타난다. 그 모임들에서 보살들은 모든 존재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현상은 다른 현상의 원인이 되어 상호의존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존재가 다 그대로 부처라고 가르친다. 〈화엄경〉의 마지막 품을 이루고 있는 입법계품은 선재동자(善財童子)라는 소년이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두루 만나면서 도를 추구하는 이야기로서, 〈화엄경〉의 가르침을 평이하고도 재미있게 펼쳐내고 있는 것으로 매우 널리 알려져 있다. 〈화엄경〉은 한역된 이래 동아시아 사상사에 심대한 공헌을 해왔으며, 중국에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6세기에 현수종(賢首宗)이라고도 불리는 화엄종이 흥기했고 선불교와 신유학의 발달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한국에서는 원효와 의상 이래로 〈화엄경〉이 중점적으로 연구되었고, 특히 한국 선불교 전통상 지눌의 선교합일(禪敎合一)에서도 결정적인 기여를 함으로써 한국 불교를 특징짓는 경전의 하나로 간주되어왔다. 일본에서도 화엄종은 크게 성행했는데, 동대사(東大寺)의 대불(大佛)은 그 영향으로 건립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