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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대둔산 구름다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10회 산행)

대둔산 구름다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10회 산행)

산 : 대둔산

코스 : 베티재-낙조대-정상삼거리-마천대-삼거리-삼선계단-금강구름다리-전망대-매표소-주차장

소요시간 : 약 5시간

일시 : 2017. 5. 28.(일) 7시

모이는 곳 : 3호선 신사역 6번 출구 나와 직진 150미터 세븐일레븐 편의점 부근

준비물 : 안주, 간식, 과일, 막걸리

연락 : 한천옥(010-4324-6698)

카페 : cafe.daum.net/yc012175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1.시가 있는 산행

 

원이 아버지께 올림
-이응태(1556~86)의 아내

자네 늘 날더러 이르되 '둘이 머리가 세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하여 나를 두고 자네 먼저 가시는고. 나하고 자식은 누가 거두어 어떻게 살라하고 다 던지고 자네 먼저 가시는고. 자네 나를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으며, 나는 자네 향해 마음을 어찌 가졌던고. 매양 자네더러 내 이르되 한데 누워서 '이보소 남도 우리 같이 서로 어여삐 여겨 사랑하리? 남도 우리 같은가' 하며 자네더러 일렀더니, 어찌 그런 일들을 생각지 아니하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고. 자네 여의고 아무래도 난 살 힘이 없어, 쉬 자네와 한데 가고자 하니 날 데려 가소. (…) 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자세히 와서 이르소. 내가 꿈에 이 글월 보신 말 자세히 듣고자 하여 이렇게 써서 관에 넣노니,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이르소.(…)

마음에 사무치는 바가 말과 글을 입으면 그것이 바로 시다. 시를 시늉한 겉모양이 아니라, 안의 사무침이 시인 것이다. 1586년 안동의 고성 이씨 선비가 31세로 세상을 떠나자, 태중인 아내가 한지에 적어 망자의 가슴에 얹어 묻은 한글 편지의 일부다. 머리칼을 섞어 결은 미투리 한 켤레와 함께 400년이 지나 출토되었으나, 그 통절함은 조금도 낡지 않았다. 입말을 뿌리로 한 우리 말글의 기품과 아름다움이 16세기에 이미 이와 같았다. '자네'란 호칭이 '∼하소'체 어미와 호응하며 부부간의 경어로 쓰였던 점도 흥미롭다. 한국어의 오늘은 어떠한가. 아름다운가.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제309회 영장산 산행기 / 한천옥

- 일시 : 5월 13일(토) 10시반 ~ 17시

- 코스 : 야탑역 --> 종지봉 --> 솔숲 쉼터 --> 영장산 정상 --> 분당 메모리얼파크 --> 야탑역 --> 새벽회어시장(뒷풀이)

- 참가 (15명) : 종화, 진오, 재홍, 윤환, 경식, 승렬, 윤상, 재웅, 작, 한, 문형, 광일, 양기, 천옥, 황표 (작이는 선약이 있어 뒤풀이에 참석 못하고 귀가~)

 

10시경 야탑역에 내리니 양기와 경식이가 화장실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모습이 눈에 띠었다. 같은 차를 타고 왔었나 보다.

 

밖으로 나가니 오늘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황표가 벌써 와 있다.

재웅이까지 시산회 열다섯 건각이 집결하여 영장산을 향해서 출발했다.

산에 오르기 직전 슈퍼에서 막걸리 다섯 병을 사서 나누어 들고 올라갔다.

 

 

영장산은 경기도 성남시의 남동부 분당구 율동 · 야탑동과 광주시 직동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고도:414m).

『신증동국여지승람』 「광주부」에 "영장산(靈長山)은 주 남쪽 20리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영장(靈長)은 영묘한 힘을 가진 것의 우두머리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광주부읍지』에 영장산에 기우단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서쪽 자락에 있는 매지봉(종지봉)을 함께 맹산 · 영장산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전한다.

일제강점기 때 구봉(駒峰)으로 변경되었다가 2000년 지역민의 '산이름 되찾기 운동'을 통해 영장산으로 확정 · 고시되었다.

서쪽에는 분당신도시가 위치하며, 산기슭에는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이 있다.

 

한 시간쯤 오르다보니 종지봉이 나타났다.

잠시 쉬어가야겠죠?

사과 한 조각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다시 출발하였다.

 

삼십여 분 오르니 솔숲쉼터가 나타났다.

원래 계획은 여기서 간식을 먹고, 원적정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거였다.

그러나 평소와는 달리 정상까지 올라가자는 의견이 많다.

깔딱고개이긴 하지만 정상까지의 거리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인 거 같다.

 

깔딱고개를 헉헉거리며 올라가니 태극기가 꽂혀 있는 돌탑이 보였다.

마치 정상이 마중을 나온 듯...

 

그리고 바로 정상이었다.

 

인증샷을 찍고 나서, 근처의 평지에 돗자리를 펴고 간식 타임에 돌입하였다.

오늘 처음으로 참석한 황표가 동반시 ‘담쟁이/도종환’을 차분한 목소리로 낭송하였다.

 

그리고 시산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건배를 하였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그리고 분당 메모리얼파크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는 듯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유명연예인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알려져, 무심하게 관찰하는 듯하였으나 귀에 익은 이름이 보이면 너나없이 큰소리로 호들갑을 떨었다.

 

탈렌트 고 박용하, 가객 고 김현식, 작곡가 고 이영훈 등의 묘지 앞에서는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모두 쏟아내려는 듯 갑자기 말들이 많아졌다.

 

그나마 비 예보가 있었고, 하늘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아서 발걸음을 서둘렀다.

운이 좋게도 버스종점에 이르렀을 때 비가 쏟아져 내려 버스를 타고 야탑역까지 내려 왔다.

 

그리고 부근의 ‘새벽회어시장’으로 들어가서 모둠회에 막걸리로 거나하게 뒤풀이를 하였다.

모두 모두 수고 했고, 너무나 즐거운 산행이었네~

 

대둔산에서 또 보세!!!

 

2017년 5월 천옥 씀

 

3.오르는 산

자세한 안내는 천리향 김종화 카페에 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이름 붙은 명산이다. 특히 구름다리와 두 개의 철사다리를 오르는 맛은 짜릿하다. 내 몫까지 안전하게 잘들 다녀 오시라.

 

4.동반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삣쭈삣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2017. 5. 26.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