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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이야기

선학禪學


선학[ Seon Study, Chan Study]

 

목차

1. 개념 및 정의

2. 특징

3. 선종 이전의 중국 선학

1) 안반선(安般禪)

2) 염불선(念佛禪)

3) 오문선(五門禪)

4) 실상선(實相禪)

4. 선학의 형성과 발달

1) 보리달마의 선법

2) 능가종의 성립과 발전

3) 동산법문

4) 북종선

5) 조사선

5. 송대 선학의 전개

1) 문자선

2) 간화선

3) 묵조선

6. 주요 용어 및 관련 직업군

1) 주요 용어

2) 관련 직업군

 

1. 개념 및 정의

 

선학(禪學, seon study/chan study)은 선 수행의 본질과 수행 방법에 관련한 이론을 일컫는다. ()은 범어 dhyana의 번역어인 선나(禪那)’의 준말로서 불교의 실천 수행법이다. 그것은 계((()의 삼학(三學) 중 정의 일종으로 생각을 고요히 한다고 하여 정려(靜慮)”라 하기도 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수행한다고 하여 사유수(思惟修)”라고 번역한다.

 

불교에는 초기 불교부터 대승 불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 수행법이 있으며 여러 경전에 그 방법과 수행 근거가 나와 있다. 그 중에서도 선 수행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된 경전을 선경(禪經)이라고 부른다. 불교의 중국 전래 이후 많은 선경이 번역되었으며 이를 근거로 수행하는 승려들이 상당히 많이 존재했다.

 

보리달마(菩提達磨)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이후, 선정 수행에 전념하는 새로운 수행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경전보다 조사의 직접적인 가르침에 의지하여 수행하였는데 육조혜능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이론적 기초와 수행체계를 갖추게 된다. 그 후 청규의 제정과 사상적 정립, 독자적인 전승체계 등을 통해 점차 독자적인 종파를 형성하였다.

 

선종의 발전에 따라 조사들의 가르침을 기록한 어록과 전등록이 등장하고 각 분파들 사이에서 돈점 논쟁, 선교합일(禪敎合一), ··도 삼교 융합의 문제 등 다양한 논의들이 일어났다. 본격적인 의미에서 선학은 중국 선종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2. 특징

 

선 수행은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는 불성론을 토대로, 정신의 본성을 통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떤 교설에도 의지하지 않고 직접 언어도단의 경지를 추구하는데, 종파에 따라 본성을 깨닫는 서로 다른 수행체계가 있다. 또한 불립문자 교외별전을 주장하므로 깨달음을 인가하고 전승하는 데에도 교학 전통과 달리 이심전심으로 정법안장을 전수하는 사자상승의 독특한 방식과 전법의 계보가 존재한다.

 

3. 선종 이전의 중국 선학

 

중국 선학은 동한 후기 안세고(安世高)와 지루가참(支婁迦懺)이 경전을 역경한 데에서 시작된다. 오나라 강승회, 진의 석도안과 지도림도 선을 중시했으며 그 후 구마라즙(鳩摩羅什)과 불타발타라(각현)가 선경을 번역함으로써 더욱 성행하였다.

 

남조 불교는 이론적 이해를 중요시하고, 북조에서는 선법을 중시했는데, 남북조 시대 말기에 이르면 점차 서로 통합하는 추세가 나타난다. 위진남북조 시기의 대표적인 선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1) 안반선(安般禪)

 

안세고가 번역한 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에 소개된 방법으로, 안은 입식(), 반은 출식(), 안반(安般)은 곧 수식관을 말한다. 그것은 소승 불교의 선법의 일종으로, 호흡을 하는 동안 정신을 집중하여 선정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2) 염불선(念佛禪)

 

지루가참이 번역한 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수능엄삼매경(首楞嚴三昧經)에 제시된 수행법이다.

 

반주(般舟)’란 염불을 말한다. 정신을 통일하여 부처님의 3280종호를 생각하는 데 전념하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현전하게 된다고 한다.

 

수능엄(首楞嚴)’은 건강한 걸음을 의미하는데 수능엄 삼매는 부처가 되기 위한 역량을 증가시키고 목적에 쉽게 도달하게 하는 방법이다.

 

3) 오문선(五門禪)

 

구마라집(鳩摩羅什)이 제자 승예(僧睿)의 요청에 따라 여러 가지 선법을 종합하여 선비요법경(禪秘要法經)3권을 편역하여 오문선관, 오정심관(五停心觀)’을 널리 알렸다. 탐욕이 많은 사람은 부정관, 분노가 많은 사람은 자비관, 어리석은 자는 인연관, 마음이 산란한 자는 수식관을 수행하고 일반적인 사람은 염불을 수행한다.

 

4) 실상선(實相禪)

 

실상은 곧 공이므로 실상관은 공관을 말한다. 이 선법은 대승과 소승의 선법을 융합한 것으로, 구마라집이 전하는 선관은 공성과 동시에 제법의 작용을 보기를 요한다. 천태종의 탄생에 영향을 주었다.

 

4. 선학의 형성과 발달

 

1) 보리달마의 선법

 

선종의 초조로 받들어지는 보리달마는 梁 武帝 晉通 원년(520)에 중국으로 건너왔으나 북조의 위()로 가서 숭산 소림사에서 새로운 을 일으켰다.

 

그의 가르침으로 알려진 이입사행론(二入四行論)은 호흡을 가라앉히고 의식을 한 대상에 집중하는 종래의 수행 방법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이다.

 

이입(理入)’이란 모든 중생이 진실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믿고 몸과 마음을 통일하여 벽과 같이 하여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 순일무잡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입은 곧 안심(安心)’이며 벽관(壁觀)’이다.

 

행입(行入)’이란 네 가지 실천의 방법을 말한다. 첫째, 보원행(報寃行)은 원망하는 마음과 그에 따른 정신적 고뇌를 극복하는 것이다. 괴로움의 원인을 통달하면 괴로움을 당해도 근심하지 않는다. 둘째, 수연행(隨緣行)은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한 것이며 실체가 없다고 자각하고 그 인연에 순응하여 제법이 본래 공한 실상을 체득하는 것이다. 셋째, 무소구행(無所求行)은 무위법에 마음을 두고 몸은 자연의 운행에 맡겨 자족하여 원하는 바가 없는 것을 말한다. 넷째, 칭법행(稱法行)은 성정의 이치에 계합한 삶을 사는 실천행이다.

 

2) 능가종의 성립과 발전

 

능가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아 두타행을 행하며 수행하는 무리를 능가사라고 한다.

 

능가종의 종지는 무득정관(無得正觀)’으로, 반야사상(般若思想)을 기초로 하고 있다. 달마가 혜가에게 능가경을 주었다고 하여 능가사들은 이조 혜가의 후계자를 자처하였다.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에서는 구나발다라(求那跋陀羅)를 초조로 하여 2조 달마, 3조 혜가, 4조 승찬(僧璨), 5조 도신(道信), 6조 홍인(弘仁)에게로 이어지는 독자적인 법통설을 주장하고 있다.

 

능가종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승찬과 법충(法沖)이 있다. 승찬은 혜가에게서 받은 능가선을 도신에게 전하였으며, 법충은 삼론종 출신으로 능가종의 종지인 무득정관’, 곧 뛰어난 두타행 실천자이다. 그는 강남의 선종과 강북의 삼론종을 융합하여 능가종을 널리 확대시켰다.

 

3) 동산법문

 

동산법문의 개창자는 사조(四祖) 도신(道信)이다. 도신의 선사상은 입도방편법문(入道方便法門)’으로, 능가경제불심제일(諸佛心第一)’문수설반야경(文殊說般若經)일행삼매(一行三昧)’에 의거하고 있다.

 

도신은 모든 사람에게 불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입도(入道)’를 위한 수행으로 오문선요(五門禪要)’를 제시했다. 오문선요는 지심체(知心體), 지심용(知心用), 상각부정(常覺不停), 상관신공적(常觀身空寂), 수일불이(守一不移)를 말한다. 그 중 수일불이(守一不移)움직임과 고요함이 항상 머무르니, 학인이 불성을 명확히 보고 빨리 정문(定門)에 들어가게 하는수행으로 도신 선법의 핵심이다. 그것은 마음을 한 가지 경계에 집중하는 삼매가 아니라 청정한 본성을 보는 선법으로, 미혹한 망념의 근원까지 꿰뚫는 것이다.

 

도신의 선법을 이어받은 오조홍인의 동산법문은 문수설반야경(文殊說般若經)一行三昧를 근거로 하고 있다. 홍인은 도신의 수일불이를 계승하여 수본진심(守本眞心)’을 제시하였다. 최상승론, 수심요론에서 그는 불법의 요지를 알려면 수심이 제일이라고 주장하며 자성의 본래 청정한 불성을 확인하고 잘 지킬 것을 강조했다. 홍인의 수심(守心)’자성원만청정심을 근거로 한 것으로 열반법이 드러나는 수행법이다.

 

4) 북종선

 

오조 홍인의 문하에서 신수와 혜능이 배출되어 남북종 선법을 열었다. 남종과 북종이라는 개념은 신회(神會)가 육조현창운동을 벌이면서 남종의 우월성을 주장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북종선 수행자들은 스스로 북종이라고 일컬은 적이 없고 오히려 달마와 혜가를 잇는 남천축일승종(南天竺一乘宗)’으로 자부했다.

 

북종을 대표하는 신수의 관심법(觀心法)관심론, 수선사권선문, 대통화상칠예문에 표명되어 있다. 그것은 홍인의 수심보다 더 적극적인 실천법이다. 신수는 우리에게 오염된 마음과 청정한 마음이 있으며 만약 진여를 자각하여 오염된 마음이 사라지면 성인이 되고 악업을 따르면 범부가 된다고 보았다. 신수는 삼독심(三毒心)을 삼취정계(三聚淨戒)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수의 선법은 마음을 쉬고 마음을 모으는 좌선섭심(坐禪攝心)’으로서, ‘점법(漸法)’, 즉 점차 이해하고 점차 깨닫는 방법이다. 신회는 신수의 마음을 응집시켜서 선정에 들고, 마음의 움직임을 멈추어 청정함을 보며, 마음을 일으켜 밖을 비추고, 마음을 거두어 안으로 증득하려고 하는 것(凝心入定, 住心看淨, 起心外照, 攝心內證)”이 모두 해탈심이 아니고 법에 구속된 마음이기 때문에 올바른 좌선법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신수의 문하에는 많은 제자들이 배출되어 중당 시기에 북종선이 크게 성행했다. 그 중에는 보적, 경현, 의복, 혜복 등 뛰어난 제자가 있으며, 특히 보적은 신수의 뒤를 이어 7조로 추앙을 받았다.

 

5) 조사선

 

조사선이라는 용어는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실린 앙산혜적(仰山慧寂)과 향엄지한 사이의 문답에서 처음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혜능의 남종선(南宗禪)과 오가칠종을 모두 조사선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자교오종(藉敎悟宗)’의 여래선(如來禪),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조사선, ‘초불월조의 분등선(分燈禪)으로 나누고 있다. 여래선과 조사선의 구분은 비교적 후대에 발생한 것으로, 그 판단의 기준은 ()’()’에 있다.

 

(1) 혜능의 선사상

 

혜능은 홍인의 문하에서 금강경한 게송을 듣고 크게 깨닫고 홍인의 심법을 이어받아 육조가 되었다. 그는 중국 선종의 진정한 개조로, 반야사상과 불성사상을 융합한 그의 남종선은 자각의 주체인 불성과 반야의 지혜가 일상생활 속에서 동시에 전개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의 선법은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항상 직심을 행하는 일행삼매의 방법으로, “나의 법문은 종래 모두 무념을 세워서 종으로 삼고, 무상을 체로 하며, 무주를 근본으로 삼으며”, “일체가 걸림이 없어 밖으로 일체의 경계에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좌()로 하고 본성을 보아 산란하지 않는 것을 선()이라고 한다. 밖으로 상이 없는 것이 선이며, 안으로 어지럽지 않은 것이 정()이다.”라고 주장했다.

 

혜능은 사람의 근기에는 둔하고 날카로움의 차이가 있지만 법에는 돈과 점의 구분이 없다고 하여 직접 마음의 근원에 들어가면 견성성불(見性成佛)한다고 보았다. 혜능은 대승 불교의 복잡한 실천 구조를 단순화하여 망념이 일어나면 그것을 바로 깨달아 일념상응하면 돈오견성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선정(禪定)과 지혜(智慧)가 둘이 아니라고 하여 정혜불이(定慧不二)를 주장했으며, 스승과 문답하거나 경전의 말씀을 듣고 말끝에 크게 깨달아 불법의 대의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말끝에 깨닫는다’(言下便悟)는 견성체험의 형식은 혜능의 돈오(頓悟) 체험에서 발단이 되어 조사선의 일반적인 방식이 되었다.

 

단경(壇經)은 중국 선학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자료이며 그의 남종선법은 중당 이래 선종의 정통이 되었다.

 

(2) 하택신회의 선사상

 

혜능의 남종선, 즉 조사선의 흥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그의 제자인 하택신회이다. 신회는 일체중생에게는 불성이 있다는 불성론을 토대로 반야의 논리로서 돈오견성을 이끌어냈다.

 

신회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견성성불을 사상적으로 확립한 것이다. 신회는 불성을 무주(無住), 무념(無念), 무상(無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견성은 무념을 보는 작용이며 ()’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반야이므로 대상에 대한 ()’가 아니라 근본적인 지혜의 활동으로 이해했다.

 

신회는 정시비론(定是非論)을 통해 홍인의 동산선법의 진정한 계승자는 점수를 주장한 북종의 신수가 아니라 돈오를 주장한 혜능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자신을 제7조로 내세웠다. 그러나 송대 임제종은 신회를 지해종도(知解宗徒)’로 폄하하였다.

 

(3) 마조도일(馬祖道一)의 선법

 

마조도일은 홍주 개원사를 중심으로 선법을 펼쳤으므로 그를 따르는 무리를 홍주종이라고 부른다. 그의 문하에서 수많은 뛰어난 선승들이 배출되었으며 마조백장황벽임제로 이어지는 임제종 계보의 종조가 된다.

 

그의 선사상은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즉심시불(卽心是佛)’로 요약할 수 있다. 평상심은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마음이다. 그러나 단순한 평상시의 마음이 아니라 조작이 없고 시비나 취사가 없으며 범부나 성인이라는 마음이 없는 마음을 말한다.

 

마조는 이러한 평상심이 곧 부처라고 보았다. 따라서 도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고 다만 오염시키지 않으면 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본래 자성이 청정하고 불성이 구족되어 있으므로 다시 수행하여 완성시킬 필요가 없이 본래의 자성을 자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마조의 공로는 남종선의 원류를 달마의 심지법문(心地法門)과 연관 짓고 선종을 일상적인 삶의 종교로 전환시킨 것이다.

 

(4) 백장청규의 확립

 

선종이 독립된 교단으로서 성립된 것은 백장회해의 청규 제정 이후이다. 그는 선 수행자를 위한 청규를 제정하고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의 실천을 주장하여 종문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수행 환경을 조성하였다.

 

백장청규에 따라 선원에는 불전을 세우지 않고 법당을 짓는 등 수행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었으며 방장(方丈), 승당(僧堂) 등의 선원 조직이 마련되었다. 또한 좌선(坐禪), 입당(入堂), 재죽(齋粥), 보청(普請) 등 총림의 운영 규칙도 새롭게 정리되었다.

 

(5) 보림전의 성립

 

보림전(寶林傳)은 선종의 사자상승(師資相承)의 전법 계보를 10권으로 편집한 것으로, 무엇보다 마조계의 입장에서 신회의 13대설, 역대법보기(歷代法寶記)29대설, 단경의 28대설을 재편하여 서천 28조 동토 6조의 전등설을 완성시켰다.

 

선이 정법의 안목을 갖춘 스승과 제자가 이심전심으로 전한 교외별전이라는 주장을 공식화한 것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6) 오가칠종의 성립

 

선종의 전성기는 오가칠종이 일어난 8세기 후반에서 11세기 전반까지 약 300년간이다. 하택종은 혜능의 제자인 하택신회가 일가를 이루었으나 한 때 번성하다가 사라지고 혜능으로부터 청원행사(靑源行思)와 남악회양(南岳懷讓)의 두 계통이 크게 성행했다.

 

청원행사의 법맥은 다시 석두희천(石頭希遷)-약산유엄(藥山惟儼)-운암담성(雲岩曇晟)-동산양개(洞山良价)-조산본적(曹山本寂)과 운거도응(雲居道膺) 및 신라의 금장(金藏)으로 이어져 조동종의 선풍이 출현하였다. 또한 남악회양의 뒤를 이은 강서의 마조도일(馬祖道一) 문하의 홍주종이 크게 번성하였다.

 

당말 이후 임제, 위앙, 조동, 운문, 법안의 5종이 출현하였다. 임제종은 송대에 들어와 다시 황룡(黃龍)과 양기(楊岐)의 두 파로 나뉘게 되었는데, 이것을 오가칠종(五家七宗)이라고 한다.

 

5. 송대 선학의 전개

 

송 이후 문인 사대부의 환영을 받은 선종은 그 독특한 형식을 계속 발전시켰다. 사상 면에서 새로운 발전이 없지만 송대 선종은 전대와 다른 특징과 풍격을 지닌다.

 

1) 문자선

 

송대 선종은 초기 선종의 교외별전”, “불립문자에서 벗어나 내심의 체인’, ‘참구의 방법을 사용했으나, 점차 각종 공안”, “기봉선어”, “선기가 사용되었다. 선종은 불립문자에서 불리문자(不離文字)”로 변화하여 문자선이라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 결과 대량의 등록어록이 나타난다. 어록은 이미 당대에 편찬되었지만 송대에 더 많이 제작되었다. 등록은 송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행동이 아니라 을 기록한 기언체의 禪宗史傳이다. 경덕전등록(30, 道原 ), 천성광등록(30, 李遵勖), 건중청국속등록(30, 유백 집), 연등회요(30, 오명 집), 가태보등록(30, 정수 편)은 선종의 오등이라 불린다.

 

그 외에 평창(評唱)격절(擊節)과 같은 저술이 등장했다. 설두가 거듭 한 백칙의 공안에 평창을 더한 벽암록(10), 중현이 백칙의 공안에 격절을 더한 격절록(2)이 그것이다. 벽암록격절록은 선종사의 새로운 단계를 표시한다. 공안을 논하고 기봉을 말하는 전등록, 어록의 단계에서 공안과 기봉을 주석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그 결과 문화적인 소양이 있는 선사들은 모두 문자에서 선의를 추구하게 되었다. 고칙공안(古則公案)을 수집하고 사용하는 것은 수행을 위한 방편이지만 점차 형식화하여 조사의 공안을 시험 과목처럼 암송하거나 문답을 흉내 내는 등의 폐단이 발생했다. 원오극근의 제자 대혜종고(大慧宗暠)벽암록을 태우면서 나중에 근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오직 언어만 숭상하여 입만 놀려 이 때문에 그것을 불 질러 이 폐단을 구제하였다.”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2) 간화선

 

남북송의 교체기에 활동했던 대혜종고는 공안을 지적인 이해의 대상으로 삼는 태도를 비판하고 선문답의 공안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일구, 즉 화두를 가지고 참구하는 수행인 간화선을 주창하였다. 대혜는 화두를 절실한 자기 문제로 삼기 위해서는 화두에 대한 의심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보았다. 그는 여러 가지의 공안을 총괄하여 조주의 구자무불성화(狗子無佛性話)로 압축하고 고칙을 뚫어내는 방편으로 활용하였다.

 

대혜종고에 따르면, 화두 참구는 정과 혜를 동시에 개발함으로써 혼침과 도거를 제거할 뿐 아니라 어떤 이론적 추구나 탐색을 허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는 묵묵히 비추어보는 묵조선의 수행은 정좌만 있고 깨달음은 없다고 비판하면서 주체적인 의심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화두 참구의 간화선법을 선양하였다. 대혜의 간화선은 고려의 보조 지눌에게로 전해져 한국 간화선의 기초가 되었다.

 

3) 묵조선

 

송대 조동종의 굉지정각이 주장한 선법으로, 적묵정조, 정좌산심을 특징으로 한다. 굉지(宏智)는 현재 앉아 있는 모습 그대로 부처가 앉아 있고 부처가 깨우치며 부처가 작용을 하는 것이며, 이러한 현성공안(現成公案)의 체득이 곧 깨달음의 달성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진리가 이미 드러나 있기 때문에 묵묵히 비추어보기만 하면 될 뿐, 애써 수행과 깨달음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 굉지는 현성공안을 내세우면서 이를 체득하는 과정을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으로 보았으며, 묵이상조(黙而常照)하는 굉지의 체득 즉 자각(自覺)을 중요시하였다.

 

6. 주요 용어 및 관련 직업군

 

1) 주요 용어

 

공안(公案): 공안은 문자 그대로 공부(公府)의 안독(案牘), 즉 권위 있는 성문율(成文律)을 의미한다. 공안은 수행자가 스스로 마음의 본성을 깨달아 견성성불 하도록 하는 수단이다. 공안에는 고칙공안과 현성공안 두 가지가 있다. 고칙공안이란 옛날 선사의 일화, 스승과 제자 사이의 문답, 선사의 질문 등으로 유명한 공안으로 조주의 祖師西來意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등이 있다. 운문(雲門)광록(廣錄)에 처음으로 현성공안(現成公案)이라는 용어를 사용되었다. 현성공안이란 세상의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있는 그대로 공안이라는 것이다. 곧 실현된 진리 또는 깨달음의 현성(現成)을 말한다.

 

돈오: 돈오란 깨달음의 시간이 짧고 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전환적인 구조를 표시한다. 당대 대주혜해(大珠慧海)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에서 ()이란 것은 망념을 돈제(頓除)하는 것이고, ()란 것은 무소득을 깨닫는 것이라(頓者, 頓除妄念. 悟者, 悟無所得)”라고 하였다.

 

전등: 전등이란 자신의 종파가 선종의 정통임을 주장하기 위해 만든 계보이다. 선종의 유래와 그 역사적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리달마로부터 시작된 법맥을 계보화한 것이다.

 

선종의 각 종파는 육조혜능을 조사로 한 자파의 계보도를 만들었다. 북종선에서는 홍인에서 신수, 보적으로 이어지는 그들만의 계보를 가지고 있다. 남종선의 다른 유파들도 자신들의 계보를 정통이라고 주장한다. 선종이 석가모니불의 정수를 이어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석가모니불로부터 보리달마에 이르는 서천28를 내세우고, 다시 보리달마에서 육조혜능까지 동토6를 덧붙여 삽삼조사의 계보가 이루어졌다.

 

2) 관련 직업군

 

선 수행자

명상 지도자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불교학자

선학 연구가

종교 교육가

(선불교 관련)역사학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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鈴木大拙 , 조벽산 역(1991), 선불교입문, 홍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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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田聖山 , 추만호·안영길 역(1989), 선의 사상과 역사.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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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선학 [Seon Study, Chan Study] (학문명백과 : 인문학, 명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