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공원 트레킹(詩山會 제311회 산행)
산 : 서리풀공원
코스 : 고속터미날-서래공원-성모병원-누에다리-서리풀다리-청권사 쉼터-방배역
소요시간 : 10시 30분 ~ 16시
일시 : 2017. 6. 10.(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고속터미날역 5번 출구
준비물 : 안주, 간식, 과일, 막걸리
연락 : 한천옥(010-4324-6698)
카페 : cafe.daum.net/yc012175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1.시가 있는 산행
틀렸다
-나태주(1945~ )
돈 가지고 잘 살기는 틀렸다
명예나 권력, 미모 가지고도 이제는 틀렸다
세상에는 돈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명예나 권력, 미모가 다락같이 높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요는 시간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
그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써먹느냐가 열쇠다
그리고 선택이다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고르고 골라
하루나 한 시간, 순간순간을 살아보라
어느새 나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기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틀린 것은 처음부터 틀린 일이 아니었다
틀린 것이 옳은 것이었고 좋은 것이었다
이럴 수가! 시는 사무사(思無邪)라더니 이렇게 욕심이 없어서야! 돈, 명예, 미모 다 권력이니 그런 권력의 절대 기표 하나쯤은 있어야 허리 좀 펴고 살지 않겠나. 그러나 그것은 틀렸다. 세상에서 최고로 큰 욕심은 순간순간을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해서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겠다니! 그보다 더 큰 욕심은 없으니 틀린 것이 옳은 것이고 좋은 것이었다고 하신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2.산행기
시산회 제310회 대둔산 산행기
·산행일 / 집결장소 : 2017년 5월 28일 (일) 신사역 6번출구 관광버스(2411호)
·참석자 : 15명 〔갑무, 종화, 창수, 기인, 경식, 원무, 재웅, 삼환, 전작, 정한, 문형, 김영훈,
양기, 천옥, 조영훈 (뒤풀이 참석)〕
·산행코스 : 배티재 → 낙조대 부근→ 삼거리 → 마천대 (대둔산 정상) →삼성계단, 금강구 름다리 → 휴게소 → 케이블카 탑승 → 매표소 → 주차장 (약 5시간 30분)
·동반시 :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연
·뒤풀이 : 첨벙가(신사동 본점 02-543-8873) 아구찜, 소주, 맥주 (정한의 평생 단골집)
오늘은 시산회 원거리 산행일이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다. 어제 저녁부터 만반의 준비를 해둔 덕에 약속시간 안에 신사역에 도착하여 문영이를 만나고 관광버스를 찾아 버스 에 오르니 우리 시산회원들이 여럿 타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이라 반갑게 인사하고 지정석에 앉으니 한 총장이 직접 만든 주먹밥을 하나씩 물티슈와 함께 나누어 준다. 배고픈데 고맙기도 하고 센스가 있어 보였다. 그러더니 갑자기 오랜만에 나왔으니 오늘 기자를 하라고 한다. 주먹밥을 먹고 떠드는 사이에 버스는 정시 출발한다.
오늘 원거리 산행은 산수산악회의 행사에 우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산악대장 (일명 마추픽추)이 나와서 죽전 등에서 전회원 탑승이 끝나면 일정을 안내하겠다고 한다. 죽전에서 정한, 기인, 영훈이 탑승하고 나니 웬걸 삼성제약 홍보사원의 약 선전이 시작됐다. 과거 세일즈 생활을 한 적이 있는 산악 대장이 옛 생각이 나서 거절을 못했다고 양해를 구한다. 주요 내용은 혈관청소를 하여 질병을 막아주는 약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내용인데 샘플도 나누어 주고 주문서도 배포하면서 특별 판매 가격이 시중가의 1/2 이란다. 매번 원거리 산행 때 들은 이야기라서 별 흥미가 없다.
약 선전이 끝나고 산악대장의 일정 발표가 있었다. 버스에는 우리 회원 14명과 다른 산악회원이 약 15명 합쳐서 30명 정도 타고 있었다. 배티재에 도착하면 도착시간부터 5시간 30분간 시간을 줄 테니 등산하고 주차장까지 시간 안에 도착하라고 한다. 가이드나 코스 설명은 전혀 없이 도착시간만 강조하니 조금 이상하다. 그러나 그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배티재에 도착하여 신발끈도 조이고 점심꺼리도 준비하느라 모두들 바쁘다. 고갯머리에 있는 대형 아치간판에는 ‘호남의 금강, 완주 대둔산’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배티재 들머리에 들어서면서부터 보통일이 아니다. 첫머리부터 나무 계단이 시작되는데 끝이 없다. 모두들 불평이 터져 나온다. 숨을 헐떡이며 저기쯤엔 능선이 보이겠지 하고 올라서면 또 계단이 연결되어 있고 끝났나 싶으면 또다시 오른쪽으로 나무 계단이 끝이 없이 이어진다. 겨우 나무 계단을 벗어날 즈음에 이정표가 보이는데 배티재에서 겨우 570m 올라 왔고 낙조대 까지는 1,700m가 남았다.
능선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내리막이 편한 것 보다는 후환이 두렵기까지 할 정도였다. 약 2시간 넘게 땀을 흘린 끝에 정상 삼거리에 도착했는데 주변의 산죽들이 모두 꽃이 피었다. 대나무는 꽃이 피면 모두 말라 죽는데 무슨 이변이 있는 것일까? 멀리서 낙조대를 바라만 보고 우리는 마천대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첫 들머리처럼 힘들 지는 않으나 갈수록 점점 경사가 심해지는 것 같다. 배티재 출발 후 약 3시간 만에 마천대(대둔산 정상 약 878m)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등산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어 기념사진 찍기도 힘이 들었다. 정상에는 ‘개척탑(開拓塔)’이라는 글귀가 적힌 커다란 탑이 서 있는데 연유를 알 수가 없었다. 기념사진 촬영 후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오다가 갈림길에서 금강구름 다리 쪽으로 내려오다가 보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모두들 배가 고픈 모양이다. 좋은 자리는 모두 등산객이 진을 치고 있으니 자리 잡기도 어려웠다. 겨우 자리를 잡아 점심을 먹는데 홍어무침, 족발, 모시떡, 죽순나물, 김밥 등 푸짐하다. 막걸리와 더불어 한 총장의 진도 홍주를 곁들이니 분위기가 매우 좋다. 오늘의 산행시는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작)’인데 기자인 나더러 낭송하란다.
종전처럼 유인물이 아닌 핸드폰 메시지에 있는 시를 보고 낭송하니 그 맛이 괜찮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 도연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삣쭈삣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산악대장 말처럼 산이 워낙 험해서 막걸리는 적게 준비한 것 같다. 점심 먹고 나니 벌써 2시가 훨씬 지났다. 걸어서 하산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서둘러 삼성계단과 구름다리를 멀리서 보고 휴게소에 도착하니 케이블카 타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아차 싶었는데 다행히 케이블카가 대형이라서 금방 차례가 돌아왔고 무사히 하산했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정확히 3시 30분에 출발했다. 천안휴게소에 잠깐 들렸다가 서울에 금방 도착하여 신사역 부근 ‘첨벙가 (정한 단골)’에서 아구찜에 소주와 맥주로 심신을 달래고 다음번 산행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모처럼의 원행 즐거웠네~~~
임삼환 씀
3.오르는 산
이번 산행지는 서리풀공원길 트레킹이다. 처음 듣는 곳이지만 잘들 다녀오시라. 어렵지만 뒤풀이 장소까지는 갈 수 있으나 술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에서 쳐다만 보는 것은 조금은 고역스러운 일이다. 때맞춰 훌륭한 총장 만나 뒤풀이는 계절 따라 성찬을 준비해주고, 동반시도 골라주고, 오를 산도 준비해주니 몸이 불편한 내가 조언할 일이 없으나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겪었으니 조금은 알지만 참 아름다운 사람임을 잘 안다. 사진 촬영 갔다 사왔는지 참석자에게 예쁜 젓가락을 증정하니 뒤풀이라도 참석들 하시라.
*참석자에게 줄 선물
4.동반시
마침 6월은 현충일이 있는 호국의 달이다. 나라를 지키다 가신 님들의 운명은 비켜갈 수 없었겠지만 훗날 보훈처장을 장관급으로 승격시켜서라도 높은 뜻을 기려준다니 고마운 일이다. 어느 집안에나 그런 분은 꼭 있으니 하루쯤 회상하며 경건하게 지내보는 것도 좋겠다.
녹슨 철모
성지월
누구의 손길도
와 닿지 않는 곳에서
파괴된 채 홀로 남은
녹슨 철모 하나
전쟁의 처절한 삶 속에
피 비린내 나는
과거를 대변하는
구리 고드름.
포탄에 맞아
찢어진 철모 사이로
너의 원혼은
이름 모를 야생화로
다시 태어나
모진 생명력을 이어가고
그곳에 너의 영혼이
살아 생동하고
네 향기가 이 세상에 퍼져
세월 속에 존재하는 한
조국은 영원히 건재할 것이다
주인은 간데 없고
외로운 너만 홀로
어제의 전장을 사수하고
퇴색한 사공에
햇빛만 찬란하다
2017. 6. 10.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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