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잡변 佛氏雜辨
시대 | 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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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 | 문헌 |
분야 | 역사/조선시대사 |
요약 1398년(태조 7)에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정도전이 저술한 불교 비판서.
편찬/발간 경위
정도전(鄭道傳)은 『불씨잡변』의 저술을 마친 뒤, 권근(權近)에게 서문을 부탁하였다.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같은 해 8월에 왕자의 난으로 죽음을 당하여 『불씨잡변』은 간행되지 못하였다. 그 뒤 그 유고(遺稿)가 족손(族孫) 한혁(韓奕)의 집에서 발견되었다. 이에 한혁이 같은 해 급제자인 양양 부사(襄陽府使) 윤기견(尹起畎)에게 이를 보였는데, 그가 벽불(闢佛)의 명저임을 감탄해 간행하였다. 초간 때에는 단행본으로 나왔다가 1487년(성종 18)에 『삼봉집(三峰集)』이 증간되면서 『삼봉집』에 합편되었다.
내용
『불씨잡변』은 『삼봉집』 제9권에 수록된 정도전의 저술서로, 서문은 권근과 신숙주(申叔周)가 지었고, 발문은 정도전의 증손 정문형((鄭文炯)이 지었다.『불씨잡변』의 논설 조목은 도합 20편인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불씨윤회지변(佛氏輪廻之辨), ② 불씨인과지변(佛氏因果之辨), ③ 불씨심성지변(佛氏心性之辨), ④ 불씨작용시성지변(佛氏作用是性之辨), ⑤ 불씨심적지변(佛氏心跡之辨), ⑥ 불씨매어도기지변(佛氏昧於道器之辨), ⑦ 불씨훼기인륜지변(佛氏毁棄人倫之辨), ⑧ 불씨자비지변(佛氏慈悲之辨), ⑨ 불씨진가지변(佛氏眞假之辨), ⑩ 불씨지옥지변(佛氏地獄之辨). ⑪ 불씨화복지변(佛氏禍福之辨), ⑫ 불씨걸식지변(佛氏乞食之辨), ⑬ 불씨선교지변(佛氏禪敎之辨), ⑭ 유석동이지변(儒釋同異之辨), ⑮ 불씨입중국(佛氏入中國), ⑯ 사불득화(事佛得禍), ⑰ 사천도이담불과(舍天道而談佛果), ⑱ 사불지근연대우촉(事佛至謹年代尤促), ⑲ 벽이단지변(闢異端之辨)의 19편(雜辨 15편, 前代事實 4편) 등이 수록되었고 권미(卷尾)에 정도전 자신이 다시 부설을 첨가하였다.
이 가운데 잡변(15편)은 주로 불교의 인과설·윤회설·화복설 등 세속의 신앙과 결부된 불교의 교설을 비판한 것과 인간의 마음[心]과 본성(本性)에 대한 불교적 관점의 오류를 비판한 내용이다. 전대 사실(4편)은 불교 전래 이후, 중국 역대 왕조의 역사적 경험을 들어 불교가 국가에 유해한 종교임을 논술한 것이다.
불교 교설에 대한 비판에서 『불씨잡변』은 성리학의 두 중심 개념인 이(理)와 기(氣)의 개념이 많이 응용되었다. 즉, 인간과 만물의 존재가 있게 되는 보편적 원리의 핵심엔 이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고 그렇게 해서 존재하게 된 인간과 만물이 각기 차별적으로 존재하게 되는 근거의 중심에는 기의 개념이 자리잡음으로써 불교의 윤회설·인과설 등이 비판되고 있다. 이러한 이기관(理氣觀)에 입각한 존재에 관한 이론이 즉자적(卽自的)으로 도덕 규범에 관한 이론으로 전개되면서, 인간의 마음의 주재자로서의 이(理)가 상정되었다. 그리고 이 이가 곧 본성이라고 주장하여 인간의 마음과 본성[心性]에 관한 불교적 교설의 오류를 지적하였다.
요컨대 『불씨잡변』에 따르면, 불교의 교설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식을 그릇되게 하고, 이 때문에 사람의 정의(情意)를 사리 사욕에 골몰하게 하여 의리와 공의(公義)를 망각, 사회적 질서 또는 인륜의 질서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불씨잡변』을 통한 정도전의 불교에 대한 철학적 비판은 불교의 교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즉, 유교적 편견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자기 나름의 억측과 독단이 많다.
의의와 평가
그러나 성리학이 전래된 초기에 이미 이기론적 관점에 입각해 불교의 교의를 파악하고 유가적 관점(儒家的觀點)을 제시하고 있는 점은 조선조 유학 사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그의 불교관은 이후 조선조 유가들의 불교에 대한 일반적 태도를 결정짓는 것이기도 하였다. →삼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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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삼봉집(三峰集)』
- 『국역삼봉집』(민족문화추진회, 1978)
- 『정도전사상의 연구』(한영우, 서울대학교 한국문화연구소, 1973)
- 「정도전의 배불사상」(김해영, 『청계사학』1, 1984)
- 「정도전의 벽불사상과 그 논리적 성격」(금장태, 『동교민태식박사고희기념 유교학논총』, 1972)
- 「정도전의 벽불론비판」(이종익, 『불교학보』 8,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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