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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대모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19회 산행)

대모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19회 산행)

산 : 대모산

코스 : 수서역에서 출발

소요시간 : 10시 30분 ~ 17시

일시 : 2017. 10. 7. (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3호선 수서역 6번 출구

준비물 : 안주, 간식, 과일, 막걸리

연락 : 한천옥(010-4324-6698)

카페 : cafe.daum.net/yc012175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1.시가 있는 산행

옥이
-이병초(1963~)

시아침

밥 퍼낸 무쇠솥 바닥을
초승달 같은 놋달챙이로 닥닥 긁어서
주먹밥처럼 뭉쳐온 깜밥
놀장놀장 눌은 빛깔에 불티 뒤섞인
그 차지고 고소한 단맛을
조금씩 떼어먹다가
목 당그래질이 뭔지도 모르고 떼어먹다가
배 아프다고 꾀를 쓰면
가시내는 자취집 장광에 깔린
흙기와 조각을 구워와 내 배에 올려놓고
깜밥 묻은 손끝을 떨었다

형들은 여자 친구를 깜밥이라고 불렀다 너 깜밥 있냐고 대놓고 놀렸다 감춰 먹을수록 더 고소하고 차진 맛을 왜 여자 친구에게 빗대는지 잘 몰랐다 가늘어진 목선을 더 늘이빼며 저녁햇살은 그냥 또 지나간다

 


전라도 방언인 ‘깜밥’은 솥바닥에 눌어붙은 딱딱한 누룽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걸 물을 부어 끓이면 ‘누룽지’다. ‘놋달챙이’는 솥바닥을 하도 긁어서 초승달처럼 끝이 닳은 놋숟가락을 이르는 말이다. ‘놀장놀장’은 또 얼마나 신기하고 예쁜가. 이 시인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전주 지역 방언은 마치 평북 방언을 즐겨 쓰던 백석의 그것을 닮았다. 흙기와 조각을 구워와 남자친구의 아픈 배 위에 올려주는 연애는 이제 없다. 아주 먼 옛날을 우리는 잃고 여기까지 왔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산행기

 

시산회 318회 아차산 산행기<2017. 9.24(일)>/ 최근호

▣ 월일/집결장소 : 2017. 9. 24(일) / 광나루역 1번 출구(10:30)

▣ 참석자 : 17명 (문형, 황표, 영훈, 승렬, 윤상, 한, 진오, 종화, 양기, 윤환, 작, 경식, 용복, 근호, 창수, 천옥, 재홍)

▣ 산행코스 : 광나루역-광장초등학교-아차산생태공원-아차산관리사무소-고구려정-해맞이광장-아차산정상-점심–광나루역

▣ 동반시 :“사랑하기 좋은날” / 공혜련

▣ 뒤풀이 : 완도 세꼬시 / 가자미세꼬시, 전어회, 소주 맥주

 

금번 산행은 아차산이다. 평소 이곳에 대해선 삼국시대 요충지로 관심이 많았고, 예전 가까운 곳에 근무하여 점심 후 동료들과 산보도 하곤 했던 곳이다.

특히 까마득한 과거 중대장 시절 매년 하절기 청평 강변에서 야영하며 부교훈련을 시키기 위해 부평에서 중대 전원을 차량으로 인솔하여 워커힐을 지나 아차산 아랫길 지나곤 했는데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화창하다. 그간 바쁜 일이 정리되어 후련하고 오랜만에 산행이라 마음이 설렌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끝내고 전철로 목적지를 향했다. 여러 산우가 모이는 곳이라 약소시간에 늦지 않으려 넉넉하게 여유를 갖고 출발했는데, 예정보다 훨씬 빠른 10시 5분전에 광나루역에 도착했다. 1번 출구로 올라가려했으나 여유가 있어 대합실 의자에 잠시 머물렀는데 잠시 후 산우 한이가 나타나고 함께 즐거운 담소를 나누다

출구로 올라오니 몇몇 산우가 눈에 뜨이고 조금 지나니 산행에 참석하기로 했던 산우들이 다 모였다.

 

1번 출구를 기점으로 광장초등학교를 지나니 아차산 안내도가 나오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아차산은 해발 287m의 야트막한 산으로 삼국시대, 백제의 도읍이 한강 유역에 있을 때 우뚝 솟은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일찍부터 이 아차산에 흙을 깎고 다시 돌과 흙으로 쌓아 올려 산성을 축조함으로써 고구려의 남하를 막으려 했으며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 남쪽에 있는 풍납동 토성과 함께 중요한 군사적 요지로서 백제의 운명을 좌우하던 곳이기도 하다.

 

475년 백제의 개로왕이 백제의 수도 한성을 포위한 3만여 명의 고구려군과 싸우다가 전세가 불리하자 아들 문주를 남쪽으로 피신시킨 뒤 자신은 이 산성 밑에서 고구려군에게 포로가 되어 살해되었다. 이로써 백제는 한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게 되었다.

 

한성백제의 멸망을 전후하여 아차산성의 주도권은 고구려로 넘어간 듯하나, 신라 진흥왕이 고구려를 한강 유역에서 밀어내고 산성을 차지했고 그 뒤 이곳을 중심으로 고구려와 격렬한 충돌이 계속되었는데, 신라 진평왕이 친히 군사 1만을 이끌고 침입한 고구려군을 물리친 곳이기 하다.

 

한강 유역은 고구려·백제·신라가 사활을 걸고 주도권을 다투던 요지였고, 아차산성은 바로 그 요지의 눈과 같은 요새였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고 무수한 사람이 피땀을 흘리고 목숨을 버렸을 이 산성은 그날의 숱한 사연들에 담겼던 분노와 열망과 비탄과 함성 따위를 모두 간직한 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굽어보고 있다.

 

이런 격전지를 어렴풋이나마 상기하며 아차산 입구를 지나 아차산생태공원에 이르렀다. 생태공원 입구에는 약수터가 있었는데 약수물이 펑펑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모 산우 왈, 산이 앝아 약수물이 저렇게 나올 리 없고 상수도를 끌어들인 게 아닌가 얘기하니 모 산우 왈, 몸집이 적은 여성도 물만 잘 나온다하여 한바탕 박장대.소

 

산행은 크게 힘들지 않았으나 고구려정을 지나고부터는 곳곳에 바위들이 많고 토사 부분은 먼지가 날려 조금은 나이 들어 조심해야 할 곳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정상에는 점심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 조금 하산하여 인적이 드문 길목에 자리를 잡고 준비 해온 음식물과 막걸리로 건배하고 필자가 동반시를 낭독했다

 

“사랑하기 좋은 날“ / 공혜련

 

살다 보면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의미하여 공허함을 느낄 때

어쩐지 쓸쓸한 날

향긋환 커피향 풍기며

햇살 같은 미소로 웃어줄 때

슬프지 않아도 눈물이 날 때

축 쳐진 어깨 지그시

감싸 안으며 위로가 되는 한마디

힘내....

이런 날

사랑하기 좋은 날

 

하산 후 뒤풀이는 광나루역 주변에 예정된 뒤풀이 장소가 있었으나, 길동역 주변 세코시집이 좋다는 대다수 산우들의 의견에 완도 세꼬시으로 결정하고 주인 아줌마의 진한 농담, 푸짐한 밑반찬과 함께 가자미세꼬시, 전어회, 소주, 맥주 등 마음껏 먹고 흥겨운 시간을 가졌으며, 이번 산행에는 많은 산우들의 참석하여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최근호 올림

 

3.오르는 산

자주 오른 산이라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아직 몸이 성치 않아 산행에 참석하지 못해 산우들 그리는 마음 그지 없다. 부디 건강하고 안전하게 산행하기 바란다. 다행히 천지신명이 돌보아 318회까지 큰 사고 없이 이어온 것은 우리 산우들의 좋은 기운 때문이기도 하다.

 

4.동반시

추석에는 / 김춘경

 

옹기종기 모여앉아

소망을 기원하는 가슴들이

송편을 만든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사연들

둥글둥글 뭉치면

손바닥을 구름던 근심 걱정

덩달아 깨알처럼 뭉쳐지고

꼭꼭 누른 귀퉁이는

입가에 밝은 미소를 짓는다

 

보름달 뜨는 추석에는

달처럼 둥그런 손긑마다

행복을 빚어낸다

 

2017. 10. 6. 산을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