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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세상과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예수의 믿음 · 소망 · 사랑이 아니고, 공자의 인의예지仁義禮智, 붓다의 四無量心, 곧 자비희사慈悲喜捨, 소크라테스의 덕과 이성적 지혜가 아니었으며, 아니고, 아닐 것이다. 감히 말하건대 기독교 성직자들의 설교와, 유학자들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축약 가치인 수기치인修己治人 교육, 스님들의 팔만 사천 법문, 서양 철학의 이성 교육이 아닌 그들 속에 내재된 조화와 균형일 것이다. 역설적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증오와 이기심도 구원을 위한 변화의 한 복합적 부분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여기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다음 기회로 미룬다.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선택의 방법은 정치, 경제, 종교적, 사회적 등 여러 이유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결과가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 안타깝다. 알다시피 수많은 성자가 수없이 좋은 말을 역설하고 갔지만 세상이 쉽게 바뀌던가. 발상을 전환해보면 세상 인구의 반은 여자다. 현재까지는 남성 위주의 세상이었고 세상을 움직이는 권력은 남성의 전유물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세상은 아직도 어지러운 세상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관점에서 판단하여 새로운 시도를 하자. 거의 모든 점에서 남녀의 비율을 맞추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자와 남자가 서로 절반을 차지하듯 모든 권력의 절반을 여자가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권력기관인 법관과 검찰, 행정부 각료와 국회의원의 숫자를 여자와 남자와 동수로 나눠 갖는 나라와 그렇지 않는 나라의 행복지수, 국민소득, 범죄율 등을 비교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불행의 근본원인이 태생적 이기심에 있기 때문이다. 여자도 태생적 이기심이 있지만 거기에 이타적 모성 본능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햇빛을 많이 쪼이지 못하고 사는 여성들의 수명이 충분하게 햇빛을 쪼이고 사는 여성들에 비해 현저하게 짧다. 머리에 부르카는 더 말할 여지도 없고니캅, 히잡, 차도르 등 베일 비슷한 것 등을 두르고 사는 여자의 수명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현격하게 짧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지내는 나라의 종교는 한심하게도 동일하다. 하나의 신을 숭배하는 종교들의 공통점에서 나타나는데 우리 남자들은 그것을 알고도 모른 척하는 이기적 인간들이다.

 

이번 대선의 공약 중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며, 그 후보는 적폐청산을 부르짖고 있는데 처음에는 30%, 임기 말에 가서는 50%의 비율로 내각을 구성하겠다는 그의 말에 정답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이행 여부를 떠나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본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兩强 구도를 깨는 결정적인 원인은 몇 가지가 있으나 여성의 육아와 관련하여 안철수의 조그만 실수가 부른 엄청난 결과였다. 지난 411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주최한 사립유치원 원장 및 유아교육자 모임에서 안 후보가 대형 단설유치원 설립 자제를 언급하면서 꺾였다. ‘맘카페로 불리는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분노의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다. ‘사회정책이 후보의 지지율과 판세 변화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례적 변화의 주도자는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거나 보낼 준비를 하는 30대 여성들이다.

 

19대 대선은 엄마들의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산, 보육, 교육, 인권 및 일자리 이슈에서 당사자인 여성을 중심으로 놓을 것을 요구하며, 선거문화의 변화까지 이끌고 있다. 전업주부, 경력단절 여성, 엄마. 경기 고양시에서 5살 된 딸을 키우고 있는 김지영씨(39·가명)에게 모두 해당되는 말이다. 2012년 임신과 출산으로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일했다. 비교적 재취업에 유리한 경력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해서 나라에서 이런 것 저런 것 한다고 하는데 막상 구인공고가 뜬 것을 보면 좋은 일자리는 거의 없어요. 시간이 맞지 않거나 집과 직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다닐 수 없는 곳도 많구요.” 어렵게 조건에 맞는 곳을 찾아 합격했다. 연봉계약까지 했지만 다닐 수 없었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종일반 전환이 안 됐어요. 종일반에 추가 인원을 더 안 받겠다는데 어떡해요.”

 

엄마를 위한, 엄마에 의한, 엄마의 정치를 표방하는 엄마정치라는 모임도 생겼다. 엄마의 정치세력화를 표방하는 모임이다.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환경운동연합 권력감시팀장)이 제안해 만들어졌다. ‘엄마정치를 함께 운영하는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대표는 여성들이 자신의 문제에서 사회적인 실패를 발견하고, 참여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은 2008년 촛불집회를 시작해 축적된 참여의 경험이 누적돼 있다사회가 제대로 주목하고 가치평가하지 않았을 뿐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정희 시대 이후 여성에 대한 정책은 여성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가의 필요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졌다. ‘엄마로 호명돼 산아제한 시절 시키는 대로 아이를 낳지 않고, 고도성장기 현모양처 역할을 하고, IMF 이후에는 자기계발과 소비를 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성운동의 조류는 여성을 엄마라는 정체성과 분리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여성으로 경험하는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정책은 공백이 있었다저출산 정책의 실패로 분노하고 고통받던 여성들에게서 그 공백을 여성 스스로 메워보자는 목소리가 나타났고, 그 동안 쌓인 경험을 통해 올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있는 30대 기혼 여성들은 청년에도 해당되지 않았고, 지역 공약에 민감한 유권자도 아니었다. 저출산·일자리 정책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다르다. ‘내 가족 먹이는 일뿐만 아니라, ‘를 위한 시간과 기회, 인정을 원하고 있었다. 이 여성들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준비를 하며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